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지니TV에는 "지니TV에서 제공 중인 통일TV는 방송프로그램 내용 상의 문제 등으로 인해 고객님들의 권익보호를 위하여 부득이하게 방송프로그램 제공이 중단되었음을 안내드립니다"라는  안내문구만 나오고 있다. [사진-지니TV 갈무리]
현재 지니TV에는 "지니TV에서 제공 중인 통일TV는 방송프로그램 내용 상의 문제 등으로 인해 고객님들의 권익보호를 위하여 부득이하게 방송프로그램 제공이 중단되었음을 안내드립니다"라는  안내문구만 나오고 있다. [사진-지니TV 갈무리]

최초의 평화통일 전문방송을 표방하며 지난해 8월 17일 첫 방송을 시작한 [통일TV]가 방송 5개월만에 송출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KT 올레TV 채널 262번을 통해 방송중이던 [통일TV]는 18일 오후 5시 지난해 10월부터 브랜드 명칭을 바꿔 서비스 중인 지니TV(구 KT 올레TV) 담당자로부터 일방적인 송출 중단 서면통지를 받았다.

그리고 단 2시간만인 이날 저녁 7시부터 [통일TV]채널에는 방송프로그램이 중단된다는 안내 방송만 나오고 있다.

진천규 [통일TV] 대표는 20일 오전 [통일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지난 18일 오후 KT에서 담당 임원을 포함해 직원 3명이 찾아와서 PP업체 계약해지에 대한 서면통보를 받았다"며, "방송내용에 대한 민원이 제기됐거나 법 위반 사실이 있다면 방송심의위원회나 방통위에서 주의나 경고, 시정조치를 하는 내부 절차가 있을 것이고 우리도 소명할 기회가 있어야 되는 것 아니냐고 따졌지만 딱 2시간 후에 방송이 끊겼다"고 송출 중단 상황을 설명했다.

또 방송법이든 국가보안법이든 구체적인 법 위반 사실이 명시적으로 고지된 것도 아니어서 더욱 곤혹스러운 상황이라고 했다.

[통일TV]측은 같은 날 오전부터 민주노총 본부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이 진행된 바 있어 일련의 계획된 공안분위기에 [통일TV]도 휩쓸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진 대표는 "권영세 통일부장관이 지난해 7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북한방송을 먼저 개방하겠다는 취지의 언급도 하지 않았나"고 하면서 "북 찬양 방송이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지만 우리는 국가보안법 위반 여부를 내부에서 꼼꼼하게 걸르고 걸러 방송을 했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방송을 끊어버릴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별도 문자메시지를 통해서는 "지난 5년여의 시간과 적지않은 자금을 들여서 합법적으로 5개월째 하고있는 방송을, 어제 1월 18일 오후 5시 서면 통지 뒤  단 2시간만인 7시에 끊겼다"며, "30년 케이블방송 역사상 초유의 경우라고 한다. 이제부터 지루한 법정다툼으로 들어간다"고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인터넷 프로토콜 기반의 텔레비전 방송인 IPTV(Internet Protocol Television)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건 일단 중단됐지만, 인터넷 유튜브 방송은 계속할 예정이다.

[통일TV] 누리집 [사진-통일TV 누리집 갈무리]
[통일TV] 누리집 [사진-통일TV 누리집 갈무리]

앞서 [통일TV]는 2018년 9월 출범식을 갖고 개국을 준비해 왔으며, 2021년 5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방송채널사용사업자' 인가를 받은데 이어, 지난해 7월 20일 당시 KT 올레TV와 멀티미디어 방송 콘텐츠 공급 기본계약을 체결하고 8월 17일부터 방송을 시작했다.

방송내용은 △최근 북녘소식과 주민 생활을 교양·정보 형식으로 전달하는 '북녘의 하루' △각 분야 전문가들이 남북관계 등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는 '내일로 가는 지혜의 샘터' 등.

[통일TV]는 국내외 평화통일 관련 콘텐츠를 집대성하고 북녘에 대한 균형잡힌 시선 제시와 분석, 깊이있는 토론과 대담 등을 24시간 방송하는 '최초의 평화통일 전문방송'이 될 것이라고 방송 편성 계획과 목표를 소개했다.

[통일TV] 방송 송출 폐쇄조치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 (전문)

[통일TV]는 지난해 8월부터 KT올레tv (현 지니TV) 채널 262번에서 평화통일문화정보 전문방송으로 24시간 송출해왔습니다. 
지난 1월 18일 KT는 그 어떤 주의나 경고 단 한 번 없이 느닷없이 [통일TV]에 대한 방송 송출 폐쇄조치를 단행하였습니다. 그야말로 30년 케이블 방송 역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폭거를 자행한 것입니다.

