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김양희 기자가 평양 방문에 이어 지난달 25일 <민화련> 주최 ‘청소년 평화통일 숲가꾸기 행사’에 참석해 개성을 둘러봤다. 김 기자의 개성 방문기를 세 차례에 걸쳐 연재한다. /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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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개성공단지점 윤석구 부지점장은 “참관단의 편의를 위해 이곳 봉동관까지 와 환전을 해주는 일은 개성공단지점이 생긴 이후 처음이다”고 설명하고 “북측 직원들이 참 예쁘고 일을 잘 한다”고 소개한다. 김일성대학 출신의 재원이라는 직원도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한다.
3년여 전 개성공단이 시작되면서 이곳에 들어온 윤 부지점장은 “북핵 문제로 잠시 위축된 분위기도 있었지만 여기에 있는 사람들은 전혀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미사일 발사 이전에는 북측 직원이 8000여명이었으나 지금은 1만여명에 이를 정도로 개성공단은 활성화되고 있고 기업들도 만족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북핵위기가 남쪽 언론이 조장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고 전한다.
그는 “사실 이곳에 오기 전에는 통일에 대해 별 생각이 없었는데 많이 바뀌게 됐다. 이곳에서 일하는 동안 남과 북이 공동체라는 생각이 들었고 통일에 이바지를 한다는 자부심을 갖게 되었다”며 “이곳에서 일하는 남측 근로자들도 대부분 비슷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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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개성공단지점 윤 부지점장의 가족상봉으로 아들 윤여민군과 부인 윤기연씨가 윤석구 부지점장이 개성공단에서 근무한 지 3년여 만에 처음으로 남편의 일터를 찾아온 것. 그동안 꼭 한 번 찾는다 하면서도 기회가 없었던 남측의 가족들은 이번 청소년 숲가꾸기 행사를 신청하면서 개성공단을 방문, 가족상봉을 연출한 것이다.
고양화정초등학교 6학년 윤여민군은 매일 아빠와 전화 통화를 하지만 2주에 한 번 씩 만나는 것만으로는 부족한지 “오랫만에 만나 더 좋다”며 반가운 포옹을 한다.
여민군은 “처음에 아빠가 북한에 간다고 할 땐 사살 당할까봐 걱정됐으나 지금은 안심하고 있다”고 밝히고 “북한에 온다니까 친구들이 몇 명은 부러워하고 또 몇 명은 믿지를 않았다”고 말한다.
부인 윤기연씨는 “개성에 간다고 할 때 난 반대였는데 남편이 이미 결정 난 후에 말을 해 어쩔 수가 없었다. 그동안 걱정도 많이 했는데 이렇게 일하는 곳에 직접 와보니 안심이 된다”고 밝혔다.
윤 부지점장은 아들과 부인에게 함께 일을 하고 있는 최대성 참사 등 북측의 직장 동료들을 소개해주는 등 시종일관 상기된 모습이었다. 개성공단이 생기고 가장 먼저 들어왔다는 그는 공단 내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어 인사시킬 사람이 많았다.
“아 이렇게 가족들이 오니 좋구만, 윤 부지점장님 일 잘하고 성실하고 좋습니다. 개성에는 처음 오십니까?”
“예, 처음 와봅니다”
“아 진즉에 한번 모시지 그랬나”
“아 그쪽에서 초대장을 발급해줘야 오지”
(웃음)
북측의 최대성 참사도 윤 부지점장과 마찬가지로 주말부부다. 평양이 집인 그는 개성공단에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근무하고 토요일에 집에 갔다가 일요일에 다시 개성공단으로 돌아온다고.
동병상련이랄까? 그러다보니 그도 윤기연씨에게 위로의 말을 건넨다.
“남편 분 이곳에 보내시고 걱정이 많으시죠?”
“이제 걱정이 안 됩니다 최참사님 부인은요?”
“남편이 바깥일 하느라 집을 비우는 거라 걱정 안 합니다”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해주는 즐거운 만남에 보는 사람도 기분이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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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공단 내부를 둘러보기 시작한다. 개성공단 내에는 공장 외에도 우리은행, 훼미리마트, 그린닥터스, 한국전력공사, KT, 소방대 등의 시설이 있다. 아직은 개발이 한창인지라 곳곳에서 공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사람들은 바삐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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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1시간, 평양에서 2시간 거리에 있는 개성은 기업하기 좋은 도시, 사람살기 좋은 도시, 남북이 함께하는 도시라는 모토아래 한반도의 평화정착, 평화공존 상생번영, 동북아번영 실현 위해 세계적인 수출 공업지역의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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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의선이 개통되면 10만여명이 출퇴근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며 전체 개성공단의 개발이 완료되면 총 2000여개의 업체에서 35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연간 200억불을 생산한다는 것이다.
이들 단지는 공장, 생활시설, 상업, 관광구역 등으로 나뉘어 개발되는데 특히 3단계의 주거환경과 생태공원, 골프장, 테마파크의 개발이 완료되면 쾌적한 환경의 살기 좋은 세계 최고의 생산도시가 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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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대표단 여러분! 연간 200억불이래요. 제발~ 화이팅입니다요!!’
현대 아산 옥상에 올라 개발이 한창인 개성공단을 둘러본다. 아직은 황량하지만 이곳이 조금씩 개발이 될 때마다 통일은 한걸음씩 다가올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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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삭의 여인이 머리를 풀어헤치고 누워있는 여인의 형상을 하고 있는 송악산은 옛부터 사계절 푸른 소나무가 많다는데서 이름이 붙여진 것으로 고려 왕궁터인 만월대를 비롯, 많은 유적터가 있다한다.
우리 일행은 개성공업지구 관리위원회로 향한다.
