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진 / 후미대장

 

​<백두대간 29구간> 산에서의 1박, 드디어 꿈이 이루어지다

일시 : 2018년 7월 8일(무박)
구간 : 하늘재 ~ 탄항산 ~ 주흘산갈림길 ~ 마패봉 ~ 조령3관문
거리 : 10.7km(접속구간 1.2km 포함)
시간 : 5시간 50분(휴식시간 포함)인원 : 8명

 

다시 이화령에 서다

▲ 29구간 들머리 이화령에서.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29구간은 가족과 함께하는 1박2일의 여름 힐링캠프와 결합된 산행이다. 대간산행을 약속한 11명의 대원과 힐링캠프에 참가하는 가족들은 대림역에서 출발하는 승합차와 사당역, 천안역, 일산, 문의에서 출발하는 승용차를 이용해 약속시간인 9시30분에 이화령휴게소에 모두 도착하였다. 

그동안의 경험에 의하면 놀러가는 시간은 칼같이 지켜지고 회의시간이 가장 늦는 것 같다. 이화령 표지석 앞에서 전체 사진을 찍고 백두대간 산행팀과 둘레길팀이 나뉘어졌다. 둘레길팀은 산막이 옛길 산책과 계곡에서 물놀이를 하다가 오늘 숙소인 조령산휴양림에서 만나기로 했다. 

▲ 본격적인 등산에 앞서 이화정에서.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조령샘에서 한 잔.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대간팀은 11명. 지난 28구간 산행은 이화령에서 시작해 남진을 했는데 이번에는 북진이다. 이화정 앞에서 인증사진을 찍고 가벼운 마음으로 산행을 시작한다. 

이화령이 해발 548m이고 조령산이 1017m라 가파른 오르막을 예상했는데 등산로에 들어서니 곧바로 능선으로 올라가지 않고 완만하게 산허리를 굽어 돌아간다. 

날씨도 좋고 울창한 숲속을 걸어가니 발걸음도 가볍다. 한 30분 남짓 걸었을까? 이번 구간에서 유일한 샘터 조령샘이 나타났다. 아직 갈증은 없었지만 안 마실 수 없는 분위기다. 바가지로 한 모금 마시니 물맛이 아주 좋고 시원하여 가져온 물병에 새로 채워 넣었다. 이제부터 조령산까지 본격적인 오르막 산행이다. 

황홀한 경치에 넋을 잃고

▲ 조령산 정상에서.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암벽으로 된 산.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주변 산들.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조령산(1017m)은 문경시 문경읍과 충북 괴산군 연풍면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소백산맥에 솟아 있으며, 조령은 문경새재·새재라고도 부른다. 백화산, 희양산, 대야산, 조항산, 청화산으로 이어지는 소백산맥의 준령은 한강과 낙동강을 가르는 분수령이 되고 있다. 

조령산과 남쪽의 백화산 사이의 고개가 이화령이고, 북쪽으로는 마패봉과 이어지는데 그 사이 고개가 조령이고 그곳에 조령 제3관문이 있다. 

이화령에서 새도 쉬어간다는 조령산 정상까지 2.8Km나 되고 1000고지가 넘는데도 힘들지 않게 올라왔다. 정상에 올라서자 눈앞에 펼쳐진 풍경에 모두들 탄성을 지른다. 환상적인 자연의 선물에 모두들 입이 딱 벌어질 지경이다. 

며칠 전 비켜가기는 했지만 7호 태풍 쁘라삐룬의  바람이 모든 먼지들을 쓸어갔고, 많은 비까지 온 후라 푸른 하늘 아래 모습을 드러낸 산들의 모습이 너무나 황홀하였다. 대원들은 아름다운 풍광을 사진에 담기에 바쁘다. 

가시거리가 얼마나 좋은지 저 멀리 있는 산들도 선명하게 보였다. 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펼침막을 들고 정상의 기쁨을 사진기록에 남기고 잠시 휴식시간을 가졌다. 

