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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된 국가를 꿈꾸는 길목에서 자주 봐야 할 얼굴들’<산행기> 6.15산악회 2020년 5월 삼성산
조장래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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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5.27  22:2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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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장래 / 6.15산악회 회원

 

   
▲ 삼성산 국기봉에서 찰칵. [사진제공-6.15산악회]

6.15산악회에 들어온 지가 어언 1년 정도의 세월이 지나가는 듯하다. 작년 6월경 처음 소개를 받고 가게 된 산행은 과천 쪽에서 관악산을 타고 올라가는 것이었는데, 나에게는 6.15산악회와의 첫 산행이 있는 그 날 하루 종일 비를 맞으며 산행을 했다. 그리고 뒷풀이를 2차쯤하고 귀가할 무렵에 비가 그쳤던 것 같다.

나름 통일운동을 한다고 20여 년간 집회와 시위현장에 찾아다녔지만 6.15산악회원 중에서는 낯익은 분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고 몇몇 분들에 한정된 느낌이다. 그래도 우리의 통일된 국가를 꿈꾸며 걸어가는 길목에서 자주 얼굴을 봐야 할 동지들이라는 생각에 한 달에 한 번 있는 산행에 시간이 되면 자주 나가려고 애를 써본다.

이번 산행은 삼성산이라고 한다. 아마도 국내 여러 곳을 다니다보면 지방에서도 여러 번 들어본 이름인 듯싶다. 모이는 장소가 관악역 앞이라고 하니 관악산과 이웃한 산이라 짐작해보고 집을 나섰다. 10시경에 모이기로 하여 도착하였더니 이미 10명이 넘는 분들이 모여 다른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다.

잠시를 더 기다린 뒤, 김래곤 총무가 물과 먹을거리를 사가지고 돌아온 뒤 삼성산을 향해 길을 나설 때는 대략 20여명이 모여서 출발했다. 관악역 앞을 지나 건널목을 건너서 몇 걸음을 지나니 왼쪽에 가파른 나무계단에 삼성산을 향한다는 이정표도 같이 붙어있다. 얕은 산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생각보다 경사가 제법 가파르다.

조금 올랐을 뿐인데 벌써 산속으로 들어선 기분이다. 옆에서 같이 걷던 이성우 회원이 하얗게 활짝 핀 아카시아를 가리키며 보란다. 아카시아가 제철을 맞아서인지 탐스럽게 많이 열렸다. 우리로부터는 조금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향긋한 아카시아향이 우리에게까지 전해오는 듯했다. 먹을거리가 많지 않았던 어린 시절에 아카시아를 열심히 따먹던 기억이 떠오른다.

   
▲ 삼성산 제2전망대에서. [사진제공-6.15산악회]

얼마를 오르니 널찍한 바위가 나온다. 경사가 가파른 만큼 쉼터를 기대했던 건 나만은 아니었다 싶다. 모두 기다렸다는 듯 삼삼오오 모여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거친 호흡을 고르며 아래쪽으로 내려다보이는 전망을 즐긴다. 가파른 경사를 올라와서인지 안양과 군포, 의왕시 일대가 훤히 내려다 보였다.

안정된 호흡이 회복될 즈음 다시 길을 오른다. 얼마를 갔는지는 모르겠는데 마치 근처 동네사람들이 아침운동을 함께 나온 듯이 2~30여명이 모여 있다. 덩달아 우리 일행도 다시 엉덩이를 바닥에 붙였다. 그렇게 2~3번을 쉰 후에 삼성산과 관악산이 그려져 있는 산행안내도 앞에 여러 명이 모여 숙의를 한다. 논의 끝에 국기봉까지 갔다가 돌아와 안양유원지 방면으로 내려가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 즐거운 점심시간.  [사진제공-6.15산악회]

국기봉을 향해 가는데 허기를 느꼈는지 김재선 대장이 식사를 하고 올라가잔다. 20여명이 함께 앉아야 하니 자리를 여기저기 둘러본다. 마땅한 곳을 골라 점심먹기 편하게 앉는다. 산행 중에 먹는 점심처럼 맛있는 식사는 많지 않을 것이다. 준비한 도시락을 꺼내 하나 집어 먹는데 맞은편에 앉은 박영태 회원이 집에서 어머님이 직접 빚은 것이라면서 흰 팥고물에 쌓인 쑥떡을 건넨다.

