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3월 ‘키-리졸브/독수리’ 연습의 일환으로 한.미 해병대가 실시한 시가지 전투 훈련 장면. [통일뉴스 자료사진]
2009년 3월 ‘키-리졸브/독수리’ 연습의 일환으로 한.미 해병대가 실시한 시가지 전투 훈련 장면. [통일뉴스 자료사진]

한미 군 당국이 올해 상반기 연합군사훈련을 3월 둘째 주에 실시하는 방안을 놓고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군 작전 지휘부인 합동참모본부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이번 훈련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보도들에 따르면, 한미 군 당국은 연합지휘소훈련(CPX)을 3월 둘째 주에 진행하는 방향으로 구체적인 일정과 내용 등을 협의하고 있으며, 1부와 2부로 나눠 진행되는 이번 훈련은 총 9일 정도로 예년과 마찬가지로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미국의소리>(VOA)는 16일, 한국 군 당국자와의 전화통화를 빌려 “다음 달 둘째 주 즈음해서 훈련을 시작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상황과 한반도 정세 등 여러 변수들 때문에 미-한 간 최종 합의가 이뤄진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VOA에 따르면, 이 당국자는 훈련 방식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의 연합지휘소훈련(CPX)으로만 진행하고 야외실기동훈련(FTX)은 제외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는 것.

이렇게 되면 2018년 4.27 남북정상회담 이후 독수리훈련(FE) 등 대규모 한미 연합 야외실기동훈련은 2년 10개월째 중단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 측은 이번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양가적 위치에 있다.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진행할 경우 전작권 환수의 2단계인 FOC 검증을 해야 할 입장이지만 동시에 북한 측이 요구한 훈련 중지도 의식해야 할 사정인 것.

먼저, 전작권 환수 문제와 관련 미국 측은 코로나19 상황 등으로 규모가 축소된 지휘소훈련으론 충분한 검증이 어렵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지만 한국 측은 FOC 검증을 하자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측은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인 2022년까지 전작권 전환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전작권 전환 검증평가는 기본운용능력(IOC), 완전운용능력(FOC), 완전임무수행능력(FMC) 3단계로 진행되며, 한미 군 당국은 1단계 IOC 검증을 마쳤으나 지난해 실시하려던 2단계 FOC 검증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올해로 미룬 바 있다.

또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월초 노동당 8차 사업총화보고에서 남한이 방역협력, 인도주의적 협력, 개별관광 같은 비본질적인 문제들을 꺼내지 말고 한미 연합군사훈련과 같은 근본문제 중단을 요구한 바 있다. 그래야 남북관계에 다시 3년 전 봄날과 같은 시기가 올 수도 있다는 것.

이와 관련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1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한미연합군사훈련을 거론하며 “통일부 장관으로서 당연히 군사훈련이 많은 것보다는 평화회담이 많기를 원한다”며 3월로 예정된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연기하는 것이 남북관계 개선에 물꼬를 틀 수 있고, 국익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국 측으로서는 이번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실시될 경우 한편으로 FOC 검증이 불투명하고 다른 한편으로 북한 측으로부터는 ‘약속 불이행’으로 치부될 상황인데, 합참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훈련에 변수가 생긴 모양새다.

이번 한미 연합군사훈련에는 합참 소속 인원이 다수 참여하기에 합참에서 추가로 확진자가 발생한다면 훈련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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