▲ 멋지게 자란 소나무와 함께.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신선암봉 표지석.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나 올라갈래!"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조령산에서 937m의 신선암봉으로 가는 1.5km정도의 길은 환상적인 암릉지대다. 신선암봉은 남쪽으로는 조령산, 북쪽으로는 깃대봉과 연결되어 소백산맥의 줄기를 형성하며 문경새재 도립공원에 속하고 괴산 명산 35곳 중 하나라고 한다. 

하얀 화강암 바위와 녹색의 숲이 잘 어우러지고 조망이 매우 뛰어난 구간이라 암벽이 나타나도 힘든 줄 모르고 밧줄을 탄다. 아무리 경사가 심한 암벽도 그동안 400Km 가까이 걸으며 단련된 대원들에게는 장벽이 되질 않는다. 

오르내림이 아주 심한 곳은 목재 계단으로 잘 정비해 놓았다. 도시는 지금 무더위에 지쳐있을 때인데 이곳은 시원한 바람까지 곁들인 좋은 날씨에, 멋진 풍광으로 기쁨이 배가된 최고의 산행으로 기록될 구간이다. 

▲ 즐거운 점심식사.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괜한 것이 아니다. 보는 즐거움을 실컷 맛봤으니 이제는 먹는 즐거움을 가질 시간이다. 나무그늘 사이에 자리를 펴고 간단하게 싸온 점심을 풀어 놓는다.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햇볕이 운치를 더하고 옹기종기 모여 앉아 서로의 것을 나눠먹는 점심은 꿀맛이다. 이런 자리에 술을 못먹게 하다니. 아~~~소주 한잔이 그립다. 

직벽의 암릉도 가볍게 오르고

▲ 암벽 위에 선 소나무들.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유난히 밧줄 구간이 많다.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신선암봉에서 깃대봉 갈림길을 지나 조령으로 내려가는 등산로는 난이도가 높은 암릉구간이 많았다. 곳곳에 직벽에 가까운 암벽이 앞을 가로막고 있다. 여러 개로 연결된 로프에 매달리다시피 해야 오르내릴 수 있다. 

밑에서 올려다보면 아찔할 정도의 절벽이다. 그 힘겨운 코스에서도 눈만 들면 파란 하늘이 손에 잡힐 듯 다가와 있다. 능선에 올라서면 조망이 아주 좋고 우람하게 자란 소나무들이 화강암 바위들과 어울려 아름다운 숲을 이룬다. 

바위틈에서 수십 년을 모질게 버텨온 소나무들이 더 이상 삶을 지탱하지 못하고 곳곳에서 고사목이 되어 서있다. 살아오면서 보았던 그 아름다움을 못 잊어서 일까. 죽어서도 꼿꼿하게 서있는 모습이 경이롭기까지 하다.

▲ 조령 3관문에서.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29구간 날머리 조령에서.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조령은 조선시대에는 영남과 한양을 잇는 중요한 길목으로 영남대로라 불렸으며 군사적 요충지로서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기도 하였다. 낙동강을 따라 올라오다가 조령을 넘으면 한강으로 연결되니 충주에서 배를 타면 한양으로 가기가 쉬웠을 것이다. 

조령은 조령산과 마패봉 사이에 있는 고개로 옛 문헌에는 초점,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조령이라고 기록되어 있는데 그 어원은 억새풀이 우거진 고개, 새도 날아서 넘기 힘든 고개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사적 147호인 조령 3관문은 해발 650m에 있으며 장부 1인이 능히 만 명의 적을 막아낼 수 있는 천혜의 요새라고 한다. 신라가 백제와 고구려의 남진을 효과적으로 막아낸 곳이기도 하다. 임진왜란 때 신립 장군은 이곳을 포기하고 충주 탄금대에서 배수진을 치고 싸우다 패퇴한 한이 서린 곳이다.

조령으로의 하산길은 힐링캠프 가족들과 만날 기대감에 발길이 빨라졌다. 조령 표지석과 조령 3관문에서 사진을 찍고 서둘러 조령휴양림으로 내려가니 둘레길팀들이 반가이 맞아준다. 

씨앗 하나 땅에 떨어져
 - 정규원 대원

씨앗 하나 땅에 떨어져
땅의 냄새를 맡고
싹이 터서 커다란 나무가 되기까지
그 곳의 고유한 바람과
해와 비와 새소리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았음을
소홀히 하지 않았음을
감사히 받았음을
하늘말나리는 알고 있다.

