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외교부장관 후보자는 9일 서울 모처에서 하야시 요시마사(林 芳正) 일본 외무대신과 만찬을 겸한 회담을 가졌다. [사진제공 - 외교부]
박진 외교부장관 후보자는 9일 서울 모처에서 하야시 요시마사(林 芳正) 일본 외무대신과 만찬을 겸한 회담을 가졌다. [사진제공 - 외교부]

박진 외교부장관 후보자는 9일 서울 모처에서 하야시 요시마사(林 芳正) 일본 외무대신과 만찬을 겸한 회담을 갖고 조속한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보다 속도감을 갖고 외교당국간 협의 등을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

하야시 외무대신은 10일 열릴 제20대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일본국 정부대표로 방한했고, 일본 외무대신의 방한은 2018년 6월 고노 다로 당시 외무대신이 한미일 외교장관회담 계기에 방한한 이후 약 4년 만이다. 하야시 외무대신은 취임식 이후 윤석열 대통령을 면담하고 기시다 총리의 친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외교부는 9일 보도자료를 통해 “양측은 최근 엄중한 지역정세하 조속한 한일관계 개선이 필수 불가결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면서 “양측은 양국간 제반 현안 해결을 위해, 앞으로 보다 속도감을 갖고 외교당국간 협의 등을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외교부 관계자는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일본측의 입장은 “기본 입장이 달라진 건 없었다”면서도 “지금 상황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에 한일, 한미일간 공조를 해야겠다 얘기했고 일본도 전적으로 공감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하야시 대신은 단어 선택도 신중하게 하면서 ‘잘 해보자’는 자세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측은 단어 선택을 신중하게 하는 등 나름의 배려를 해 회담은 전반적으로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제공 - 외교부]
일본 측은 단어 선택을 신중하게 하는 등 나름의 배려를 해 회담은 전반적으로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제공 - 외교부]

외교부는 “박 장관 후보자는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1998년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김대중-오부치 선언)」의 정신을 계승·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며 “박 장관 후보자는 한일간 인적교류를 코로나19 이전으로 되돌리기 위해 김포-하네다 노선 재개, 비자면제 복원 등을 추진해 나가자고 했다”고 밝혔다.

김대중-오부치 선언은 1998년 10월 8일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가 채택한 합의문으로, 특히 일본이 과거 식민 지배에 대해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밝혀 미래지향적 한일관계의 중요한 토대가 됐다.

외교부 관계자는 “저희 주안점은 김대중-오부치 선언이 스타팅 포인트가 되기 때문에 미래 지향적 관계를 논의해 나가자는 관점에서 발전적으로 계승할 필요가 있다고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아베 전 총리 등은 일본군성노예(위안부) 문제나 강제징용자 문제에 대한 일본 국가의 책임을 부인해 사실상 김대중-오부치 선언 정신을 외면해 왔다.

외교부는 “양측은 코로나 상황을 보아가면서 인적 교류를 재활성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데 공감했다”면서 “하야시 대신은 가급적 조속한 시일 내 박 장관 후보자의 방일을 기대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하야시 대신이 박 후보자를 초청한 것.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잇단 군사행동에 한미일 공조가 연일 강조되는 분위기에 속에 차기 정부가 한일관계 개선에 속도감을 낼 것으로 보이지만 과거사 문제를 둘러싼 양국간 인식차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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