떡을 좋아하기에 얼른 내 도시락과 바꿔먹자고 물물교환을 제안했다. 냉동을 시켰던지 처음에는 약간 차가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온기를 되찾아 괜찮았다. 그리고 정말 떡이 맛있었다. 고물 하나 남김없이 비닐봉지를 깨끗하게 비웠다. 연로하셨겠지만 어머님의 솜씨가 살아있는 듯했다. 음식은 맛있게 먹었지만, 몸 상태가 별로 좋지는 않은지 막걸리 몇 잔에 벌써 취기가 오른다.

어느 정도 식사가 이루어졌을 때, 류경완 회원이 6.15합창단에 새로 입회한 분이라면서 소개를 한다. 수습(?)기간 중이라는 설명과 함께 노래실력을 검증해야 한다고 하니 6.15산행에 처음 함께한 고영균 회원이 일어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노래에 자신이 없었으면 합창단에 발을 들여놓을 생각도 하지 않았겠지만, 노래를 상당히 안정되게 잘 불렀다.

이게 세대차이인지 모르겠다. 우리 때는 누가 노래하라고 하면 꽁무니를 빼던가 설사 하더라도 긴장을 하고 노래를 불러 안정감이 없는데 고영균 회원은 그렇지 않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여유롭고 안정감 있게 노래를 참 잘 불렀다. 그러니 노래가 끝나자마자 박수소리가 크게 나올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 너럭바위에서 이날 산행의 의미에 대해 말하고 있는 김재선 총대장. [사진제공-6.15산악회]

이렇게 점심을 마치고 국기봉을 향해 가는 줄 알았는데 바로 옆에 있는 큰 너럭바위에 앉으라고 한다. 올라오는 도중 중간중간 쉬면서 산상강연을 이 분 저 분에게 요청했는데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권오헌 회장님이 산행에 동행을 하실 경우에는 으레 산상강연을 해주셨는데 이번 산행에는 안 오셨다. 산상강연이 없는데 앉으라고 한 뜻은, 일단 단체사진을 찍은 뒤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사회를 맡은 이종문 회원이 나를 처음으로 지목한다. 산행기를 써야 하는 사람이 제일 먼저 소개를 하는 것이 관행이란다.

사실 관악역에서 모였을 때 김재선 대장이 나에게 다가와 이번 산행기를 쓰라고 하기에 못하겠다고 손사래를 쳤었는데, 이미 김재선 대장은 사회를 맡은 이종문 회원과 함께 짬짜미를 해두었던 것이다. 대중들 앞에서 산행기를 쓰는 것으로 공지를 한 것이나 다름없이 엮어놨으니 빼도 박도 못하고 이렇게 머리를 쥐어짜며 쓰게 된 것이다. 이런 글을 써본지가 아마도 학교 다닐 때를 제외하고는 처음이지 않은가 싶다.

   
▲ 문경새재 노래를 열창하고 있는 박희성 선생님. [사진제공-6.15산악회]

나를 시작으로 자기소개를 해나가는데 박희성 선생님의 차례가 되었다. 문경새재에 대해 말씀하시는 줄 알았는데 민요를 부르기 시작하신다. 90을 바라보는 연세에 가사에 대한 기억력과 리듬 감각은 여전하시다. 노래가사를 어디서 한두 번 들어본 듯하지만 가사를 거의 잘 모르다시피한데, 선생님은 완창을 하신다. 일행 모두는 함성과 함께 박수로 선생님의 완창을 응원하였다. 진행을 맡은 이종문 회원은 어느새 선생님이 노래하시는 모습을 동영상에 고스란히 담아 6.15산악회 카톡방에 올려놓기도 했다.

   
▲ 6.15합창단의 노래. [사진제공-6.15산악회]

다음으로는 6.15산악회의 가장 많은 구성원을 이루는 6.15합창단이 한꺼번에 모두 나왔다. 2세 2명을 포함하여 8명이나 됐다. 류경완 회원의 전체 소개와 함께 임을 위한 행진곡으로 합창단의 소명의식을 보여주었는데, 마치 박희성 선생님의 노래에 대한 답가처럼 들렸다.

