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주이 / 종주대 총무
 

일자: 2019년 5월 26일(일)
구간: 이기령가든~이기령~상월산~원방재~백봉령
산행거리: 13.5Km(접속구간 3.5km 포함) / 7시간(식사 및 휴식시간 포함)       
산행인원: 14명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

5시가 조금 넘은 시간 밝은 하늘을 보며 집을 나선다.
정수리로 차갑게 내려앉는 어둠과 추위가 있는 계절을 생각하면 해가 길어진 당일산행의 발걸음은 절로 가벼워진다.
출발지인 사당에서 만난 대원들의 옷차림이 벌써 여름산행을 보는 듯 시원하다.
처음 ‘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에 참가한 615산악회의 김박 대원의 소개를 들으며 버스가 출발한다.

들머리 이기동 마을

10시가 넘어 이기동 마을 들머리에 도착해서 산행준비를 한다.
이기령까지는 해발고도 500m를 오르는 3.3km의 급경사 길이다.
지난번 하산 때 가파른 흙길을 한참 내려왔으니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몸을 푼다.
산행길 입구 산불감시초소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10시 20분 산행을 시작한다.

▲ 들머리에서 단체사진.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산행 최대의 고비

오전부터 뜨거운 햇살이 비치고, 나무그늘 없이 급경사의 메마른 흙길은 시작부터 쉽지 않다.
이기령 능선길에 들어서면 어렵지 않은 길이니 마음의 위안을 삼으며 부지런히 발을 옮긴다.
1km 남짓 걸으니 장재터와 길을 가르는 표지판이 나온다.

▲ 장재터 삼거리에서 박흥기 대원.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이기령을 향해 급경사를 오르는 대원들.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이기령까지는 2.3km.
표지판에서는 이제 500m를 올라왔다는데 벌써 땀이 줄줄 흐른다.
조금 더 걸으니 ‘반달곰 산악회 농장’의 산막 앞에 평상이 놓여있고 땀을 식히며 쉬고 있는 대원들이 눈에 들어온다.
강남순 대원이 수박을 간식으로 내어준다.
강남순 대원과 함께 산행하면 늘 맛있는 음식이 따라온다.
무거운 배낭이 걱정되면서도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면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 산막 앞에서 휴식을 취하는 대원들.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한양옛길 안내판에서 이종문 대원.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동지의 하산

이제 나무그늘이 조금씩 보인다.
이 길만 오르면 오늘 산행의 힘든 구간은 넘긴다고 하니 아직 단련되지 않은 다리를 열심히 움직여 본다.
이기령이 얼마 남지 않은 지점에서 대장님의 전화벨이 울린다.
후미에서 두 분이 되돌아간다는 연락이다.
이기령으로 하산했던 지난 산행에 참가하지 않았던 김박 대원과 강남순 대원이다.
초반 오르막에서 무리를 하신 모양이다.
곧 능선길에 들어서면 어렵지 않은 길이라 더욱 안타까웠다.

▲ 가장 선두에 김박 대원.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하얀 거짓말

드디어 이기령에 도착했다.
널찍하게 앉아 쉴 곳이 많은 이기령은 올라오는 길과는 달리 평온해보인다.
백봉령까지 10km가 남았지만 난이도로 보았을 때 반은 온 것과 다름없다는 이야기가 오간다.
그 때 누군가 말했다. “산에서 하는 말은 반은 거짓말이야.”
산에서 말하는 힘든 정도를 이야기할 때 꼭 나오는 레퍼토리다.
조금이라도 속여서 심리적 안정감을 주려는 말이니 거짓말이라고 해도 탓할 방법이 없다.
그저 정답은 차량을 만나는 순간까지 열심히 걷는 것이다.

▲ 이기령.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상월산을 지나

1km 정도 지나 상월산 헬기장에 도착했다.
산행정보에 헬기장이 있는 곳은 ‘구상월산’, ‘상월산 동봉’으로 불리기도 한다.
숲길을 조금 더 지나서 상월산이 나온다.
상월산에서는 나무에 가려 조망이 훤하지는 않지만 가야할 1022봉과 능선이 보인다.

