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정 / 종주대 대장 

 

일자: 2019년 5월 12일(토요 무박산행)
구간: 댓재~두타산~청옥산~고적대~이기령~잎새바람 민박
산행거리: 22.18.km(접속구간 3.8km 포함) 
산행시간: 11시간 36분(식사 및 휴식시간 포함)
산행인원: 15명

03:30 댓재 출발
04:58 통골재
05:16 일출
06:00 두타산
07:17 박달재
08;05 청옥산
09:33 연칠성령
10:15 고적대
11;49 갈미봉
13;35 이기령
15:06 잎새바람 민박

 

▲ 고적대에서 청옥산을 배경으로.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가장 긴 구간을 만났다. 소위 ‘두타청옥’이라 불리는 구간으로 접속구간을 포함해 22km가 넘는다. 지금껏 가장 긴 구간을 확인해보니 2017년 9월에 지리산 성삼재~삼각고지~음정마을 코스로 21km였다. 그때 초등학교 4학년이었던 이가희 양도 엄마 장소영 대원과 함께 참석했다. 다시 생각해 봐도 대견하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구간에 이번 구간이 긴 거리이므로 몸 관리 잘 하라고 대원들에게 당부했었는데 잘 갈 수 있을지 내심 걱정이 된다. 그런데 무박에 20km가 넘는 긴 구간임에도 15명의 대원이 참석했다. 조한덕 대원도 오랜만에 고3 수험생인 아들 민혁이와 함께 참석했다.

▲ 들머리 댓재에서.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새벽 3시 20분 들머리 댓재에 도착, 단체사진을 찍고 두타산을 향하여 출발한다. 평탄한 길을 한 시간 정도 걸으니 날이 서서히 밝아오며 나무 위에선 새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무박산행에서는 상큼한 새벽 공기와 빛나는 일출 못지않게 숲속에서 청량하게 울리는 새소리가 기분을 좋게 만든다. 어둠 속 랜턴에 의지한 채 걸어가는, 약간은 몽롱한 정신을 깨우면서.

▲ 어둠속 두타산을 향해 산길로 접어든다.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통골재를 지나면서 완전히 날이 밝았다. 동해 쪽에 구름이 많이 끼어 일출을 보지 못할 줄 알았는데 구름 위로 해가 솟아올랐다. 일출을 감상하고 두타산을 향해 걸어가는 길에 진달래도 피고 야생화도 눈에 띄기 시작한다. 1,000m가 넘는 고지대라 아직도 진달래꽃이 많이 피어있다.   

▲ 일출을 바라보는 대원들.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언제나 일출은 가슴을 뛰게 한다.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일출 후 다들 두타산에 가볍게 올랐다. 두타산에 오르니 사방이 트여 조망이 시원하다. 앞으로 가야 할 청옥산이 지척에 보이고 대간길 능선이 쭉 뻗어있다. 이번 코스는 동해바다를 우측에 두고 북쪽으로 나란히 가는 코스인데 동쪽에 구름이 끼어 바다를 보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 두타산에서 바라본 청옥산.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두타산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나니 조한덕 대원이 앞으로 중간탈출 코스가 어디냐고 물어 본다. 다리 상태가 끝까지 가는 것은 무리일 것 같아 민혁이와 단둘이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한다.

어차피 중간에 내려 갈 거면 두타산성을 거쳐 무릉계곡으로 내려가는 코스가 조망이 좋으므로 두타산에서 내려가기로 한다.

▲ 두타산 정상에서.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고3 수험생인데도 불구하고 아빠와 함께 오랜만에 참석한 조민혁 군.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조한덕 대원이 하산길 두타산성에서 찍은 물개바위 사진.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두타산에서 약간의 요기를 한 후 박달재를 지나 8시경 청옥산에 도착. 다들 컨디션이 좋은 것 같다. 그리 크게 힘들어하지 않고 청옥산까지 왔다. 동해 쪽을 보니 운해가 끼어 있다. 바다는 볼 수 없지만 운해가 낀 풍경이 멋있다.