신라가 고구려가 지나간 하늘재보다
더 높은 새재는 새도 넘기 힘든 고개
이 쪽과 저 쪽을 가르는 고개의 숙명은
차라리 비바람에 날을 세워
애국과 매국을 가르고
비겁과 용기를 분별할 수 있는
표석이 되었다.

왕도정치 백성을 위한 정치
엄격한 이치와 법에 의한 정치
어짊으로 다스리는 이상세계
그 푸른 꿈을 이루지 못한 청춘들
이 고개에 새겨 넣으며
굽이굽이 눈물이 고여
이토록 푸른 산수국이 되었을지도
4월 5월 6월
여름 가을 겨울
장군의 목이 떨어지고 핏물에 다시 씨앗이 떨어진
더 높은 이화령을 넘은 단절의 존재
거꾸로 가는 시간을 시간을
가뭄을 가뭄을 녹여내
반드시 꽃을 피워내는

구절초는 알고 있다.
끊어질 듯 말 듯
끊어지지 않은
지리산 한라산에서 백두산까지
백두대간의 맥이 이어져 있는 것을
바위 위에 아슬히 쌓인 솔잎에도
그 씨앗이 떨어져 반드시 꽃을 피웠다는 것을

 

▲ 하산 후 조령산 휴양림 숙소에서 고기를 굽고 있는 건각들.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백두대간 종주대팀과 둘레길팀이 함께 만나 즐거은 저녁식사.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장소영 대원이 전체 게임 사회를 보고 있다.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마시고 또 마시고...... 황홀하고 찬란한 밤하늘의 별과 함께 밤새도록 이어지는 힐링캠프.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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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30구간>  이틀 연속 산행의 새 기록을 세우다

일시 : 2018년 7월 8일(무박)
구간 : 하늘재 ~ 탄항산 ~ 주흘산갈림길 ~ 마패봉 ~ 조령3관문
거리 : 10.7km(접속구간 1.2km 포함)
시간 : 5시간 50분(휴식시간 포함)인원 : 8명

 

술과의 싸움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

▲ 힐링캠프 첫째날 저녁식사와 함께 약주를...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어두워지자 숙소 안으로 들어와 계속되는 술캠프.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30구간 산행은 가족과 함께하는 1박2일간의 힐링캠프에서 대원들이 술을 얼마나 자제할 수 있는냐에 따라 성패가 결정될 것이다. 

29구간 산행 후의 갈증과 시원한 물소리까지 들리는 숲속의 휴양림에서는 술의 유혹에서 절대 벗어날 수 없는 일. 갖가지 술과 안주가 준비되고 오랜만에 함께하는 통일뉴스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이니 잔치집이 따로 없다. 휴양림 마당에 돗자리가 펴지자 불판에서는 삼겹살이 지글거리고 순대볶음까지 올라오니 한잔, 두잔 술술 넘어간다. 

밤새도록 끝날 것 같지 않은 이 잔치는 백두대간 종주라는 엄숙한 목표가 있는 대원들은 아쉬움을 뒤로하고 12시에 누울 수 있었지만, 종주에 참여하지 않는 대원들은 새벽까지 달리다가 체력이 바닥나고서야 비로소 멈출 수 있었다고 한다.  

새벽4시. 일제히 알람이 울어댄다. 동시에 대원들은 한사람도 머뭇거리지 않고 벌떡 일어났다. 대단하다. 산에서는 아무리 술을 마시고 잠을 못자도 새벽이면 일어나진다. 대충 씻고 김성국 대원이 미리 끓여놓은 김치찌개로 아침밥을 먹고 짐을 꾸려 하늘재로 나선다. 장마 한 가운데인데도 이틀 동안 날씨가 너무 좋다. 

월악산 국립공원에 들어서다

▲ 30구간 들머리 하늘재에서.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산에는 절대 오르지 않고 둘레길이나 참가하여 운전해 주겠다던 강휘석 대원의 도움을 받아 승합차로 문경 관음리의 하늘재로 향했다. 

