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 북(북의 사상과 정치) 정치학 박사, <수령국가> 저자, 평화통일센터 하나 이사장


어느 날 갑자기 뜬금없이 제3차 북미정상회담 군불이 지펴지더니만, 마침내 비건(미 국무부 부장관)의 방한에다 트럼프(미 대통령)까지 가세했다. 

트럼프는 뭘 노리나? 

흐름은 이렇다.   

국내에서는 문정인 대통령 특보, 문 대통령 자신이 미 11월 대선전 제3차 북미정상회담 주선 얘기를 공공연히 흘리고 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지난 6월 30일 한·유럽연합(EU) 화상 정상회담에서 "한국이 바라기로는 미국의 대선 이전에 북미 간 대화 노력이 한 번 더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화답이라도 하듯 비건에 의해 이미 “11월 대선전 북미정상회담 상상하기 어려워(5.29)”로 결론되었던 그 발언은 온데간데없이 미국 내에서도 ‘10월 서프라이즈’ 가능성이 대두되었다.

구체적으로는 7월 3일 보도가 이 사실을 확인해준다. 빅터 차 등 미 대북 전문가들이 북미 ‘10월 서프라이즈’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 그 예다. 

이렇게 불가능해 보였던 제3차 북미정상회담 군불이 지펴지고 있다. 그러던 차에 비건이 방한(7.7~7.9)했고, 7월 8일에는 급기야 트럼프 자신이 ‘제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해 직접 언급했다.  

과연 이 일련의 흐름 속에 어떤 진실이 담겨져 있을까? 결론적으로는 제3차 북미정상회담은 ‘거짓’이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는, 북을 미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핵보유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있어, 북은 이에 절대 응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운반수단 없어.. 9천마일 떨어져 있다." 

이미 미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화성-14,15호)을 가진 북으로서는 미국이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이는 미국이 절대 자신을 동등한 핵협상 파트너로 인정하고 있지 않음을 북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어서 그렇다.   
둘째는, 사실 이번 비건의 방문목적에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에 조율”하는 것을 그 초점으로 하고 있다는 보도도 있어, 정말 사실이 그러하다면 이 또한 북이 절대 받을 수 없는 협상안이다.

이유는 이렇다. 위 협상안은 결국 싱가포르 합의정신이라 할 수 있는 한반도 비핵화 합의정신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여전히 ‘선 비핵화, 후 관계정상화’라는 논리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불가능한 이유는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북한·이란 불량국가·rogue state(2020. 7.7)”라는 발언, 또 최근 미국·일본·호주 3국 국방장관의 화상 회담 때도 이들 3국은 북핵 해법에 대해 CVID 결론을 냈다는 것이다. 

이렇듯 이 모든 상황들이 북이 절대 제3차 북미정상회담에 나올 수 없는 이유이다. 즉, 앞에서는 이렇게 ‘못된’ 짓을 하게하고, 트럼프 자신은 고고한 척 제3차 북미정상회담을 운운한다? 너무나도 뻔히 보이는 상투적 정치술수이다. 한번 속지, 절대 두 번 속지 않는 북이다. 

셋째는, 제3차 북미정상회담의 필요충분조건에 대한 언급은 진작 없고, 여전히 과거에  했던 자신의 발언들, 자신의 자화자찬에 치중하고 있어 실제 진정성을 갖고 제3차 북미정상회담에 임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 필요충분조건은 다음과 같다. ‘싱가포르 합의정신에서 다시 출발하겠다는 언급’이다. 하지만, 보도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내용들뿐이다. 

하나, “도움이 된다면”, 이 말뜻은 트럼프 자신의 재선에 도움이 된다면 일 텐데, 이는 다음과 같은 북의 요구를 전혀 반영하고 있지 않다. “조미대화를 저들의 정치적 위기를 다루어 나가기 위한 도구로밖에 여기지 않는 미국과는 더는 마주 앉을 필요가 없다.”(최선희 북 외무성 제1부상, 7월 4일)

둘, "그들이(북) 만나고 싶어 하는 것으로 이해", 이는 7월 4일 최선희의 발언에서 확인받듯이 지금의 상황에서는 북이 먼저 손짓하는 일은 절대 일어날 수 없는데도, 그런데도 위 발언으로 자신을 합리화하려는 트럼프의 태도는 자신의 정치적 계산에 의해 꾸며진 거짓임을 알 수 있다. 

