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서울시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앞 지하도 계단. 고무 풍선으로 특별히 제작된 빨간색 대형 휠체어가 처박혀 있어 지나가는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미술의 형식으로 세상에 발언해 온 오종선 작가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함께 하는 7회 개인전 '장애차별 철폐'展이 이날부터 20일까지 진행된다.
오 작가는 "선진국이라고 하면 국민소득이 3만불이니 4만불이니 이야기하는데 그런 소리 할 것없이 장애인들이 살기좋은 세상이 선진국이라는 생각으로 작품을 했다. 휠체어를 만들어 지하도 계단에 '처박힌' 모습을 표현한 것은 장애인들이 이런 계단앞에서 얼마나 힘들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고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4월 20일은 법정기념일인 '장애인의 날'이다.
20일이 토요일이나 일요일인 경우 18일에 기념식이 열리는 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이날 '장애등급제 '진짜 폐지'없는 제39회 장애인의 날 기념식 규탄대회'를 미리 개최했다. 또 15일부터 20일까지 420주간으로 정해 장애등급제 폐지를 위한 집중 투쟁을 벌이고 있다.
오 작가는 "이번 주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장애등급제 폐지' 등 요구를 말하는 주간이다. 계속 집회를 하고 계시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제작했다"고 말했다.
예술가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최소한 1년에 한번은 작품으로 말하겠다는 오 작가는 지난 2007년 12월 당시 한나라당의 차떼기 뇌물수수를 조롱하는 퍼포먼스 '떡값'展을, 지난해 3월 7일에는 조선일보 건물을 배경으로 광화문광장에 장자연 씨의 영정사진을 세워 '장자연'展을 펼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