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규 / 종주대원

일시 : 2018년 6월 10일(일) 
구간 : 은티마을 ~ 지름티재 ~ 희양산 ~ 이만봉 ~ 곰틀봉 ~ 사다리재 ~ 안말
거리 및 산행시간 : 11.81km, 7시간 47분(휴식시간 포함)
산행인원 : 12명

 

▲ 백두대간 길은 늘 아름답다.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2018년 6월 10일, 이른 아침 6시 40분까지 사당역에 도착하기 위해 첫 전철을 타도 어려울 것 같아, 산악대장께 10분 정도 늦을 거라고 미리 연락드리고 출발했지만 역시나 정시에 도착할 수는 없었다. 

미안한 마음에 얼른 승차하니 대원들이 반갑게 맞아주어 조금은 부담을 덜었다 싶은 마음으로 자리에 앉아 출발하려는 순간 산악대장께서 “이번 산행후기는 이종규 대원이 아직 한 번도 쓴 적이 없으니 준비해 주셨으면 합니다”라고 말씀하신다.
 
글을 쓴다는 것은 엄청 부담스러운데 라고 생각하면서도 입에서는 “네”라는 대답이 나온다.

▲ 27구간 들머리 은티마을 입구에서.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버스가 27구간 출발점인 은티마을 입구에 도착하는 순간, 앗 여기는 와 본 적이 있는 곳인데... 라는 생각이 든다. 기쁜 마음에 전화 한 통화하고, 산행을 위해 출발점인 은티마을 입구에서 인증샷과 함께 출발.

다른 산행팀들보다 한 발 앞서 산행을 시작하여, 마을 입구를 지나 산길로 접어드는 입구엔 ‘백두대간 희양산’을 알리는 표지석이 우리 일행을 반긴다. 어제 밤 사이 내린 비의 영향인지 바람은 시원한 느낌이지만 몸에서는 땀이 줄줄 흘러내리기 시작할 즈음, 중턱에서 잠깐의 휴식과 함께 이석화 대원이 준비한 얼음 슬러시처럼 시원한 과일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나오던 땀을 식혀준다.  

지름티재에 도착하기까지는 그리 어렵지 않은 약간의 오르막길을 모든 대원이 힘차게 오르니, 과거에는 이 장소에서 봉암사의 스님들이 산행을 막기도 했었다는 이야기와 여기서부터 희양산까지는 1.5km의 거리인데 아주 험한 90도에 가까운 직벽을 지나야 한다는 이야기도 함께 이지련 단장께서 전해 주신다.

▲ 희양산 오르는 직벽.[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힘들지만 재밌다.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얼마나 험한 길일까? 걱정이 앞서 긴장의 끈을 바짝 조여 매고, 산악대장을 앞서 길을 재촉해 본다. 얼마를 걸었을까, 갑자기 앞에 길이 끊어진 듯한 느낌을 받아 여기 저기 두리번거리며 길을 찾아본다. 

위쪽으로 향하는 것이 마치 길이 아닌가 싶어 따라 올라가니 조금 전 이야기로 들은 90도에 가까운 직벽이 이곳을 이야기하는구나 싶은 느낌의 가파른 길이 눈앞에 나타난다. 

험한 코스를 먼저 올라 다른 대원들이 도착하기를 기다리며 오르는 대원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 주기위해 휴대전화를 꺼내들고 기다리니 산악대장께서 역시나 제일 먼저 도착하시고 다른 대원들도 차례로 올라온다. 마지막은 항상 그렇듯이 후미대장께서 환한 미소로 올라온다.

직벽을 오른 대원들은 잠깐의 휴식을 만끽한 후, 희양산 정상을 향해 고~ 고~

▲ 희양산 정상에서.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희양산 정상에 오르니 이지련 단장께 들어 알고 있던 봉암사 스님 두 분이 무전기를 들고 봉암사 쪽으로 향하는 길의 출입을 통제하기 위해 막고 서 계신다. 스님들은 어디서 왔고, 얼마나 걸렸는지 등을 물어보신다. 
 
우리 ‘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는 희양산 정상에서 봉암사를 바라보며 이계환 대원이 준비해 주신 1.7리터의 막걸리와 강남순 대원께서 준비해 주신 골뱅이(이번엔 갑오징어 아님)를 안주로 시원하게 목을 축이니 신선(神仙)이 따로 없고, 직벽을 오르면서 힘들었던 여독이 확 풀어지는 느낌, 아무나 느낄 수 없는 짜릿함이었다. (장소영 대원은 이곳에서 마신 막걸리 한 잔이 아직도 그리울 것 같은데... 아닐까?) 