셋, “민주당이 집권했다면 우리는 분명 지금 전쟁하고 있을 것", "그러나 지금 우리는 김정은과 잘 지내고 있고, 나는 그와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 등등 여전히 과거에 했던 발언을 재탕 삼탕 하고 있는 것으로 봐서는 트럼프 자신이 실질적으로 제3차 북미정상회담에 임할 자세가 있다고 보기에는 매우 어렵다.

그러니 이 상황은-제3차 북미정상회담 분위기를 띄우는 것은 실제 제3차 북미정상회담을 하겠다는 것보다는, 지금의 현 상황 관리를 통해 트럼프 자신의 정치적 쇼-재선을 향한 몸부림에 다름 아니라는 말과도 동의어가 된다.   

비건의 진짜 방문 목적은 뭐였나? 

일각에서 신 조선총독부 총독 비건으로 불리는 그가 대한민국을 방한(7.7~7.9)했다. 진짜, 방한 목적이 뭘까? 

애초에 알려진 것과는 좀 다른 듯하다. 왜냐하면 북(최선희)에서 그의 방한에 앞서 분명한 어조로 ‘만나지 않겠다’했는데도 굳이 방한 것을 보면 분명 다른 목적이 있을 수밖에 없어서 그렇다. 두 가지인 듯하다. 

하나는, 최근 국내에서 봇물처럼 터져 나온 한미워킹그룹 해체 목소리에 대해 이를 사수하기 위해서인 듯하다. 

또 하나는, 새로 임명된 통일외교안보라인에 대한 집안 단속인 듯하다.(미국의 대북제재 정책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그런데 비건은 다음과 같은 발언을 했다. “미국은 남북 협력 강하게 지지한다.(2020.7.8.)” 

어떻게 볼 것인가? 결론은 앞에 서술어가 빠져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대북제재 정책에 발맞춰나갈 때’ 

그래서 비건의 위 말이 정말 액면그대로 진정했는지, 안했는지는 다음과 같은 사실로 드러날 수밖에 없다.  

향후 문재인 정부가 얼마나 미국의 눈치를 보지 않고, 2번의 정상회담 합의문을 이행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말이다. 

그렇지 않고, 계속 또 꼼수 부리면서 이러저러한 우회로, 즉 창의적 해법이니, 한미워킹그룹 틀 안에서 할 수 있는 것과 밖에서 할 수 있는 것 등 그렇게 언론플레이 한다면 이는 여전히 미국의 벽을 넘지 못했음을 바로미터해주고 있는 것이다. 그럼으로 이 점을 절대 놓치지 않는다면, 우리가 정세(문재인 정부)에 속을 일은 없다.   

트럼프와 비건을 이겨낼 수 있는 아주 ‘간단한’ 방법

정말 의외로 간단하다. 첫째는, 외교가에서 널리 알려진 대로 국내여론을 활용해 압박을 이겨내면 된다. 촛불민심과 177석의 민의의 힘을 믿고, ‘남북문제에 미국 너, 간섭할 권리 없어’ 그렇게만 하면 된다. 

둘째는, 첫 단추를 잘 꿰어야만 옷맵시가 살아나듯이, 마찬가지로 첫 스타트를 잘 끊어야만 남북관계에 있어 이 통일부장관 내정자가 얘기했듯이 ‘창의적 공간’이 생긴다. 그렇지 않으면 내내 미국에 질질 끌려가게 되어있다. 

그러니 문 대통령과 이들 3인방(이인영, 서훈, 박지원)은 눈 찔끔 깜고 비건의 부당 내정간섭을 이겨내어야 한다. 

