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태워 버렸던 경찰서(警察署)

 

조국(祖國)의 얼은 죽지 않았다

=총 공사비 7,777만(總工事費 七七七七萬)환, 큼직한 유치장 마련 =

탕... 탕... 36명이 한꺼번에 쓰러져

 

○... 작년 십월 27일에 착공한 동대문 경찰서 청사가 이 달 말일에 준공된다.

총 공사비 7,777만환을 들여 현대건설(現代建設)에서 시공하는 이 청사는 4.19에 불탄 그 자리에 세워져가고 있다.

대지는 바로 그곳이기는 하나 옛 모습과는 전혀 다르다. 타다 남은 뼈다귀는 전부 허물어 버리고 정문도 서쪽에 있던 것을 남쪽으로 옮겨 설계되었다.

감옥과 같이 침침하던 집이 이번에는 전면(全面)의 대부분이 유리로 되어 밝아 보이는 것이 특색이다.

이 공사와 225평짜리 유치장도 함께 새로 단장되어가고 있고 높다란 통신 「안테나」도 하늘로 치솟아 가고 있다.


○... 4.19 그날 기세충천한 4백여 데모대는 종로 4가 일대를 휩쓸었다.

상오 11시20분 – 데모대가 동대문 경찰서 앞에 이르렀을 때 돌연 「탕탕탕...」

요란한 총소리가 났다. 35, 6명이 한꺼번에 쓰러졌다. 동대문경찰서 2층에서 전투복을 입은 경찰관이 데모대를 향해 일제 사격을 가했던 것이다.

4명이 그 자리서 즉사하고 숙대(淑大) 3년생 「홍춘후」양 등 31명이 부상을 입고 버둥질치며 신음했다. 피를 본 데모대는 죽음을 무릅쓰고 총탄을 뚫고 나가 경찰서에 불을 질러 버렸다.

그날 저녁 그 일대에는 경찰에서 탈취한 총으로 무장한 데모대들이 노기 찬 속에 여기저기의 파출소는 자꾸 타가고 있었다. 마흔 세개 파출소가 전소 또는 파괴되었고 소방차를 포함한 각종 경찰 차량의 피해는 2억환을 넘었다.

독재자의 앞잡이로 갖은 폭행과 강압을 다하다 못해 맨주먹으로 항거하는 군중들에게 까지 그들은 무자비한 총격을 퍼부었다. 그러나 조국의 얼은 죽지 않았다.


○... 완성되어 가는 동대문경찰서 청사 일대에는 「시멘트」와 「페인트」 냄새가 봄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피흘린 자국은 지금 보이지 않는다. 그때의 간부들은 대부분 전직되고 모두 새로운 마음으로 자리에 앉았으리...

경찰서 정문의 위치를 바꾸고 설계를 고쳤다고 민주주의는 바로 잡아 질 것인가?

4월과 함께 국민은 위정자를 더욱 날카롭게 응시하고 있다.

 
(사진=완성되어 가는 동대문 경찰서(上)와 4.19때 맨주먹의 「데모」대에 총탄을 퍼붓고 있는 그 당시의 경찰관들)

▲ 4月이 오네(7) [민족일보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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