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27 전국농민대회를 준비 중인 박행덕 전농 의장과 23일 전농사무실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역사적인 4.27 판문점선언 1주년을 앞두고도 흥이 나지 않는다.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없이 끝난 채 남북간 대화마저 사실상 끊긴 탓이다.

정부가 준비 중인 판문점에서의 기념행사에 북측은 응하지 않고 있고, 민간단체들의 임진각 행사도 남측 단독행사에 불과하다. 6.15남측위원회를 비롯한 통일운동단체들은 27일 임진각에서 ‘DMZ 평화 손잡기’와 기념행사를 준비 중이지만 딱히 내세울 것도 마땅찮다.

이런 상황에서 ‘통일트랙터’를 앞세우고 임진각으로 향하는 농민들의 대오는 단연 눈길을 끌 수밖에 없다. ‘통일트랙터 품앗이’ 운동은 농민들과 국민들의 성금으로 트랙터를 구입해 북녘으로 몰고가 북녘 농민들과 어울려 농사짓는 ‘품앗이’를 실현함으로써 분단과 대북제재의 장벽을 무너뜨리자는 것.

박행덕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의장은 23일 <통일뉴스와>의 인터뷰에서 “4월 27일 움직일 수 있는 것은 28대”라며 “4월 27일은 1차로 움직이는 것이고, 5차가 됐건 10차가 됐건 갈 수 있을 때까지, 대북제재가 해제될 때가지 지속적으로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선을 넘자’는 캐치프레이즈를 앞세워 지난해 출범한 17기 전농을 이끌고 있는 박행덕 의장은 “통일트랙터도 선을 넘자는 하나의 목적에서 시작했던 것이다. 통일트랙터로 분단의 선을 넘자, 대북제재를 해제해서 북으로 가자는 취지를 가지고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한 “트랙터는 우리 농민들에게 농사를 짓기 위한 하나의 농기구이면서도 땅을 정지하고 없는 길도 닦아서 갈 수 있는 그러한 능력을 가진 하나의 장비”라며 “트랙터는 농사지을 수 있는 농기구이면서 전체 국민의 마음을 모아낼 수 있는 하나의 도구라고 보면 되지 않겠나”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인터뷰에 배석한 강광석 전농 정책위원장은 “통일트랙터 사업을 북에 대한 지원사업으로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경계한다”며 “품앗이는 실은 사람과 사람, 노동과 노동이 연대하고 오고가는 사업이다. 그래서 우리는 품앗이 사업은 대북제재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랙터를 몰고 가 북녘 농민들과 어울려 농사를 짓는 ‘품앗이’가 어떻게 제재대상이 될 수 있느냐는 항변이다.

그는 “전쟁시기 트랙터는 전쟁물자이겠지만 평화시기의 트랙터는 농자재”라며 “통일트랙터는 남측 농민의 것도 아니고 북측 농민의 것도 아니고 평화와 통일, 번영을 바라는 8천만 겨레의 것”이라고 규정하고 “남북공동 경작지가 만들어지면 우리 공동소유의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장은 “남북 농민들이 항시적으로 통일을 논의하고 함께 농사지을 수 있는 이른바 개성공업지구와 같은, 통일농업지구도 필요하다”며 “전체 남북이 노력하면 식량자급은 달성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도 했다.

전농은 26일 오후 7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통일트랙터 출정식 및 미국반대 자주평화 행진’을 갖고 27일 오후 2시 파주 통일대교 앞에서 ‘대북제재 해제! 통일품앗이 실현! 4.27 전국농민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어 6.15남측위원회 등이 4.27을 기념해 14시 27분부터 시작하는 평화손잡기에 동참하고 오후 4시 기념대회에 참석한다.

투박한 농부의 손을 가진 박행덕 전농 의장과의 인터뷰는 23일 오후 2시 서울 용산 전농 사무실에서 강광석 정책위원장이 배석한 가운데 진행됐고, 박 의장은 인터뷰 직후 27일 행사 현장답사 차 임진각으로 향했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이다.

