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희 / 한국외대 명예교수. 평화통일시민연대 상임공동대표 


탈북자단체 대북전단 살포가 오랫동안 인내해온 북측의 미국과 남측에 대한 분노를  드디어 터뜨리는 기폭제가 되었다. 문제의 핵심은 북미정상 합의사항에 대한 미국 트럼프 개인의 재선용 북한 관리 그리고 남북 정상합의에 대한 남측의 UN재재와 미국 국가단독제재 프레임에 갇혀 남북합의 미이행에 허송세월한 남측의 소극성에 있다.  

특히 이번 대북전단 내용이 북측 지도자를 성적 패러디화 하여 북측을 심각하게 자극한 저질내용이다. 또 이것은 남북합의 위반이며.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접경지역주민들의 생명.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이다. 바로 이것을 방치한 것을 포함하여  남에 대한 종합적 불만이 6월 16일 오후 2시 50분 개성공단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로 나타났다. 
    
6월 4일 조선 노동당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대북전단 살포와 미국의 대북제재 그리고 남측의 4.27판문점선언 불이행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면서, 개성공단연락사무소 폐쇄를 포함하여  전체 남북관계를 적대관계로 돌리겠다고 이미 경고했다. 6월 4일 경고 후 10일 지나도록 남측 당국은 대증적 처방만 하고, 비상시 필요한 근본적 출구전략을 강구하지도 않고 안이하게 대응하였다. 
  
그래서 드디어 올 것이 온 것이다. 
  
대북전단 살포가 그동안 우리는 사소한 문제로 보아왔지만, 북측 체제의 입장에서는 북측 김정은 위원장을 성적 패러디화 한 것은 최고 존엄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다.  그래서 북은 이것을 금지해달라고 오랜 기간 남측에 요구해왔지만, 남측은 안이하게 방치해온 것에 대해서 강한 분노를 표출할 만하다. 촛불혁명으로 세워진 문재인 정부의 첫 과제는 분단적폐요, 분단 적패의 첫 출발은 냉전 문화와 냉전 법제를 청산하는 것이다. 한반도 평화경제 및 평화공감도 모두 좋지만, 남북한의 기본관계에서 근본적으로 적대관계 법적 종결 없이는 그 진정성을 믿을 수 없다. 그 예로 1948년 제정된 국가보안법의 개폐에 대해서 문재인 정부와 집권여당은 집권 이후 한 번도 그 폐기를 제의한 언급한 적이 없다. 임기 3년을 넘는 동안, 문재인 정부는 최소한 적대적 대북관을 청산하는 데 너무 안이했다.  
  
물론 대북전단 살포의 주체가 남측 정부가 아니고, 자유북한운동연합(대표: 박상학)이라는 탈북자로 이루어진 민간 우성향단체이다. 이 단체는 언론보도에 의하면, 미국국무성의 지원과 박근혜시 총리실 지원도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남측정부도 이것을 미리 방지해야 할 직접, 간접 책임이 있다.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대북전단 살포 행위자체는 남북교류협력법이란 국내법을 위반했고, 남북정상의 합의인 4.27판문점선언 그리고 국제법인 1953년 정전협정을 위반하였다.  
    
첫째로  대북전단 살포는 남북교류협력법상 반출, 반입에 해당된다. 반출,반입(남북교류협력법 제2조 3항)이란 매매,교환,임대차,사용대차 증여 등을 원인으로 하는 남북 간의 물품의 이동을 말한다. 대북전단은 북측 지역 북한 주민들에게 쌀과 미국화폐를 포함한 일상 생활품을 무상으로 날려 보내는 것으로서 “증여”로 해석될 수 있다. 대북전단 풍선 속에 포함된 일상 생필품은 증여 형식의 반출로서 남북교류협력법 제13조(반출, 반입의 승인) 위반이고, 제27조(벌칙) 2항은 제13조의 승인을 받지 아니하고 반출 반입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는다고 한다.
    
혹자는 대북전단 살포가 표현의 자유를 해친다고 하지만, 표현의 자유란 기본권도 무제한이 아니다. 표현의 자유가 “국가안보”의 본질을 해칠 때는 제한할 수 있다. 대북 전단은 이번 경우에 대북전단 살포로 북이 남북관계를 현재 가꾸어 온 동반자관계에서 다시 적대관계로 전환하는 정도로, 한반도를 무력충돌 상황으로 몰아갈 정도로 국가안보를 위협하는데 충분하므로, 국가안보상 그 제한이 가능하다고 본다. 
  