KT는 공문을 통해 “통일TV를 운영함에 있어 김정은 찬양의 내용과 북한체제 우월성 선전 등 법적, 사회적, 국가적 공익을 저해하는 내용을 지속적으로 송출”한 것이 계약해지 및 송출중단의 사유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통일TV]는 오랜 분단으로 인한 민족공동체성 상실과 문화적 이질감을 극복하고 남과 북의 평화와 화해협력에 기여함을 설립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통일TV]는 '북녘의 하루', '생생북녘', '지혜의 샘터' 등을 제작해왔는데 그 중 '북녘의 하루'는 북의 ‘조선중앙텔레비죤’에서 방송한 내용을 정리 분석해 편견과 선입견 없이 북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시청자 여러분께 알리는 프로그램입니다. 

‘조선중앙텔레비죤’은 우리로 치면 KBS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북 방송의 가장 큰 변화로는 다양한 생활정보 및 여러 형태의 공익광고, 뮤직비디오 형식의 음악방송도 등장하고 코믹 드라마도 나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잘 알아야 하는 것은 북사회의 기본 언론관입니다. 북은 혁명운동의 선전선동 도구로 언론의 사명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북의 방송은 거의 대부분이 체제우월성 선전과 지도자의 연설 혹은 현지지도에 대한 찬양으로 채워져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통일TV] 제작팀이 늘 염두에 두는 것은 북의 방송 자체가 찬양과 체제 선전을 목적으로 하는 바 아무리 공들여 편집을 해도 북의 생생한 방송이 전파를 타는 순간 언제든 민원이 발생할 소지를 안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통일TV]는 설립당시부터 늘 염두에 두었던 원칙이 있습니다. 그것은 북의 실상을 생생히 전달하되 이에 대한 판단은 시청자에게 맡긴다는 것이었습니다. 함부로 비난의 칼날을 대지 않고 그렇다고 미화해서도 안된다는 것입니다. 

아직 국가보안법이 살아 있는 조건도 감안하여 [통일TV] 제작팀은 국가보안법을 위반하지 않는 범위에서 남과 북의 화해와 협력에 기여하는 보람으로 성실하게 방송해 왔고 북에 대한 많은 정보와 지식을 전하는 의미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으려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KT는 도대체 어느 부분이 어떤 법률을 위반했는지, 무엇이 공익을 해쳤는지 구체적으로 적시하지 않고 무조건 체제선전 내용을 담고 있다는 이유로 송출중단을 시켰는데 그렇다면 북 방송을 아예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2022년 7월 22일 우리 정부는 ‘로동신문’ 및 ‘조선중앙텔레비죤’ 등 북 언론에 대한 국내 공개 허용을 검토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글로벌 시대에 지구촌의 많은 정보와 지식을 갖고있는 국민들에게 북 관련 정보만 통제되고 있는 것은 민주주의를 가로막는 비정상적 상황이 분명합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우리 정부가 일반 국민의 북 사이트 및 방송 접속을 허용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은 대단히 고무적인 일이 분명합니다. 

사실 인터넷 시대 정보통제는 불가능한 법입니다. 자유로운 정보의 바다에서 자유롭게 정보를 취합하고 판단하고 가공하는 것은 시대적 흐름입니다. 

이런 우리 정부의 입장을 감안할 때 KT의 결정은 그야말로 시대착오적 태도라 아니할 수 없을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어떤 방송국에 대한 제재를 할 때는 그 절차가 투명하고 납득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와 출석요구, 소명의 기회조차 단 한 번 없이 송출부터 중단한 것은 그 어떤 외부적 압력을 받은 것이 아닌가라는 합리적 의심을 갖게 합니다. 

방송을 하는 것은 단순한 일이 아닙니다. 각종 기자재 설비를 갖추는데 수많은 자본이 투입되어야 하고 기획, 촬영, 편집 등 다수의 제작종사자를 필요로 합니다. 
우리 [통일TV]임직원 일동은 KT의 일방적 방송 송출 중단조치는 [통일TV] 종사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국민의 기본적 자유를 심각하게 훼손한 결정으로 규탄하며 하루빨리 다시 송출 정상화시킬 것을 요구합니다. 

더불어 우리 [통일TV]는 이 땅의 평화와 민주주의를 소망하는 많은 시민사회단체 및 변호사들과 연대하여 방송 송출 중단의 부당성을 알리고 함께 투쟁할 것임을 밝힙니다.
국민여러분의 큰 관심과 애정어린 동참을 호소드립니다.

 2023년 1월 20일

[통일TV] 임직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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