“통일트랙터로 분단의 선을 넘자”

▲ 박행덕 전농 의장과의 인터뷰는 강광석 정책위원장이 배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통일뉴스 : 먼저 4월 27일 ‘통일트랙터 품앗이’ 행사를 소개해 달라.

■ 박행덕 의장 : 4월 27일은 4.27 판문점선언 1주년이 되는 날이다. 남북 정상이 마주보고 앉아서 서로 남북관계에 대해서 대화의 물꼬를 텄던 1주년을 기념해서 진행한다.

통일트랙터는 4.27 이전부터 기획을 했었다. 작년 평창올림픽 때 우리가 평창에서 ‘통일밥상 차리기’를 했고, 그리고 나서 다음 사업으로 통일트랙터를 기획하게 됐다. 그때 당시만 해도 지금과 같이 대화가 활성화되고 트일 것이라고 생각지도 못했었다. 통일밥상을 제기할 때는 ‘남북 정상회담을 하라’는 요구가 우리의 주된 목표였다.

전농 17기 집행부가 ‘선을 넘자’라는 목표를 가지고 출발하면서 통일트랙터도 선을 넘자는 하나의 목적에서 시작했던 것이다. 통일트랙터로 분단의 선을 넘자, 대북제재를 해제해서 북으로 가자는 취지를 가지고 시작했다.

그런데 1년이 되는 지금까지도 뭐 크게 성과가 없지 않나. 대북제재가 해제됐다든가 아니면 예전과 같이 서로가 왕래를 할 수 있다든가 아니면 금강산이나 개성공단을 다시 열겠다든가 이런 구체적인 것이 안 되고 있다.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되는 아픔도 상당히 작용했다.

통일트랙터를 지금까지 쭉 준비해 왔고, 4.27 판문점선언 1주년 즈음해서 4월 27일날 북으로 가겠다는 계획을 세워 통일부에 북한방문신청을 하고 준비하고 있다.

□ 방북신청을 하려면 북측의 초청장이 필수인 것으로 아는데, 초청장이 첨부됐나?

■ 아직 북의 초청장은 첨부하지 못했다. 지금 보류 상태라고 봐야 한다.

□ 여러 교류협력사업이 있을 텐데, 통일트랙터 사업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설명해달라.

■ 트랙터는 자체의 의미가 있다. 트랙터는 우리 농민들에게 농사를 짓기 위한 하나의 농기구이면서도 땅을 정지하고 없는 길도 닦아서 갈 수 있는 그러한 능력을 가진 하나의 장비다.

트랙터는 농사지을 수 있는 농기구이면서 전체 국민의 마음을 모아낼 수 있는 하나의 도구라고 보면 되지 않겠나.

□ 통일트랙터는 여기서 마련해서 보내주는 건가? 아니면 직접 가서 경작을 돕는 건가?

■ 말 그대로 품앗이는 인적교류를 하자는 것이다. 트랙터를 품앗이 농사짓고 가져올 것이냐 아니면 거기 놓고 올 것이냐 이런 부분은 당국 간에 더 협의가 돼야 한다.

우리 전농이 주도가 돼서 준비한다고 하기는 했지만 이건 국민들 성금으로 모아놓은 것이기 때문에 남북한 8천만 국민의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전농 의장이 속단해서 이렇다 저렇다 말하기는 좀 애매하다.

□ 트랙터는 지금 몇 대나 준비돼 있나?

■ 4월 27일 움직일 수 있는 것은 28대인데, 우리가 계획했던 100대가 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4월 27일은 1차로 움직이는 것이고, 5차가 됐건 10차가 됐건 갈 수 있을 때까지, 대북제재가 해제될 때가지 지속적으로 해나갈 계획이다.

□ 4월 27일 임진각 행사 규모와 일정 등을 소개해달라.