청옥산에서 아침식사 후 잠시 눈을 붙이기로 한다. 시간 여유만 있다면 한 시간 정도 여유롭게 한숨 자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 청옥산에서 바라 본 동해 쪽 풍광.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이제 이번 구간의 하이라이트인 고적대를 향해 다시 걸음을 옮긴다. 고적대 올라가는 길 바위 중간중간 진달래가 피어 있고 산을 감싼 구름을 배경으로 바위에 서있는 모습들이 선남선녀가 따로 없는 듯하다. 

주위 풍광을 둘러보며 다들 감탄사를 연발한다. 가히 이번 구간의 하이라이트며 백두대간에서 손꼽힐 만한 곳이다. 다만 고적대 정상이 좁아 오래 머물러 있기가 어려운 것이 아쉬울 뿐이다.

▲ 고적대 아래에서 심주이 대원.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고적대 앞에서 이지련 단장.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고적대 정상에서.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고적대를 내려와 갈미봉을 향하던 중 등산객 한사람이 일행과 떨어졌는지 무릉계곡 내려가는 하산길을 물어본다. 지도를 보니 조금 더 진행하면 하산길이 나온다고 알려주었지만 미심쩍은지 따라오질 않고 뒤돌아 간다. 

지도상에 길 표시는 있지만 백 프로 장담할 수 없는 입장에서 자신 있게 따라오라고 이야기할 수 없어 더 이상 이야기하지 않았는데, 조금 더 가니 무릉계곡 쪽 하산길이 표시된 이정표가 나온다. 

뒤에 오는 이지련 단장께 전화하여 하산길이 나타났으니 등산객에게 앞으로 오라고 이야기하여 하산길을 안내해 주었다. 단체산행을 하다보면 예기치 않게 일행과 떨어질 수 있으니 반드시 지도를 가지고 다녀야 한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 고적대를 지나면서 구름속 숲길을 걸었다.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고적대부터는 평탄한 숲길이 계속 이어지고 안개 낀 묘한 분위기 속에서 중간중간 나타나는 야생화가 지루함을 달래주었다. 

▲ 둥글레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홀아비바람꽃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연영초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피나물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나도옥잠화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갈미봉을 넘어 이기령이 가까워 오기 시작하자 대원들 중에는 백봉령까지 가도 되지 않겠나하는 이야기도 나온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18km를 왔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그것은 무리. 

이기령에서 백봉령 10km는 지루하기 그지없는 봉우리의 연속이다. 아마 예상보다는 덜 힘들게 이기령까지 왔다는 표현일 것이다.  여하튼  계획했던 시간에 맞춰 13시 30분경 이기령에 도착했다.  이제 내려가는 길만 남았다. 

▲ 모두 별로 힘든 기색 없이 이기령에서.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이기령은 영동지방인 동해에서 영서지방인 정선 임계 쪽으로 넘어가는 고개 길로서 옛날 보부상들과 한양으로 과거보러 가던 선비들이 넘나들던 길이라 한다.   

▲ 한양길이라 이름 붙인 이기령 길.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마지막 하산길이 모두를 힘들게 했다.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그러나 막판 하산길이 다리를 아프게 할 줄 누가 알았으랴. 이기령에서 내려오는 길은 처음에는 경사도 완만하고 길바닥도 좋았는데 거의 다 내려와서는 도로를 넓히는 공사를 해서인지 비포장 경사진 길에 잔돌까지 깔려 있어서 모두를 힘들게 했다.

더군다나 잎새바람 민박으로 우리를 태우러 올라오기로 한 버스가 바로 아래 절에서 초파일 행사를 하는 바람에 올라오질 못해 포장길을 걸어 더 내려가야 했으니 지친 대원들이 그냥 길에 주저 않아 버린다. 우여곡절 끝에 버스가 간신히 올라와 뒤풀이 장소인 동해 바다로 향했다.

▲ 동해 바닷가에서.[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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