개성공업지구 관리위원회는 남과 북 당국과 입주기업 사이의 간극을 좁혀나가며 토지 이용권 등록 등 각종 인허가 등록 사업을 관할한다.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 남측의 방문 담당을 맡은 이원재 차장은 “이곳은 유일하게 북측 근로자와 직접 맞닿아 일하고 있는 작은 통일의 현장이다”며 “남측에서 우려 걱정하기도 하지만 이곳에서 흔들림없이 평화적으로 잘 진행되고 있다. 순수 평화적인 대북사업이 잘되도록 이곳에 오신 분들 남쪽에 가면 이야기 잘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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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계 개발단지 공사가 현재 부지조성은 100%, 구조물은 78%가 완성됐으며, 시범단지는 15기업이 가동 중이고 본단지 1차는 24개 기업 중 공장가동 중인 기업이 3개, 공사 중인 곳이 8개 사라고 한다.
개성공단에는 현재 남측 근로자 789명, 북측 근로자 1만93명이 근무를 하고 있으며 북측근로자들은 81%가 고졸, 나머지가 전문대졸 이상의 학력을 자랑한다. 개성공단에서의 월 평균 근로자 임금은 57.5달러이며 기업소득세도 홍콩 16%에 비해 이곳은 14% 밖에 되지 않는다.
높은 교육수준과 근로열정, 동일언어를 사용하는 것 등은 다른 어느 곳 해외 공장에서도 얻을 수 없는 개성공단만의 장점이라는 것.
이원재 차장은 “아직은 우리처럼 개성공단을 방문하는 사례가 많지 않아 개성공단에 입주하려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홍보동영상과 설명밖에 준비가 되지 못했다”며 “앞으로 이런 공단 방문 사례가 높아질 것에 대비해 일반인들을 위한 홍보물 등을 준비 하겠다”고 말한다. 새벽부터 일어나 개성공단으로 향한데다 빠듯한 일정, 점심식사 직후라 졸고 있는 일행도 눈에 띤다.
‘이왕 준비하시는 거라면 이를 감안해 좀 졸리지 않도록 준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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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개성공단지점에는 아까 봉동관으로 파견 나왔던 직원을 비롯, 2명의 북측 직원이 근무를 하고 있다. 방문객 등의 소소한 환전업무도 하지만 이곳은 개성공단의 돈을 관리하는 곳으로 전기세 등 각종 공과금을 이곳에 납부를 해야 하고 북측 직원들의 임금 등도 우선은 이곳을 통한다.
일행 중 몇몇은 이곳에서 북측 직원에게서 환전을 해본다.
이런 대규모의 참관단이 방문하는 것이 자주 있는 일이 아니어서 어색도 하겠지만 직원들은 상냥하다. 우리은행 바로 옆에는 훼미리마트가 위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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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율도 날짜에 따라 편차가 큰데 목요일이나 금요일 저녁에는 남측에 내려가기 직전 한잔 하려는 손님들이 많아 특히 술과 담배의 판매가 좋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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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실험 이후 평소와 다른 점을 느낀 적 있냐는 질문에 김근범 점장은 “전혀 그렇지 않다. 평소와 다를 바 없었다”고 답한다.
미혼인 그에게 2년여 전 언론에 소개돼 화재가 됐던 개성공단 내에 남측의 남성 근로자와 북측 여성 근로자 사이의 로맨스에 대해 물었다.
“그런 일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그 보도는 거짓말이었나요?”
“당시, 당사자들이 어떤 마음을 가졌는지는 모르지만 사실 이곳에서 연애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자주 마주친다고는 하지만 북측 근로자들에게는 한 사람만 잘해주면 안 돼 모두 똑같이 대하다보니 특별히 한사람에게 마음이 가기 어렵고 혹시 특정한 사람에게 연애감정을 갖게 되더라도 관리자가 따로 감독해 다른 곳으로 일을 보내거나 하기 때문에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럼 혹시 점장님도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이 있거나 북측 여성분들과 연애를 할 생각이 있습니까?”
“뭐 남녘에도 여성이 많은데 뭐하러 굳이 이곳에서 연애를 합니까?”
사실, 난 남과 북의 근로자들이 매일 부대끼는 개성공단에서 남과 북 커플이 한 건 생기기를 은근히 바랐는데 아직은 감감무소식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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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측의 사업소 차량과 공단 내의 버스가 충돌했고 각각 남측과 북측의 보험을 들고 있었는데 최종적으로 북측의 보험사에서 비용을 지불하기로 했단다.
개성공단 개발이 완료돼 35만이 부대끼는 거대도시가 되면 앞으로 교통사고뿐만 아니라 사람 살면서 생기는 각종 사건 사고들이 발생할 것이다. 결혼도 그 중 하나로 남과 북의 근로자가 결혼을 할 경우 국적은 어떻게 할지 사는 곳은 어떻게 할지 등등 수많은 관련법을 만들어야겠지.
영철 안내원과의 로맨스를 꿈꾸는 내게 후배놈들이 “그래, 백번 양보를 해서 결혼을 했다쳐봐, 그럼 어디서 살꺼야? 비무장지대에 집짓고 살꺼야? 아니면 판문점에서 사나?” 했었다.
남과 북의 처녀총각이 결혼을 한다면 그것은 인륜지대사 뿐 아니라 민족의 대 경사임이 분명한데 그 같이 큰 경사 앞에 대체 어디서 살아야 하나? 같은 쪼잔한 고민까지 해야겠는가?
일행들도 술과 담배를 사기에 여념이 없다. 술과 담배 매대는 금방 휑하니 비어버렸다. 남측 근로자들은 오랜만에 건전한 토요일을 보내게 되겠다.
지적 감사드립니다.
모두 수정했습니다.
더욱 꼼꼼히 검토해 올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지적 부탁드립니다.
- 통일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