▲ 희양산 정상에서. '우리는 같은 대원이자 같은 동네 사람들'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희양산 정상에서 내려다 본 봉암사.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희양산 정상에서 봉암사 쪽을 보고있는 이석화 대원.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막걸리 한 잔으로 시장함을 달래고, 왔던 길을 되돌아 이만봉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이 구간은 고도의 변화가 거의 없이 완만하여 그리 힘들지 않은 산행이었다. 오늘 산행의 막내 현수 군과 이지련 단장께선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계속 담소를 나누며 편안한 산행을 즐기고 계시는 듯하다.
 
시간과 이동거리를 조심스럽게 살피시던 산악대장은 배너미평전에서 점심식사를 하는 것으로 결정하고 자리를 잡는다. 배너미평전은 마치 우리를 기다렸다는 듯 넓고 조용한 공간으로 우리를 맞아준다. 점심식사 시간은 항상 우리에게 즐거움과 편안함을 준다. 

▲ 배너미평전에서 즐거운 점심식사.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각자 준비한 소박한 점심과 빠질 수 없는 메뉴 곡차로 웃음꽃을 피우면 망중한을 즐긴다. 이번 산행이후 9월말까지는 맛볼 수 없을 것이라는 이지련 단장의 김밥은 언제나처럼 별미였다. 

언제나처럼 점심식사 이후에는 속도가 뚝 떨어지려나? 생각하며 발걸음을 옮겨 걷는다. 그러나 이번에는 내 생각이 틀린 듯하다. 고도의 변화가 완만해서일까? 평소 식사 후보다 훨씬 빠르다고들 한다. 이만봉에 도착하여 잠깐 쉬는 시간에도 항상 곡차는 우리에게 즐거움을 선물하며, 오랜만에 접하는 쥐치포는 또 다른 대화거리를 제공해 준다.

▲ 이만봉에서 단체사진.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이날 산행에서 가장 연장자인 강남순 대원.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이곳 이만봉은 만호 벼슬을 한 이 씨가 살았다는 설과 임진왜란 때 이 산 골짜기에 이만호가 살았다는 설이 있다는데 두 설 모두가 신빙성은 없어 보인다고들 한다.

이제 곰틀봉을 지나면 내리막길, 긴장도 풀리고 다리도 풀릴 시간이니 더욱 안전 산행을 요하는 시간이다. 
 

▲ 곰틀봉에서 가장 연하자인 여현수 대원.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곰틀봉에서 멀리 백화산을 바라보며 다음 코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사다리재로 항하는 길목에는 멋진 풍광이 펼쳐진다.
 
멀리 보이는 가장 높은 산이 다음 28구간에서 만날 백화산이다. 구름에 닿을 듯 말 듯한 모습이 참 아름답다. 

▲ 사다리재에서 휴식을 취하며 홍삼액으로 기운을 보충하다.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곰틀봉을 내려와 사다리재에서의 휴식은 사뭇 진지하다. 다음 산행인 28구간 산행의 거리는 약 13km정도로 예상되는데 무박으로 진행하는 것이 좋을지, 당일 산행으로 진행하는 것이 좋을지부터 시작해서, 현재 진행 방향으로 하는 것이 좋을지 역방향에서 현재 방향으로 내려오는 것이 수월할지에 대한 의견을 나눈다. 물론 결론은 산악대장께 일임되지만. 

너덜바위로 되어있는 마지막 내리막길을 앞두고 산악대장께서 대원들의 원기 회복을 위해 지난 6.15산악회 체육대회에서 축구우승 상품으로 받은 홍삼 엑기스를 모든 대원들에게 나눠 준다.

홍삼 엑기스를 마시고 원기 회복하여, 험한 내리막 돌길을 걸어서 하산 예정지인 안말로 향한다. 내려가는 길은 거리는 길지 않으나 급경사길이어서 신경을 많이 써야하는 길이다. 

▲ 산처럼, 나무처럼, 이종규 대원.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길을 잃었나' 심주이 대원.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언제나 그렇듯이 하산길은 즐겁다. 오늘은 심주이 총무님께서 어떤 메뉴로 우리를 즐겁게 해 주실까? 생각만 해도 뱃속에서 꼬르륵 꼬르륵 기대가 된다.

하산길에서 만난 아름다운 우리 꽃과 자연은 풍요로운 마음을 느끼게 해 주었고, 또, 오랜만에 접한 산딸기 또한 너무나 반가웠다.

하산길로 내려오니 조그마한 마을에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시는 버스기사님, 너무나 고맙습니다. 

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대원 여러분, 고생 많으셨습니다. 다음 28구간에서 뵙겠습니다.

▲ 무사히 하산. 날머리 안말에서 찰칵.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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