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덕 교무)


출근 준비를 하며 세수 후 물기를 닦아내던 수건을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오랜 벗이며 은혜만 받은 수건에 새삼스럽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가방을 챙기며 주머니에 담긴 손수건을 발견하곤 문득 제 일터의 풍경을 떠올립니다.

▲ 수건을 떠올리며 올리는 감사의 명상. 뜨거운 여름날 보이는 땀과 얼룩뿐만 아니라 마음이 탐진치로 물들었을 때 '눈에 보이지 않는 수건'이 되어 어리석음을 닦아내 주길 바랍니다. [사진제공-정상덕 교무]

원불교소태산기념관 건축현장 지상층 공사현장은 1주일간의 장마가 지나가고 더위와 치열한 싸움 중입니다.

가림막 없는 현장의 따가운 햇빛으로부터 노동자들의 얼굴을 가려주는 베일과 목을 감싸주는 면수건, 그리고 머리를 보호하는 안전모 안의 두건까지 '수건'이라는 한 이름으로 모여듭니다.

새삼 고맙고 은혜로운 물건이구나 하는 데에 생각이 다 다릅니다.

보이는 땀과 얼룩뿐만 아니라 마음이 탐진치(貪瞋癡 탐내어 그칠 줄 모르는 욕심과 노여움과 어리석음)로 물들었을 때 ‘눈에 보이지 않는 수건'이 되어 어리석음을 닦아준 것들을 떠올립니다.

삶의 작은 웃음, 기쁨의 눈물, 인내, 성현의 말씀. 스승님과 벗님 등 마음의 수건들을 찬찬히 떠올리며 감사 명상을 올리는 밤입니다.


2018년 07월 12일 원불교소태산기념관 현장에서 정 상 덕 합장

 

 

원불교 교무로서 30여년 가깝게 시민사회와 소통하고 함께해 왔으며, 원불교백년성업회 사무총장으로 원불교 100주년을 뜻 깊게 치러냈다.

사회 교화 활동에 주력하여 평화, 통일, 인권, 정의와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는 일에 늘 천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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