하늘재는 문경읍 관음리와 충주 수안보면 미륵리를 연결하는 고개로 해발 525미터에 위치해 있으며 하늘과 맞닿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백두대간에 놓인 최초의 고개로 한강유역 진출을 위해 신라 아사달 왕이 서기 156년에 개척하여 고려 때까지 사용된 길로 한자음으로는 계립령이라는 설명이 붙어 있다. 

조령휴양림에서 하늘재로 올라가는 길은 두 방향이다. 미륵리 주차장은 가깝지만 등산로 입구까지 2.5Km나 걸어 올라가야 해서 우리는 이화령을 넘어 문경 관음리 하늘재에 도착하니 6시다. 

30구간 산행 인원은 29구간 참여자 중 3명이 빠진 8명으로 줄었다. 하늘재 표지석이 서있는 들머리에서 사진을 찍고 산행을 시작하였다. 

▲ 급경사.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아침햇살이 찬란하게 나무 사이를 비추고 시원한 바람이 분다. 술로 몽롱하던 머리가 개운해지고 찌부둥하던 몸뚱아리도 가벼워지는 것 같다. 하늘재구간은 백두대간꾼이 아니면 접근하기가 불편한 곳이라 찾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 곳이다. 

등산로를 따라 월악산국립공원이라는 표지석을 심어 놓았다. 지리산국립공원, 덕유산국립공원, 속리산국립공원을 지나 네 번째 국립공원에 들어선 것이다. 완만한 오르막에 비교적 흙길이라 등산이 어렵지는 않다. 

6시30분 하얀 마사토로 덮여있어 이름지어진 모래산에 도착하여 잠깐 다리쉼을 하고 다시 탄항산을 향해 걷는다. 능선길이지만 양쪽으로 녹음이 우거져 전망이 좋지 않고 추운 느낌이 들 정도로 쌀쌀한 기온이다. 날씨는 좋은데 먼 산에는 구름이 덮여있고 전망을 보여주는 장소가 드문 구간이다.  

오르막길도 거침없이 가다보니 어느덧 탄항산 정상

▲ 탄항산 정상 직전 전망 좋고 바람부는 곳에서.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탄항산 정상에서.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갑자기 전망이 탁 트이고 고사목이 아름답게 서있는 곳이 나타나 탄항산 정상이라고 짐작하고 잠깐 휴식을 취하면서 단체사진을 찍었다. 

조망이 좋아서 월악산의 영봉도 보이고 어제 실컷 본 아름다운 산들도 다시 보게 되었다. 흙길을 조금 오르니 그제서야 백두대간 탄항산 856m라고 쓰여진 아담한 정상석이 보인다.  

충주시 수안보와 문경읍 평천리를 사이에 두고 서있는 탄항산은 수항산으로 불리다가 숯항산에서 탄항산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조선시대 5개의 봉수노선중 하나가 지나갔던 곳으로 봉수대터도 있다고 하는데 찾아보진 않았다. 

천오백년 역사의 숨결을 간직한 산성길

▲ 조령산성.[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신라가 고구려와 백제의 남진을 막기 위해 군사적 요충지인 이곳에 산성을 쌓았다고 한다.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탄항산에서 평천재까지는 평탄하고 쉬워 산꾼 사이에서는 비단길이라 불린다는데 오르내림이 심하다. 평천재를 지나니 가파른 경사면이 나타나고 철계단을 오르자 다시 능선에 서게 되었다. 

산위에는 조령산성의 흔적이 군데군데 남아있다. 신라가 고구려와 백제의 남진을 막기 위해 군사적 요충지인 이곳에 산성을 쌓았고 마의태자가 피난한 길이라고 한다. 문경에서 조령을 넘으면 충주가 나오는데 온달산성과 온달의 죽음을 생각하면 이지역이 고구려의 남진과 신라의 북진을 둘러싼 치열한 격돌의 현장이었음을 흩어진 산성이 보여주는 것 같다. 

휴양림에서 간단하게 준비한 음식인데도 자리를 펴고 둘러 앉아 먹으니 풍족하게 느껴진다. 이 모든 것이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헌신적인 준비와 수고를 아끼지 않았기에 가능한 것이다. 