▲ 상월산 조망.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멀리 동해바다가 보이는 전망.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박명한 대원.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원방재로 향하는 내리막 길을 가기 전에 점심식사를 한다.
식사 후 오르막길을 가는 부담을 없애기 위해 식사 위치를 정하는 일은 꽤나 중요하다.

▲ 점심식사.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왕성히 자란 풀

길이 좋고 나무그늘이 많이 드리워져 있어 예상보다 덥지 않은 산행이다.
어느새 나무의 잎과 풀들은 훌쩍 자라서 산길을 쉽게 열어주지 않는다.
풀을 헤치고 산길로 뻗어 나온 나뭇가지를 피하며 산행을 한다.
길을 막고 진을 친 거미줄과 달려드는 벌레들과의 실랑이도 시작됐다.
몸은 번거롭지만 뭇 생명들의 열정이 느껴져 반가운 마음이 더 크게 느껴진다.

▲ 숲길을 지나는 성민철 대원.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조망바위에서 전용정 대장.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조망바위에서 이계환, 이종문 대원.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조망바위에서 오동진 후미대장.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조망바위에서 본 파노라마 풍경.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원방재로 내가는 길에 전망이 탁 트이는 조망바위를 만난다.
범위가 좁아서 둘씩 돌아가며 올라서서 바쁜 숨을 잠시 고르며 사진을 찍는다. 
가파른 길을 내려 오늘의 대간길 중 가장 낮은 고도인 원방재에 도착했다.

▲ 원방재에서 단체사진.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1022봉을 지나

이번 산행의 최고봉인 1022봉부터 백봉령 까지는 순탄한 내림 길이다.
막바지 된길이라는 마음에 1시간여를 부지런히 올랐다.
나무에 가려 조망이 없는 1022봉에서는 개인사진 촬영을 했다.
1022봉을 내려서면서 넓게 분포한 조릿대 길을 지나고 조망이 좋은 곳에서 잠시 땀도 식힌다.

▲ 1022봉에서 개인사진(왼쪽부터 이석화, 심주이, 김성국, 성민철 대원).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1022봉에서 김종택, 박흥기 대원.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조망바위에서 이지련 단장.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조릿대길.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백복령 가는 길

백복령을 2km 정도 남긴 지점에서 둘러앉아 남은 간식과 얼려왔던 시원한 캔음료를 함께 나누어 먹는다.
더운 날 산행 막바지 행동식의 백미는 단연 박명한 대원이 얼려오는 황도캔이다.
지칠 땐 단물이라며 황도를 대원들의 입에 하나씩 넣어주고 단 국물도 챙겨주신다.
이렇게 챙겨주는 능력자가 있어 대간길에 함께 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부터는 쉼 없이 하산하기로 하고 출발한다.
평탄한 숲길을 부지런히 걷다가 옆으로 석회석 채굴로 한참 깎여나간 자병산이 보인다.
본래 백두대간 길은 자병산을 지난다.
지금은 석회 채굴로 자병산의 모습은 바뀌고 대간길을 우회하게 되었다.
깍여서 하얗게 속살이 드러난 자병산을 보며 한없이 내어주는 자연의 고마움에 그리고 상처 낸 미안함에 마음이 엄숙해진다.

▲ 하산길에 바라본 자병산 모습. 석회석 채굴로 하얀 속살이 드러나 있다.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백봉령에 도착하니 일찍 헤어졌던 강남순, 김박 대원과 기사님, 먼저 도착한 대원들이 백봉령 표지판 아래에서 만나 즐겁게 회우하고 있다.
한데모여 단체사진을 찍고, 근처 ‘백복령 쉼터’에 자리한 지역음식점에서 시원한 메밀국수로 산행을 마무리 한다.
이렇게 ‘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의 세 번째 봄이 지나간다.

▲ 대원들이 하나둘 백복령 표지석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날머리 백복령에서.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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