둘째로, 대북전단 살포는 4.27판문선언 제2조 1항 위반이다. 427판문점선언 전체 조항 총 3조항 가운데 제2조(군사적 긴장완화와 전쟁위험 해소)의 1항에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확성기방송과 전단 살포 금지“를 명시적으로 합의하였다. 이와 같이 대북전단 살포는 제1조의 ”남북관계의 획기적 전면적 획기적 개선과 발전 조치“ 및 제3조의 ”한반도의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과는 달리 제2조 “직접 군사적 긴장완화와 전쟁위험 해소”에서 다룬다. 제2조는 제2항 NLL 서해평화지대, 제3항 군사적 보장 대책 보다 맨 우선순위로   제2조 제1항에서 “대북전단 살포 금지” 라는 적대행위를 전면 중단시켰다. 
  
또한 9.19평양공동선언 제1조를 위반했다. 동 선언 제1조는 “남과 북은 DMZ를 비롯한 대치지역에서 군사적 적대관계 종식을 한반도 전 지역에서의 실질적인 전쟁위험 제거와 근본적인 적대관계 해소를 합의하였다.  
   
셋째로 대북전단 살포는 정전협정이라는 국제법을 위반했다. 정전협정 전체 규정이 비무장지대의 비무장화(적대관계금지)를 통한 중립완충지대를 유지하는 것이 핵심정신이다. 정전협정 당사자를 비롯하여 민간인도 비무장지대에서는 군사력을 증강하는 일체의 행위 및 남북한 간에 적대행위를 조성하는 일체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 것이 핵심정신이다.  그런데 지난 정전기간 70년간 남북한 당국은 모두 이를 위반하고,  비무장지대 내에서 GOP(초소)를 세우는 등 병력과 무장한 초소를 세우는 등 이를 위반하였다.  그런데 9.19평양공선언 이후 처음으로 정전협정정신에 맞게 남북한의 모든 병력과 초소가 철거하여 겨우 정전협정의 원래취지를 복원하여 가는 과정에서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종합하면, 대북전단 살포는 남측정부가 직접 행위주체는 아니고, 민간단체의 행위이다. 그러나 대북전단을 살포한 민간단체는 남북교류협력법을 위반하였고, 남측당국은 4.27판문점선언의 전단살포 행위를 방치한 책임, 그리고 민간단체 및 남측당국은 정전협정에서 합의했듯이 적대관계를 조성하는 일체의 행위를 예방하고 방지해야 할 책임이 있다.  그래서 상기 탈북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은 과거 수차례 대북전단 살포를 행한 단체이다. 북측은 대북전단 살포를 북한체제에서 최고 존엄을 해치는 적대행위로 보고 있다. 이것을 충분히 사전에  미리 알고도 대처하고 예방해야 할 남측정부가 이를 막지 못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북측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의 동기와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그러한 절박한 문제를 충분히 다른 평화적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길을 택했어야만 했다. 북측도 남측당국에 행한 무례한 언사를 정중히 양해를 구하는 절차를 밟고, 우선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  합의를 다시 복원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4.27판문점선언 및 9.19평양공동선언에 규정한 대북전단 살포금지를 방치한 남측 당국은 북한에 대한 정중한 유감표명, 향후 재발방지 보장책 및 관련자 처벌을  약속해야한다. 물론 북측의 남측정부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대응조치와 무례한 언사에 대해서도 유감표명이 있어야한다. 
    
다행히 북한이 6월 4일 이후 약 20여일 간 대남 군사적 공세분위기를 6월 24일 김정은 위원장의 대남 군사행보계획 보류 결정과 함께 북한태세가 전환됐다. 이로 인해 남북 간 긴장감은 다소 누그러진 모습이다. 그러나 절대 안심해서는 안 된다. 북한이 대남 군사행보계획을 완전하게 취소하거나 철회가 아닌 보류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언제라도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남북 간 통신 연락선이 모두 끊겨 있으며 특사파견을 공개적으로 거절 한 것을  보면 남북대화와 교류협력이 당장 이뤄지긴 쉽지 않다.  
    
제21대 국회의 “대북전단살포금지법” 입법을 적극 환영한다. 또 현행법 내에서도 최대한 살포자를 엄단해야한다. 그러나 대북전단 살포는 접경지역의 생업과 안전을 위협하는 문제이다. 이것이 일회성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집권정당과 정부는 북한 측의 납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라는 결과라는 현상만 보지 말고, 더 깊은 심층적 배경을 보고 대처해야한다. 그래서 우리는  당국과 21대 국회에 “대북전단살포금지법” 입법을 계기로 4.27판문점선언 및 9.19평양공동선언의 실천이라는 차원에서 한반도에서 적대관계를 근본적으로 종식하는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포함하여 “냉전 법령 개폐 대장정”을 치밀하게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는 획기적 출발점으로 삼을 것을 정중하게 건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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