이번 여름힐링캠프는 30명이 넘는 인원이 1박2일간 조령산휴양림에서 진행되었다. 참가인원이 많다보니 차량도 10대나 움직여야 했고, 복권당첨만큼이나 어렵다는 휴양림 예약과 먹을 것, 재미있게 놀 프로그램 준비 등 힘든 일을 김성국 대원과 심주이 총무가 해냈다. 대원 모두의 마음을 모아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최고봉인 주흘산 오를 것인가 말 것인가?

▲ 마패봉에서 즐겁게.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이번 구간의 가장 최고봉인 주흘산(1108m) 갈림길에 도착한 우리는 약간의 고민을 해야 했다. ‘우두머리 의연한 산’을 의미하는 주흘산은 문경의 진산이며 문경새재의 주산이기는 한데 정상까지 가파른 오르막길을 1시간이나 왕복해야 한다. 이틀 연속 산행에다가 어제 과음한 탓에 대원들 모두 그냥 지나치기로 하였다. 
 
주흘산을 건너뛴 산행은 마패봉 밑에까지는 평탄한 길이 이어져 오히려 여기가 비단길인 것 같다. 마패봉 정상까지 약 700m는 이번 구간에서 가장 가파른 오름길이다. 

마패봉(927m)은 충북 중원 상모면과 괴산 연풍면 그리고 문경읍과 경계를 이루는 산으로 마역봉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마패봉이란 이름은 암행어사 박문수가 이산을 넘으면서 마패를 걸어놓고 쉬어 갔다는 데서 유래 되었다고 한다. 
 
마패봉. 오늘 산행의 마지막 정상이다. 역시 조망이 좋다. 주흘산, 주봉, 신성봉 등이 눈에 들어오는 곳이다. 예정된 시간보다 빠르게 왔지만 사진만 찍고 서둘러 하산한다. 

힐링캠프 참가자들이 사진으로 보내온 시원한 계곡에서의 수박, 아이스파인애플과 막걸리의 유혹을 어찌 뿌리칠 수 있겠는가. 

밧줄에 몸을 맡기고 조령 3관문으로 12시 하산

▲ 밧줄을 타고 하산길로.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하산길에 본 멋진 풍경.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30구간 날머리 조령 3관문에 내려오니 변광무 대원이 기다렸다가 찰칵.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마패봉에서 조령 3관문까지의 하산길은 급한 내리막길이고 바위 구간이 길어 밧줄에 의지해 하강해야 한다. 이후 나무계단과 흙길을 내려오면 익숙한 조령 3관문이 보인다. 

조령 관문은 문경 새재에 있는 조선시대의 관문으로 제1관문(주흘관), 제2관문(조곡관), 제3관문(조령관) 및 부속성벽을 통틀어 말한다. 
 
문경새재는 영남과 기호 지방을 연결하는 대표적인 옛길로 선비들이 장원급제를 꿈꾸며 과거를 보러 한양으로 넘나들던 길이었다. 

단양으로 넘어가는 죽령은 대나무처럼 미끄러진다고 해서 기피했고, 대전으로 넘어가는 추풍령은 추풍낙엽처럼 떨어진다 하여 기피했는데, 새재는 문경(聞慶)이라는 지명이 경사스러운 소식을 듣는 고장이라는 뜻이 있어 과거급제를 바라는 많은 선비들이 좋아했던 고갯길이 되었다 한다. 

▲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이번 산행에서는 토종인 꼬리진달래와 하늘말나리, 수국 등 여름꽃을 만날 수 있었다. 

▲ 둘레길팀은 휴양림 개울가에서 힐링 중.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점심식사 후 헤어지기 전에 단체로 찰칵.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30구간 종주대는 계곡에서 놀고 있는 힐링캠프 참가자들의 열렬한 환영 속에 휴양림에 도착하였다. 

간단하게 땀을 씻고 각자 짐을 정리한 다음 미리 예약한 휴양림입구에 있는 식당에서 삼계탕으로 몸보신을 하는 것으로 풍요롭고 즐거웠던 1박2일의 여름힐링캠프 여정을 모두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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