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月이 오네 (10)-포토(鋪道)위의 흔적


총구멍은 역사를 증언한다

=자유당 경찰들이 미친 듯이 쏘아대=
젊은 가슴과 같이 입은 상처


○... 너무나 슬프고 깊은 상처다. 그 자국이 지금도 아물지 않고 역사를 증언하고 있다.
동족을, 젊은 가슴을, 총알이 뚫고 나가 「돌벽」마저 파헤쳤다.
횟가루를 아무리 칠 해봐도 영원히 낫지 않을 이 밉고도 거룩한 생채기 - 
젊은이들은 알몸으로 쓰러져 갔다. 쓰러지면서 죽어가면서, 죽었어도 외친, 자유와 민주주의 부르짖음 – 피 흘리며 쓰러진 그 지점에 지금은 악법을 배격하는 군중의 함성이 터져 그치지 않고 있다.

○... 그날 경무대 어귀에서 처절한 동족 살육의 피비린내가 풍기고 있을 무렵 통의동 근방 해무청 근처와 시경 무기창고 주변에서도 학생들이 죽어갔다.
「선량한 학생들이 죽어가는 것을 그대로 볼 수 없다 우리도 총으로 살인 경찰을 없애자」고 맨몸으로 경찰이 쏘는 총 앞에 나섰다.
「수류탄을 얻어라」 「기관포를 뺏어라!」
학생들은 성난 사자모양 돌과 몽둥이로 무기고 동쪽 담을 뚫었다.
「와 - 」 소리와 함께 「시멘트」 벽에 커다란 구멍을 뚫었다. 몇 명이 그곳으로 기어들어가서 살인경찰의 총을 뺏으려고 했다. 총부리는 더욱 심하게 불을 뿜었다. 또 자꾸자꾸 쓰러졌다.
아무리 퍼부어도 물러서지 않는 젊은 사자들이었다.
마침내 장갑차를 앞세운 완전무장한 경과 一개 중대가 소총과 기관단총으로 소탕전에 들어갔다. 
「드륵! 드륵!」 미친 듯이 쏘았다.
아! 그래도 굽히지 않았던 넋들이여!

○... 그 거리에 3월의 따스한 볕이 덮였건만 새 정부가 젊은 피로 이룩된 정부가! 두개의 법(法)을 막으려는 줄기찬 외침이 다시 터져 나올 줄이야. 그 누가 꿈엔들 보았으랴?

(사진=4.19의 총탄자국 = 해무청(海務廳) 근처에서)

 

▲ 포토(鋪道)위의 흔적 [민족일보 이미지]

<민족일보> 1961년 3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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