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서 역사적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 30일 오후 판문점에서 만난 것입니다. 판문점이 어떤 곳입니까? 1950년 한국전쟁 때 당사자인 북한과 미국이 전쟁을 멈추자며 만나 회담했으나 결국 평화협정이 아닌 정전협정을 맺은 곳입니다. 이곳에서 1953년 정전협정 후 66년 만에 양국 정상이 만난 것입니다.

이어, 놀랄만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을 사이에 두고 악수한 후 트럼프 대통령이 MDL을 넘는 이른바 ‘깜작 월경’을 한 것입니다. 두 사람은 북측 지역 판문각 계단 아래에까지 가 다시 악수를 나눴습니다. 김 위원장의 표현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땅을 최초로 밟은 미대통령’이 된 것입니다. 다시 남측 지역으로 온 두 사람은 자유의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만났습니다. 역사상 처음으로 남북미 정상들이 그것도 판문점에서 만난 것입니다.
 
인사만 나누는 ‘잠깐 만남’이 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자유의 집으로 들어가 53분간에 걸쳐 회담을 했습니다. 사실상 세 번째 북미 정상회담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백악관으로 초청했으며, 북미 실무협상이 2,3주 동안 진행될 것으로 확인돼, 지난 2월 하노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교착상태에 놓여있던 북미관계에 본격적인 대화의 물꼬가 터진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으로부터 시작된 ‘작은 몸짓’이 북측의 적극적 화답으로 하루 이틀 만에 한반도에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역사적 사건’으로 비화된 것입니다. 판문점에서 ‘김정은-트럼프’ 만남에 이어 ‘문재인-김정은-트럼프’ 만남이 가능했던 이유는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상호 신뢰에다 ‘오늘 판문점회담의 중심은 북미 간 대화’라고 미리 정리한 문재인 대통령의 헌신적인 역할이 안받침 됐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4.27 남북 정상회담과 6.12 북미 정상회담으로 한반도에 평화프로세스가 가동되었습니다. 산이 있으면 골이 있는 법. 올해 2월 사실상 결렬된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으로 한반도에 잠시 찬바람이 불었습니다. 그러나 ‘김정은-트럼프’ 두 정상은 이번 6.30 판문점회동을 기점으로 하노이회담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하나의 과정’으로 말끔히 정리했습니다. 게다가 판문점에서의 ‘문재인-김정은-트럼프’ 회동으로 사실상 종전선언도 이룬 셈입니다. 분명, 한반도에서 ‘평화프로세스 시즌2’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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