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고국 전시회를 갖는 재일 조선인 화가 오병학.
[사진 제공 - KIN]

재일 조선인 화가 오병학(82세) 화백이 다음달 서울에서 처음으로 개인전을 갖고 65년 만에 첫 서울 나들이에 나선다.

오 화백은 1924년 평양에서 태어나 1942년 도일한 후, 60년간 예술활동을 하면서 일본에서 13차례 개인전을 가졌으며, 오랜 숙원이던 서울 전시회를 마침내 갖게 된 것이다.

이번 전시회를 주최하는 재일 비영리(NPO)법인 삼천리철도는 국내 홍보를 담당한 지구촌동포연대(KIN)을 통해 25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오는 9월 6일(수)부터 19일(화)에 걸쳐 인사동 갤러리 '학고재'에서 재일조선인 1세 오병학 화백의 개인 전시회가 열린다"고 밝혔다.

삼천리철도 측은 "그가 걸어온 결코 순탄할 수 없었던 60년 예술 창작의 길과, 식민지 출신의 재일조선인으로서 일본에 안주하지 않은 채 민족정신을 지켜온 그의 삶의 모습은 경이로운 것이다"며 "'오병학전'은 분단의 현실 속의 우리 민족사가 한걸음 더 나아가는 소중한 기회가 되는 뜻 깊은 행사가 될 것이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승헌 변호사는 추천사에서 "소위 '재일(在日)'이란 운명을 짊어지고 일본 땅에서 60여 년을 살아오면서 작품활동을 해온 그가 어언 80이 넘은 백발의 나이에 그토록 바라던 조국땅 서울에서 첫 전시회를 갖게 되었으니 그 감격이 어찌 작가 한 사람의 심정에 그칠 수 있겠는가?"라며 "그의 작품에 응축되어 있는 우리 겨레의 유구하고도 심오한 내면 세계를 감지하면서 우리는 이 작가의 담백하면서도 강렬한 화풍에 돈수(頓首)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썼다.

 

▶오병학 작품 탈. 1987, 41.0X31.8cm. [사진 제공 - KIN]

최석태 미술평론가는 추천사에서 "실제 작품을 보니 강렬한 분위기와 일부 작품의 압도하는 크기로 인한 박력이 화집을 통해 짐작하던 것과 사뭇 다르게 다가왔다"며 "나는 오병학은 세잔느의 장점에 젊은 시절은 물론 완숙기에 이른 지금도 자신을 열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화가로 간주한다"고 평했다.

최석태 평론가는 "실제로 그의 탈춤을 그린 커다란 규모의 강렬한 그림들은 필자에게 상당한 충격으로 다가왔다"며 "일본에 살면서 활동하는 동포미술가사회는 물론, 본국의 누구와도 비교할 예가 드문 성과라고 여겼다"고 평가하고 "일생을 걸고, 일생일대의 과업으로 그림을 그려온 사람, 그림으로 투쟁한 삶의 주인공이 오병학이었다"고 상찬했다.

 

오병학 화백 약력

1924년 평안남도 평양 근교에서 태어남. 평양에서 초등 및 중등학교 과정을 거침.
1942년 본격적인 미술공부를 위해 일본으로 건너감. 다이헤이요 미술학교에서 배움.
1946년 도쿄 예술대학 입학.
1948년 중퇴.
1968년 도쿄에서 첫 번째 개인전(분게슌슈 갤러리)
1969년 오사카에서 두 번째 개인전(나카미야 갤러리)
1970년 오사카에서 세 번째 개인전(츄린 갤러리)
1971년 나고야에서 네 번째 개인전(쥬니치 갤러리)
1974년 우리 옛이야기를 다룬 그림책『도깨비를 이긴 바위』출간
(그림책 전문 출판사로 유명한 후쿠인칸출판사에서 일본어판)
1976년 나고야에서 다섯 번째 개인전(마키 갤러리)
1978년 도쿄에서 여섯 번째 개인전(사에구사 갤러리)
1979년 우리 옛이야기를 엮은 책『금강산 호랑이 물러치기』삽화(호르프 출판사에서 일본어판)
1985년 나고야에서 일곱 번째 개인전(갤러리 무고안)
1988년 도쿄에서 여덟 번째 개인전(갤러리 아사히)
1990년 프랑스와 스페인 장기 여행
1992년 프랑스 장기 여행
1993년 도쿄에서 아홉 번째 개인전(갤러리 아트-로베)
1995년 도쿄에서 열 번째 개인전(갤러리 아트-로베)
1996년 프랑스와 영국 장기 여행
1998년 도쿄에서 열한 번째 개인전(갤러리 아트-로베)
1999년 이탈리아 장기 여행
2000년 도쿄에서 열두번째 개인전(갤러리 아사히)
2001년 초기작부터 근작까지를 망라한『오병학화집』출간(오병학화집간행위원회)
2003년 도쿄에서 열세번째 개인전(갤러리 아트-로베)
기록영화『오병학』제작(마에다 겐지 감독)
2006년 9월 서울에서 회고전(학고재 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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