소개를 마치고 국기봉으로 향한다. 관악산에 몇 번을 올랐지만 국기봉을 멀리서 쳐다보기만 했지 이렇게 국기봉 정상에서 사진을 찍어보는 것이 처음인 듯하다. 이제 헐떡거리며 올라가는 등산코스는 여기서 마무리를 하고 하산을 시작한다. 내려가는 도중에 샛길이 여기저기 있었는데 어디서 내려가야 할지 잠시 머뭇거리다가 김재선 대장을 찾아 방향을 잡고 내려간다.

   
▲ 산중턱에 자리 잡은 아담한 사찰 염불사. [사진제공-6.15산악회]

한참을 내려가니 산중턱에 자리 잡은 아담한 사찰 염불사가 나온다. 별다른 지시가 없어도 알아서 쉬는 시간을 갖는다. 처음 가보는 사찰이었는데 안쪽으로 들어가니 깎아지른 절벽위로 소나무 두 그루가 멋들어지게 서있다. 휴대전화기로 사진 몇 장을 찍어본다.

거의 다 내려왔을 무렵 일행이 다시 쉬는 시간을 갖는다. 천천히 내려오는 일행을 기다리면서 뒷풀이 장소를 의논한다. 그 지역에서 가성비가 제일 좋은 식당으로 가기로 결정한다. 식당이 컸고 주말이라 손님도 많았다. 적당히 술에 취했을 무렵 자리를 정리한다.

   
▲ '저기가 어딘가?' [사진제공-6.15산악회]

안양유원지 길을 따라 내려오는데 김현수 회원이 엿을 샀다며 먹으라고 엿봉지를 내민다. 술 먹은 뒤 입가심으로 괜찮겠다 싶어 넙죽 받아먹었는데 맛있었다. 몇 개를 더 받아먹었다. 엿을 입에 물고 이런저런 잡담을 하며 내려가는데 류경완 회원이 뒤에서 부른다. 다른 사람 불러서 한 잔 더 먹었으면 좋겠단다. 이미 다들 빨리 내려가서인지 주변에는 우리 세 사람만 걸어가고 있었다.

계속 걸으며 여기저기 전화를 해보라고 하는데 어느새 관악역에까지 다다랐다. 그런데 그곳에 앞서간 여러 분이 모여 있었다. 헤어진지 10~20분 정도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재회의 인사가 오래간다 싶더니 2차 방앗간으로 가잔다. 오래 머물지는 않았고 그 지역에서 오래살고 계시는 강남순 회원 내외분이 계산을 하고 호프집을 나섰다.

   
▲ 즐겁게 웃고 있는 강남순 회원 내외. [사진제공-6.15산악회]

집으로 향하는 전철이 1호선 관악역밖에 없으니 모두 함께 탑승을 했는데, 내가 먹은 막걸리양이 많았던 듯, 환승을 해야할 지점을 훨씬 지난 것도 모르고 계속 자고 있었는데 누가 나를 깨운다. 정신없는 가운데 얼굴을 들어 보니 권진덕 회원이다, 황급히 자리를 일어나 내렸다. 피곤할 때 술에 취하면 전철을 졸면서 오래 타는 습관이 도졌다. 간신히 집에는 돌아왔지만, 이런 일을 겪을 때마다 하루를 돌아보면서 혼자서 중얼거리는 말이 ‘줄여야지~’ 하면서도 다음 날이 되면 원위치로 돌아간다. 이번 생에 사람되기는 어렵겠다.

5월에는 우리가 기억해야 할 일들이 제법 있다. 작년에 정식으로 국가기념일이 된 동학혁명기념일,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 노무현 전 대통령 추념일 등도 있지만 통일을 같이 이루어야할 북에 대해 이명박 정부가 5.24조치를 내린지 10주년이 되었다. 남북화해 그리고 민족의 발전을 생각하면 반드시 해제되어야 할 조치이다.

얼마 전 통일부에서는 5.24조치는 이미 그 실효성을 상실했다고 했고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도 창작과비평 잡지사 인터뷰에서도 언급했지만, 문 대통령이 지지부진한 북미대화에 구애받지 않고 유엔안보리 제재에 구속되지 않는 대북사업을 주도적으로 해나갔으면 한다. 그렇게 하리라 기대해 본다. 그리고 역시 5월은 계절의 여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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