■ 통일트랙터 28대와 1,500명이 모여 임진각에서 2시에 먼저 별도 행사를 한다. ‘대북제재 해제! 통일품앗이 실현! 4.27 전국농민대회’다. 그리고 14시 27분 인간띠잇기를 하고 오후 4시 본대회에 결합하는 것으로 돼 있다.

“우리가 목표로 하고 있는 100대만 되겠나”

▲ 광주.전남 지역에서 모여든 통일트랙터 12대가 25일 전남도청 앞에 모여 출정식을 가졌다. [자료사진 - 전농]
▲ 26일 통일트랙터 출정식과 27일 4.27 전국농민대회를 알리는 포스터. [자료사진 - 전농]

□ 4.27 판문점선언과 9.19 평양공동선언을 계기로 당국 간 회담은 진행되고 있지만 민간교류는 거의 안 되고 있는 상황이다.

■ 민간교류가 지연되는 것은 당국 간에 협상이 우선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니까 아무래도 민간 쪽의 사업이 늦어지는 것 아니냐 이렇게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현재 민간차원에서 교류가 조금 늦어진다고 실망한 건 없고 우리는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6.15남측위원회나 한국진보연대, 전농, 민주노총이 함께 역량을 모아서 지속적으로 요청할 생각이다.

□ 지난해부터 전농 17기 의장을 맡았는데, 정권이 교체돼 있는 상황에서 남북교류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을 것 같다. 민간교류에 소신이 있다면?

■ 북은 고난을 겪으면서도 자주적인 독립국가로서 민족의 자존심을 지켜준 측면이 우리보다 훨씬 많다. 그래서 북에 대한 마음의 빚을 우리가 조금이라도 갚아야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는 지금까지 (남북)당국 간에 협의가 이루어지고 있으니까 당국이 모든 것을 해나가겠지, 또는 북미 간에 회담이 진행되고 하니까 거기만 바라보고 있었던 측면이 없지 않아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살펴보니까 지금 자꾸 비끌리는 현상이 나온다. ‘아 이건 아니구나. 우리 국민들 의식이 자각해서 지금은 우리 국민들이 해야 되겠구나’ 이런 생각을 갖는 우리 민중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앞으로 자기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 나섰을 때 상당한 호응이 따르리라고 저는 보고 있다.

현재 통일트랙터가 28대 준비돼 있지만 여태까지는 전농이 중심이 돼서 지역주민들과 해왔는데, 앞으로 적극적으로 더 국민들을 설득해서 전체 국민이 나서서 할 수 있는 사업으로 승화시켜 나가려 하고 있다. 그랬을 때 우리가 목표로 하고 있는 100대만 되겠나. 훨씬 넘어설 수 있는 그러한 사업이 될 수 있다. 나는 이렇게 자신하고 있다.

“문재인 정권 들어 농업정책 오히려 후퇴했다”

▲ 박광덕 전농 의장이 지난달 19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와 남북협력 전면화를 위한 각계 공동 시국회의’ 기자회견에 참석해 농민을 대표해 발언하고 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 현실은 남측도 농업위기에 몰려있고, 북측은 늘 식량이 부족한 형편인데,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서 농업정책에 진전이 이루어지고 있나?

■ 문재인 정권 들어서 농업정책이 나아진 것은 하나도 없고 오히려 후퇴했다고 볼 수 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다. 우선, 농민들의 몸에 와닿는 정책들이 하나도 발표된 것이 없고, 이전에 해서 실패했던 사업들만 줄줄이 들고 나오는 그러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생산을 부추겨서 생산량을 늘려주는 그런 역할을 해야 되는데 쌀의 경우 생산량을 감소시킬 수 있는 정책을 들고 나와서 하고 있다. 밥쌀 수입까지 강행하고 있고 쌀 목표가격 문제도 이번 4월 국회는 물건너 간 것 같다. 5월 국회에서도 가능할지 지금 상당히 참담한 실정이다.

전농으로서는 문재인 정권의 농업정책에 대해 기대를 많이 했는데, 그리고 우리 농민들 역시 ‘그래도 우리가 조금은 나아지지 않겠느냐’ 기대했는데, 나아지기는커녕 오히려 더 못한 실정이 돼버리니까 실망감이 크다.

