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관 기자(ckkim@tongilnews.com)


▶처음으로 읽는 통일교과서『통일은요∼∼』
[저자] 박현희, 임영태, 정진화 
[출판사] 푸른나무

작년 6월 남북정상회담 이후 우리사회는 새로운 흐름에 들어섰다.

이산가족 상봉이 이루어지고 장관급 회담 등 당국간 대화는 물론 금강산과 평양에서 민간 교류도 활발히 이루어졌다. 이러한 현상을 두고 일부에서는 `통일시대`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정작 통일시대에 접어든 지금 우리 국민들의 통일의식은 어디까지 와 있을까.
특히 통일시대의 주역이라 할 수 있는 지금의 청소년들의 경우에, 북한과 통일은 `너무나 먼 존재`이거나 `통일은 돼도 좋고, 안 돼도 그만`이라는 의식이 알게 모르게 자리하고 있다.

푸른나무에서 출판한 `처음으로 읽는 통일교과서`라는 부제를 단 『통일은요∼∼』는 이러한 작금의 현실 속에서 청소년들에게 통일교과서의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책이다.

1부 `통일문답 : 통일이 되면 무엇이 달라지나`는 `통일은 꼭 해야 하나?`, `통일이 되면 군대에 안 가도 될까?`, `통일이 되면 세금을 더 많이 내야 하나?`등 제목만 보아도 금새 청소년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문제들을 쉽게 설명해 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부 `북한 사람들은 여가를 어떻게 보낼까?`와 3부 `북한의 권력 구조는 어떻게 돼 있을까?`는 북한의 사회와 정치에 대해 설명해 주고 있다.

4부 `이산가족은 왜 생겼을까?`는 `휴전선은 언제 생겼을까?`, `6.15 남북 공동 선언은 무슨 내용을 담고 있나?` 등 남북관계와 관련된 통일의 역사를 최근의 논점까지 담아서 풀어내고 있다.

딱딱하고 어렵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북한과 통일에 대한 이야기를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추려고 애쓴 이 책은 표와 그림, 사진들을 다양하게 사용하고 있으며, 단편집 하나까지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더구나 신문, 자료, 책 등의 자료를 풍부히 인용, 제시함으로써 책의 객관성을 높이고 꼼꼼한 용어설명은 읽는 이의 불편함과 지루함을 덜어주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이 책의 필자들인 박현희(전국사회교사모임 교사), 임영태(민족통일연구소 연구위원), 정진화(전교조 교사)씨 등이 평소 청소년들과 함께 호흡하고 오랫동안 통일에 관심을 가져왔던 교사이고 연구자였기에 가능할 수 있었으리라.

그러나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일관되게 `통일시대`에 맞는 민족화합 의식을 담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 도덕 교과서나 통일부에서 발간하는 책자들이 통일교육을 강조하면서도 구체적 내용으로 들어가면 기존의 냉전적 시각을 온전히 벗어던지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면, 『통일은요∼∼』는 처음부터 끝까지 올곧은 역사의식에 근거해 북쪽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서술하는데 충실하다는 점을 높이 살 수 있다.

특히 이 책은 북한 사회나 통일 문제를 표피적으로 있는 사실 자체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 맥락` 속에서 이해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책들보다 더 깊은 역사의식을 담은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 책이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췄다고는 하지만 결코 쉽지만은 않다. 이야기 식으로 쉽게 풀어쓴 것도 사실이지만 많은 수치와 도표, 익숙치 않은 단어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저학년보다는 중학생 고학년에서 고등학생이 주 독자층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며, 어떤 의미에서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의 수업교재로 더욱 많이 활용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많은 주제를 제한된 지면에 모두 다루려는 시도가 갖는 장점도 있지만 문제점도 지적될 수 있을 것이다. 통일방안이나 민족자주의 문제 등 어렵지만 중요한 문제들이 충분히 다루어지지 못한 측면이 있는가 하면 `북한에는 불량 청소년이 없나`처럼 청소년들의 구미에 맞춘 듯한 대목도 눈에 뜨인다.

이런 몇 가지 제한성에도 불구하고 통일시대에 맞는 통일교과서를 갈망해온 많은 일선 교사들과 학생들에게 `처음으로 읽는 통일교과서` 『통일은요∼∼』는 분명 하나의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형식과 새로운 의식으로 씌어진 `통일교과서` 『통일은요∼∼』가 일선 교육의 현장과 서점에서 어떤 반응을 얻을 수 있을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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