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순신의 두얼굴' (688쪽 28,000원)
저자 김태훈, 도서출판 창해 출간.
지난 며칠간 이순신이 화제다. KBS에서 대하사극 '불멸의 이순신'의 촬영이 시작되고 8월중에 방송이 된다는 소식도 들린다. 해군의 '충무공이순신호'가 하와이에서 열린 환태평양훈련에서 미사일을 발사해서 명중시켰다는 기사도 있었고, 이전에 노무현 대통령이 읽어서 화제가 되었던 소설 '칼의노래', 그리고 10일부터는 러시아 극단이 공연하는 '오페라 이순신'이 서울에서 펼쳐진다고 한다.

이처럼 이순신이 8월 무더위와 함께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도서출판 창해가 지난달 31일 발간한 '이순신의 두얼굴'도 포함돼 있다. 

평범한 직장인이 3년간 몰두해서 직접 쓴 책
- 찬양일색의 위인전과 다른 '있는 그대로의 이순신'


출판업계나 언론들이 관심있게 이 책을 바라보고 있다. 색다르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는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일반인이다. 전국은행연합회에서만 근무한 성실한 직장인이다. 이순신과 연관된 그의 경력은 없다. 역사학자도 아니고 글 쓰는 사람도 아니고, 이순신 기념 단체와 관련 있지도 않다. 그가 이야기 한 바로는 단지 전쟁영웅에 관심이 많았다는 것일 뿐이다.

저자 김태훈씨가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는 서점에서 살펴본 이순신을 다룬 책들이 위인전 수준이고 객관적인 사실 보다는 찬양 일변조로 일관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의문을 갖기 시작하면서부터이다.

이순신도 우리 같은 인간인데 어떻게 잘못이 없을 수 있단 말인가?
이순신은 성웅 이순신만이 아니다. 조정이 보는 이순신, 민초가 본 이순신, 일본이 본 이순신. 이렇듯 있는 그대로의 이순신이 이 책에 담겨 있다.

김태훈씨의 지난 3년간 퇴근후 저녁시간과 주말이 어떠했을까는 이 책이 보여주는 분량이 688쪽이라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3년을 이순신을 찾아온 그는 아마추어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거북선은 이순신이 만든 게 아니다"
- 일반적인 역사적 사실에도 의문을 가져


아마추어의 열정은 전문가의 그 것보다 더 깊을 수 있다. 역사적으로 기술된 분명한 사실에 대해서도 의문을 가지고 추적하는 맛이 이 책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이다. 엉뚱함일 수도 있고, 집요함일 수도 있고, 어리석을 수도 있으나 독특할 수 있고 새로운 사실을 찾을 수 있다.

역사적 사실에 접근하는 후대인들은 모든 가능성을 열고 '현시대 상황에서의 이순신'을 떠올리면서 역사에 접근하는 것이 지금 우리들의 태도는 아닐까?

저자는 우리가 쉽게 알고 있는 사실에서부터 의구심을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거북선은 과연 이순신의 발명품일까?

아니란다.
저자는 '태종실록'의 기록에 의하면 태종 때 벌써 만들어 졌다고 한다. 그러나 이미 만들어진 거북선을 제2의 창조로 제대로 사용한 것은 이순신이 맞다고 이야기 한다.

우리들 입에 쉽게 붙어있는 임진왜란도 '7년전쟁', '조일전쟁'으로 불러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임진년에 왜구들과 치룬 난리'가 아니라 '일본의 정규군과 조선군이 벌인 일본과 조선의 전쟁'으로 불려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순신을 모함했던 원균에 대한 사실 발견도 흥미롭다. 항상 위인전에는 이순신과 대비해서 나쁜 기억으로만 남아 있는 원균이 일본 수군을 맞아 최초로 해전을 치러냈다는 기억이 우리들 대부분에게는 없기 때문이다.


평범에서 비범으로 나간 진정한 영웅
- 세상이 어려울 때, "그러나 이순신이 있었다"


저자는 이순신도 때때로 잘못을 범하는 인간이란 가정 아래, 수 많은 의문들을 제기하며 솔직 담백한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해서 인간 이순신을 찾고자 하면서, 혹 독단적인 평가와 가정에 빠져들기 쉬운 오류를 '역사적 사료의 구체적인 인용'이란 글 쓰기 방식을 사용해서 보완했다.

저자는 '이순신은 분명 인간으로서 한계를 극복한 위대한 인물이었다. 하지만 그도 우리처럼 피가 흐르는 인간이고, 날 때부터 영웅이 아니었다. 수많은 고난을 묵묵히 정면 돌파하면서 스스로를 단련시키며 평범에서 비범으로 나아간 진정한 영웅'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우리는 역사에 나오는 사건과 인물들을 떠올릴 때가 있다. 세상살이가 재밌고, 하는 일이 잘 될 때 보다는 힘들고 어렵고, 예측하기 곤란할 때 떠올리게 된다. 위기극복의 묘책이 있나? 비범한 인물들의 특출한 행동들을 되짚어보면 답이 나올까?하면서 말이다.

그렇다. 오늘날 우리도 미래는 불투명하고 묘방은 없어 보이는 상황이라면...
무언가 역사적인 사실과 인물로부터 답을 얻어 보고자 한다면....
저자는 힘주어 이야기한다.

"그러나 이순신이 있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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