□ 북측과 협의할 때 통일트랙터 사업에 대해서 호응이 괜찮았나?

■ 강광석 정책위원장 : 2월 13일 금강산 새해맞이 연대모임에서, ‘6.15남측위원회 농민본부’와 북측 농근맹(조선농업근로자동맹)과 ‘6.15북측위원회 농민분과위’가 회합을 했는데 그 회합의 결과가 3가지가 있다.

첫 번째로, 남측 농민이 준비하고 있는 통일트랙터 사업은 대북제재를 뚫고 남북교류를 실현 하기 위한 목적이라는데 공감하고 함께 하기로 합의했다.

지금 여러 가지 국내외 여건상 북측이 당장 오라 오지마라 할 수 있는 조건은 아니지만 통일트랙터 사업에 대한 남측, 북측 농민들의 마음은 하나일 것이다.

□ 금강산 새해맞이 연대모임에서 협의된 다른 내용들도 소개해달라.

■ (강광석) 두 번째는 남북 농민 공동행사를 포함해서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을 이행하기 위한 실천기간으로 4.27~9.19를 정하고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기로 합의했다.

세 번째로는 남측이 이미 제안했던 남북농민 공동경작지 조성, 공동식량계획 수립을 위한 농민토론회, 남북농민 상호교차방문 사업등 남북 농업농민 교류와 관련된 실무협의를 실천기간에 진행하는 걸로 합의했다.

“개성공업지구와 같은 통일농업지구도 필요하다”

▲ 검은 얼굴과 거친 손은 박행덕 의장이 전형적인 농부임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공동식량계획 수립이라든지 공동경작지 조성 사업 등은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문제인 것 같다. 전농은 큰 구상을 가지고 있나?

■ 남측이 됐든 북측이 됐든 DMZ(비무장지대)나 전라북도 새만금 지역 같은 곳을 확보해 우리 민족에게 필요한 식량은 우리가 자급해서 만들어야 되지 않겠나. 말만 선진국이지 식량 하나 제대로 수급하지 못한 상황 아니냐.

공동경작지는 이전에 남과 북이 고성 삼일포협동조합 경험이 있다. 남북 농민들이 항시적으로 통일을 논의하고 함께 농사지을 수 있는 이른바 개성공업지구와 같은, 통일농업지구도 필요하다. 전남 해남 쪽에서는 간척지를 남북농민 통일특구로 만들어서 공동경작하자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전체 남북이 노력하면 식량자급은 달성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런 계획들을 남북이 머리를 맞대고 같이 연구하고 노력하면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에 그런 제안도 우리들이 하고 있다.

□ 그런 일은 민간이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 해야 하는 것 아닌가.

■ 그렇다. 정부에서 해야 하는데 정부에서 워낙 손을 대지 않고 있으니까 아쉬운 사람이 샘을 파듯이 우리 농민들이 우선 나서서 정부에서 하기를 요구하면서 이렇게 하고 있는 것이다.

■ (강광석) 덧붙이자면, 종자교류 또 영농자재, 그리고 농기계 등 다양한 분야의 물적 교류가 하루속히 되는 것이 남북의 농업을 동시에 발전시키고, 실제로 식량자급률을 민족의 이익에 맞게 끌어올리는 중요한 방편이다.

또한 아울러서 남북 농민의 독립성을 회복하기 위한 인적 교류사업도 다양하게 진행돼야 된다. 이게 남쪽 농민들의 생각이다.

특히 통일트랙터 사업을 북에 대한 지원사업으로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경계한다. 품앗이는 실은 사람과 사람, 노동과 노동이 연대하고 오고가는 사업이다. 그래서 우리는 품앗이 사업은 대북제재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트랙터라는 물품을 놓고 보면 ‘이게 대북제재 대상이냐 아니냐’ 이런 말이 나올 수 있지만 ‘품앗이는 인적교류다’, 이렇게 요구하는 것이다.

