내일부터 제5차 6자회담 3단계회의가 베이징에서 개최됩니다.

지난해 12월 크리스마스 직전까지 가면서도 변변한 합의 하나 도출하지 못하고 휴회했던 2단계회의와는 달리 베를린회동(1.16-18)이라는 북미 양자회담을 거쳐 속개되는 만큼 결과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상황입니다.

지난번 회담에서 쟁점은 6자회담에서 9.19공동성명 이행 논의에 들어가기 위한 전제조건, 즉 BDA(방코델타아시아)문제였으나, 베를린 회동과 2차 BDA 실무협의에서 이 문제가 가닥을 잡은 지금은 9.19 공동성명의 초기단계 이행조치와 그 상응조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구도를 단순화하면 제네바 기본합의의 첫 단계인 ‘동결과 보상’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미국은 제네바 합의에서 더 나아가길 원하고 북은 제네바 합의가 깨진 지점에 대한 재확인을 통해 안전장치를 확보하고자 합니다.

즉, 미국은 폐기로 나아가는 ‘되돌이킬 수 없는 동결(폐쇄)’을 원하는 반면, 북한은 이를 지렛대로 하여 경수로 제공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점을 명시한 중유 제공을 요구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은 ‘CVID'를 살리겠다는 것이고, 북한은 제네바 합의를 살리겠다는 뜻으로도 읽힙니다.

별도의 개막식 없이 바로 실질 협의에 들어가는 이번 회담은 지루할 만큼의 양자협의와 다자간 실무조율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 실무협의에서 쟁점 중 하나는 5개국의 대북 중유지원 분담분입니다. 정부 당국자들의 설명이나 언론보도를 종합하건대 이 부분에 대해 5개국간 충분한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베이징으로 떠나기에 앞서 6일 저녁 배경설명에서 정부 당국자는 초기단계 이행조치와 그 상응조치 논의에서 ‘어떤 귀신’이 숨어 있을지 모른다며 지나친 낙관무드를 경계하는 태도를 견지했습니다.

각국이 성의있게 협상에 임하여 성과있는 회담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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