이를 위한  특급 소스는 아래와 같다. 코로나-19가 가져다 준 역설에서 그 정답을 찾으시라. 

첫째, (미국에 의존하지 않은) K-방역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시라. 둘째, 미국신화가 깨어지고 있다. 셋째, (미국) 자본주의체제에 대한 환상이 깨어지고 있다. 

이런 판에 우리가 미국에게 질질 끌려 다녀야 할 이유가 어디에 있겠는가? 해서 이참에 반드시 미국의 부당한 내정간섭 기제를 끊어내어야 한다. 그래야만 ‘참다운’ 민족의 미래가 밝아진다. 물론 두려울 수 있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니...

거기다가 분명 미국도 마찬가지로 우리가 남북문제에 있어 독자노선을 걸을 때 일본과 똑같이 어떤 형태로든지 우리에게 정치경제(심지어 군사적) 보복을 할 수 있어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또한 분명한 것은 그럼 이 기회가 아니면 언제 또 우리가 미국과의 종속(혹은, 예속)관계를 끊어 낼 수 있겠는가? 

그렇게 한 번은 반드시 가야하고, 넘어서야 할 길, 그 길을 코로나-19가 만들어주고, 또 촛불민의와 180여석의 힘이 모여져 있을 때 지금 그 길을 가야한다.(기회는 절대 자주 오지 않는다.) 

가다가 (미국을 극복할 때) 분명 고통(아픔)이 따르겠지만 그 고통은 잠시이고, 미래는 너무나 긴 행복이기에 이참에 우린 이를 반드시 이겨내어야 한다. 

어떻게? 여당과 정부, 그리고 대통령은 이순신 장군이 가졌던 그 ‘진정한’ 두려움을 이해해야 한다. 

울돌목(명량)해전 때의 이야기이다. 장군도 두려웠다. 오직 실 날 같은 희망은 두려움을 용기로만 바꿀 수만 있다면 승리할 수 있다는 그 확신뿐이었다. 마침내 민과 관, 그리고 군이 모두 힘을 합쳐 두려움을 용기로 승화시켜내었다. 그리고 승리했다. 

또 다른 사례는 일본의 경제보복(불화수소)을 우리가 이겨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것도 우려와는 달리, 보도에 의하면 생각보다 매우 빠른 속도로 첨단 소재부품 국산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우린 그렇게 그 보복을 이겨내 가고 있다.  

해서 설령 미국의 보복이 있다손 치더라도 우선, 우리를 가장 먼저 도와 줄 같은 민족 북이 있고, 다음으로, 창의적 상상력을 발동시켜보면 중국과 러시아가 우리 우방으로 존재하고 있고, 무엇보다는, K-19를 이겨낸 우리 국민들이 있다. 

믿고, 한번쯤 그 길로 가자. 담대한 여정으로 말이다. 

 

 

저서로는 『수령국가』(2015)외에도 『사상강국: 북한의 선군사상』(2012), 『세습은 없다: 주체의 후계자론과의 대화』(2008)가 있다.

강의경력으로는 인제대 통일학부 겸임교수와 부산가톨릭대 교양학부 외래교수를 역임했다. 그리고 현재는 부경대 기초교양교육원 외래교수로 출강한다.

주요활동으로는 전 한총련(2기) 정책위원장/전 부산연합 정책국장/전 부산시민연대 운영위원장/전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사무처장·상임이사/전 민주공원 관장/전 하얄리아부대 되찾기 범시민운동본부 공동운영위원장/전 해외동포 민족문화·교육네트워크 운영위원/전 부산겨레하나 운영위원/전 6.15부산본부 정책위원장·공동집행위원장·공동대표/전 국가인권위원회 ‘북한인권포럼’위원/현 대한불교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 부산지역본부 운영위원(재가)/현 사)청춘멘토 자문위원/6.15부산본부 자문위원/전 통일부 통일교육위원 / 평화통일센터 하나 이사장/(사)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한 협력  자문위원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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