우리 농민들은 순수한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이미 판문점선언과 9월 공동선언에서 한반도에서 전쟁이 끝났다고 했다. 특히 9월 공동선언은 ‘사실상의 불가침선언’이라고도 한다. 전쟁시기 트랙터는 전쟁물자이겠지만 평화시기의 트랙터는 농자재인 것이다. 개념부터 확실히 달라져야 한다.

통일트랙터는 남측 농민의 것도 아니고 북측 농민의 것도 아니고 평화와 통일, 번영을 바라는 8천만 겨레의 것이다. 그래서 북에 주고 오느냐 남측으로 가지고 오느냐 이런 개념으로 파악할 게 아니다. 남북공동 경작지가 만들어지면 우리 공동소유의 것이다. 이런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통일트랙터는 제2의 소떼다”

▲ 박행덕 의장은 국민들의 참여를 필요하다고 동참을 호소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통일트랙터에 대한 의미부여가 인상적이다.

■ (강광석) 전농이 통일트랙터를 ‘제2의 소떼’라고 생각하는 이유가 있다. 첫 번째로는 둘 다 농자재다. 밭을 가는 농자재이자 농기구이다. 그런데 1998년도에는 넘어갔는데 2019년에 넘어가지 못할 이유가 없다.

또 하나는 1998년도에 소떼가 닫힌 남북관계를 열었듯이 2019년도에 트랙터가 닫힌 남북관계를 열겠다는 그런 의지가 있는 거다.

세 번째는 정주영 명예회장은 소 한 마리 판 돈을 가져와서 기업을 일구었지 않나. 그래서 소 1001마리를 북에 가져간 거였다. 그건 자기 부모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한 효도라고 본다면 우리는 어려운 시기에 고난을 이겨낸 북측 인민에 대한 남측 농민의 의리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는 통일트랙터를 ‘제2의 소떼다’ 이렇게 보고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 북측 식량사정이 어렵다는 전언이 있지만 소상히 알기는 어렵지 않나.

■ (강광석) 2016년 WFP(유엔세계식량계획) 발표에 의하면 곡물상황은 굉장히 안정적이다. 식량 자급률이 95%에 달한다는 발표가 있었다. 그렇지만 쌀은 부족하다.

남측은 전체 곡물 중에 쌀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88%인데, 북측은 전체 곡물 중에 쌀이 차지하는 비중은 45% 수준인 것으로 안다. 그래서 고난의 행군 때처럼 식량사정이 나쁘지는 않지만 여러 가지 기후 여건, 토양 여건만 놓고 봤을 때 쌀은 항상 부족한 상황일수밖에 없다. 그 규모가 약 40만톤일 것으로 우리는 보고 있다.

8천만 통일겨레가 넉넉한 쌀을 먹기 위해서는 전체 170만 헥타르 정도의 농지가 필요한데 현재 남북이 합쳐서 보유하고 있는 농지는 140만 헥타르 정도다. 여전히 30만 헥타르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쌀을 줄인다는 생산조정제, 휴경제 이런 것은 얼토당토 않은 정부의 농업정책이다. 농지를 보존하고 쌀을 증산해서, 북의 표현대로 하면 ‘알곡 증산’해서 남북의 전체 통일겨레가 충분하게 넉넉한 식량을 섭취할 수 있도록 공동으로 노력해야 된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 남기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 우리 국민들이 북을 돕는다는 개념이 아닌, 서로 내 자신을 돕는다는 생각으로 같이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남과 북이 서로 부족한 것을 채워주고 함께 울고 웃는 한민족이 됐으면 좋겠다. 여태까지 우리가 5천년을 같이 살아오면서 그렇게 즐겁게 살아왔지 않나.

그런데 불과 70년 헤어져 살면서 상당히 이질감이 생겨버렸다. 자주 만나서 자주 대화하고 서로 협력하면 금방 해소되리라 생각한다. 우리 전체 국민들의 협조가 상당히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함께 동참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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