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 북(북의 사상과 정치) 정치학 박사, <수령국가> 저자, 평화통일센터 하나 이사장

 

역시 북의 파괴력은 대단하다. 연일 이슈메이커이다. 하지만, 그 이슈메이커를 접하는 국내외 언론과 전문가들, 정치인들은 북의 의도를 전혀 읽어내지 못한다. 

그것이 현실이고, 지금 이 정부가 처해있는 딜레마이다.  

이름하여 최근 북 의도에 대해서는 참으로 많은 분석들이 난무하지만, 제대로 된 분석은 단 하나도 없다. 

코로나나 제재로 인한 "국가부도 위기”, “김여정 제1부부장의 2인자 각인”, “체제단속 및 내부결속력 강화”, “미국과는 상황관리, 만만한 남 정부상대” 등등. 여기에다 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해 ‘세금’ 운운하며 곁가지도 충분히 곁들인다. 대한민국 국민정서를 자극하기 위한 하찮은 하수놀음으로 말이다.  

여기에는 보수는 말할 것도 없고, 친정부 인사들 대부분도 이러한 분석에 함몰되어 있다. 

하지만, 필자 본인은 절대 그러한 주장과 논조에 동의하지 못한다. 그들 중에는-문재인 대통령을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는-필자 본인과 같이 위 분석에 동의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문 대통령과 이 정부의 대북 인식전환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극소수임도 분명하다. 필자 주변만 보더라도 이제는 문 대통령과 이 정부를 포기하자는 사람들도 꽤있다. 그럴 때마다 난 그들에게 이렇게 말해준다. 

“이 정부에 대해 기대하고 안하고의 그런 문제가 아니라, 이 정부는 태동하면서부터 태생적으로 안게 된 시대적 소명과 과제가 과거 보수수구세력에 의해 엉망진창 된 남북관계를 ‘교류와 협력을 넘어, 화해와 평화, 그리고 통일로 전진시켜’ 나가야 할 시대적 책무가 있고, 이를 위해 우리 시민사회진영은 때론 비판(견인), 때론 강력한 투쟁을 통해 이 정부가 그걸 해 낼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

그래놓고 이후 이러한 목소리를 수용하고, 안 하고는 이 정부의 몫이라고. 그래서 지금 이 짧은 글도 그 연장선상에 있는지 모른다. 

시작은 이렇다. 지금의 북 공세적 조치를 읽어냄에 있어 절대 경계해야 될 것이 ‘희망하는 것’, ‘체제 우월적 사고를 갖는 것’, ‘코너에 몰린 쥐가 문다는 격’ 등으로 인식해내는 것이다. 

그럴 때만이 지금의 이 북 공세가 경제난도 아니요, 코로나도 아니요, 국가부도와 같은 그런 위기상황도 아니요, 2인자 권력투쟁과 같은 말도 되지 않는 소리가 튀어나와야할 그런 시기도 하닌 것이다. 분명 이 모든 것들과는 하등 상관없다. 

왜냐하면 위와 같은 인식은 지난 과거에도, 더 지난 과거에도 해내었지만, 결국 북은 그 어떤 경제제재와 국난(하물며 제2의 고난의 행군시기에도)에도 보란 듯이 지금의 북 모습을 보여왔다. 아니, 핵무력 보유국가가 되어 전략국가의 반열에 올라섰다. 

그렇다면 이 지구상 그 어떤 국가보다도 승리의 길로 개척해온 것 아닌가. 그것도 미국 스스로가 이 지구상에서 유례없는 최강의 제재를 해왔다고 공언했음에도 그래왔다면, 그것 자체가 오히려 미국이 패배한 것이 아닌가?  

원인과 결과를 그렇게 봐야만 북은 과거에도 자립적, 자강적, 자주적, 자력주의에 기초한 국가경영을 해왔고, 앞으로는 그렇게 해 나갈 것이 보인다. 

그리고 다른 측면에서도 이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만약 위와 같은 분석-제재 등이 먹혀들어갔다고 본다면 북은 아마도 이미 몇 번, 아니 수십 번 망했거나 몰락했다. 

하지만, 북은 그런 모습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니 한번 생각해보시라. 인공위성과 국가 핵무력을 완성한 국가정도면 그 과학기술력 수준은 이미 이 지구상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그런 국가이지 않는가. 

그런 국가가 단지, 제재로 인해 물자 등이 부족해 그들이 설명해내고 있는 사회주의 발전단계에 걸맞는 충분한 인민생활 향상을 보장해주고 있지 못한 것이지, 그렇다하여 그것 자체가 세계 몇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과학기술력을 갖춘 국가가 제재로 망한다? 소설에서나 가능한 상상력이다. 

해서 지금의 북 공세적 조치를 아래와 같이 분명하게 봐야한다.(성격 규정)

첫째, 지금의 교착국면에 있는 남북, 북미관계를 새롭게 전환시키기 위한 거대한 판 흔들기가 시작되었다. 

둘째, 북은 지금 핵보유 국가의 위상에 걸맞는 핵활동 강화를 본격화하기 위해 사전 정지단계에 돌입했고, 이후 곧 미국과 최후 담판전략이 구사될 것이다.

셋째, 지금의 남북관계는 문재인 정부가 4.27판문점선언의 시대로 되돌아오지 않는 한 이 정부와는 그 어떤 민족운명문제도 함께 논의하고, 모색하지 않겠다는 엄중한 선언이다.(‘대적사업’ 선언이 갖는 의미)

그래서 지금의 남북 상황은 전혀 다른 시각으로 접근되어져야 한다. 

즉, 북의 그러한 수준에 걸맞는 우리의 전략적 사고와 정책이 입안되어져야 한다는 것이고, 그걸 통해 북과 상대해야 한다. 

그런 참모와 관료, 시민사회진영의 혜안을 꼭 기대해본다. 

 

 

저서로는 『수령국가』(2015)외에도 『사상강국: 북한의 선군사상』(2012), 『세습은 없다: 주체의 후계자론과의 대화』(2008)가 있다.

강의경력으로는 인제대 통일학부 겸임교수와 부산가톨릭대 교양학부 외래교수를 역임했다. 그리고 현재는 부경대 기초교양교육원 외래교수로 출강한다.

주요활동으로는 전 한총련(2기) 정책위원장/전 부산연합 정책국장/전 부산시민연대 운영위원장/전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사무처장·상임이사/전 민주공원 관장/전 하얄리아부대 되찾기 범시민운동본부 공동운영위원장/전 해외동포 민족문화·교육네트워크 운영위원/전 부산겨레하나 운영위원/전 6.15부산본부 정책위원장·공동집행위원장·공동대표/전 국가인권위원회 ‘북한인권포럼’위원/현 대한불교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 부산지역본부 운영위원(재가)/현 사)청춘멘토 자문위원/6.15부산본부 자문위원/전 통일부 통일교육위원 / 평화통일센터 하나 이사장/(사)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한 협력  자문위원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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