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부터 판매되는 우드워드의 신간 「격노」(Rage)에는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 오간 친서 내용이 담겨 있다. [아마존 캡쳐]

오는 15일부터 ‘아마존’을 통해 판매되는 밥 우드워드의 신간「격노」(Rage)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이에 오간 ‘친서’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9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와 <CNN>이 우드워드의 책을 미리 입수해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2018년 6월 싱가포르 1차 정상회담과 2019년 2월 하노이 정상회담 사이에 쓴 것으로 보이는 한 편지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은 “판타지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나와 각하의 또다른 역사적인 만남을” 원한다고 밝혔다. 

다른 편지에서는 “각하처럼 강력하고 탁월한 정치인과 좋은 관계를 맺게 돼 기쁘다”고 썼다. 또 다른 편지에서, 김 위원장은 “전 세계가 큰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가운데 아름답고 신성한 장소에서 내가 각하의 손을 굳게 잡았던 그 역사적 순간을 잊을 수 없고 그날의 영광을 다시 체험하길 희망한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밥 우드워드에게 김 위원장이 자신을 “각하”(Your Excellency)라고 표현했다고 자랑했다. 아울러 싱가포르에서 김 위원장을 처음 만났을 때 “너무 똑똑하잖아”라고 생각했다고 토로했다. 삼촌 장성택 처형을 비롯해 “모든 것을 나에게 말해줬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정보기관들은 북한이 핵무기를 내놓을 것 같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법이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선택했고, CIA는 “어떠한 아이디어도 없었다”고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가진 핵무기를 부동산에 비유했다. “집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그걸 팔 수 없는 것과 같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드워드에게 “나는 만났다. 엄청난 딜이었다”고 말했다. “나는 이틀을 썼다. 나는 만났다. 나는 아무 것도 포기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외교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많은 것을 포기했다”고 주장했다. 오랫동안 북한을 화나게 만든 한미연합군사연습을 연기.축소하고, 김정은 위원장에게 국제적 지위와 북한 정권이 갈망해온 합법성을 부여한 것을 들었다.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두 사람의 사진이 실린 <뉴욕타임스> 1면 위에 “위원장님, 멋진 사진이고 좋은 시간이었다”라고 적어 김 위원장에게 보냈다. 또한 “그(김정은)은 전에 결코 웃지 않았다. 나와 같이 있을 때만 웃었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보낸 친서를 “1급 기밀”이라며 공유하지는 않았지만 우드워드는 독자적으로 입수했다. 

<CNN>에 따르면, 우드워드는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 오간 27통의 친서를 입수했으며, 25통은 공개된 적이 없는 것이다. <CNN>은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 두 통을 입수했다며, 전문을 공개했다. [전문보기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친서들을 “러브 레터”라고 표현했고, 우드워드는 “외교적 구애”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2018년 12월 25일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에 대한 28일자 답신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처럼 나도 우리 두 나라 사이에 훌륭한 성과가 있을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고 그걸 해낼 수 있는 두 지도자는 오직 당신과 나”라고 썼다. 그러나 2019년 2월 하노이 정상회담은 성과 없이 끝났다. 

<CNN>에 따르면, 2019년 6월 10일 친서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우리가 103일전 하노이에서 공유한 매 순간은 소중한 추억으로 남은 영광의 순간이기도 했다”고 썼다. “나는 또한 우리 사이의 깊고 특별한 우정이 마법의 힘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 2019년 6월 30일 판문점에서 만난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통일뉴스 자료사진]

‘판문점 회동’(6.30) 며칠 전 김 위원장에게 보낸 답신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오직 당신과 나만이 함께 두 나라 사이의 문제를 해결하고 70년 적대관계를 끝내 한반도에 최대의 기대치를 뛰어넘는 번영을 가져올 수 있고, 당신이 주도자가 될 것”이라고 썼다.

‘판문점 회동’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당신과 함께 해서 정말 놀라웠다”고 썼다. 이틀 뒤 22장의 사진과 함께 보낸 편지에서 “이 사진들은 나에게 좋은 추억이며 당신과 내가 발전시킨 독특한 우정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한달 뒤에 답신을 보냈으나 “실망한 친구나 연인”의 톤이었다고 우드워드가 전했다. 한미연합군사연습이 완전히 중단되지 않아 속상해했다는 것. 

김 위원장은 “나는 분명히 불쾌하고 당신에게 이런 감정을 숨기고 싶지 않다. 나는 정말로 불쾌하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각하, 나는 우리가 이렇게 솔직한 생각을 주고받을 수 있는 관계라는 걸 매우 자랑스럽게 영광스럽게 여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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