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미국 간의 ‘세기의 담판’이 다가왔습니다.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2일 오전 10시 센토사 섬에 있는 카펠라 호텔에서 열릴 정상회담을 위해 싱가포르에 모두 도착하자 현장 분위기가 화끈 달아올랐습니다.

이번 역사적인 회담은 70년 넘게 이어온 양국 간의 갈등과 적대관계를 매듭짓고 새로운 관계, 평화적 관계로 나아가는가 하는 일생일대의 대 회전입니다. 과연 ‘한 하늘을 이고 같이 살 수 없는 관계’라 할 정도의 ‘불구대천지원수’(不俱戴天之怨讐)인 양국은 이번 첫 정상회담을 통해 본격적인 관계 개선에 나설 수 있을지요.

양국의 출사표에서 그 가능성의 일단을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이미 트위터 등을 통해 이번 회담에 임하는 자신의 입장을 숱하게 밝혀 온 트럼프 대통령은 출국에 앞서 기자들에게 ‘평화의 임무를 위해 회담에 나서는 것’이라며 짧지만 명확한 메시지를 날렸습니다.

북한 언론매체는 역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이라면서 “조미(북.미) 수뇌회담에서는 달라진 시대적 요구에 맞게 새로운 조미관계를 수립하고 조선반도(한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문제, 조선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한 문제들을 비롯하여 공동의 관심사로 되는 문제들에 대한 폭넓고 심도 있는 의견이 교환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양측의 입장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대 CVIG(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체제안전 보장)의 맞교환이 될 것입니다. 이 빅딜 속에는 북한 측의 여러 단계의 비핵화 수순과 이에 대응하는 한국전쟁의 종전선언, 대북 제재 해제, 테러지원국 해제, 한반도 평화협정, 북미 수교 등등이 자리 잡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세기의 담판의 승부는 어떻게 될까요? 물론 공동합의문이 나온다면 모두가 윈윈 하는 형식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협상도 승부이기에 상호간 유·불리로 끝날 수 있습니다. 물론 그 차이는 크지 않을 것입니다.
 
무력 충돌이나 전쟁이 아닌 경우 대개의 협상은 ‘100 대 0’이나 ‘90 대 10’ 등 일방적으로 승부가 나지 않고 대개 ‘50 대 50’이나 ‘51 대 49’로 승부가 나기 마련입니다. 엇비슷하기에 회담 후 서로 자기네가 유리하게 협상을 했다고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하기 마련입니다.

게다가 이번 북미 정상회담도 1차에 그치지 않고 2차, 3차도 예상한다면 이번 첫 회담에서 건곤일척의 승부가 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한번을 하던 두세 번을 하던 일련의 과정에서 승부의 저울추가 북한 쪽으로 기울 공산이 큽니다. 이유는 매우 간단합니다.

다소 거칠게 표현하자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걸었습니다. 짧게는 올해 11월 중간선거부터 길게는 대통령 재선까지, 그리고 노벨평화상 수상이라는 개인적 명예까지 덤으로 말입니다.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은 2천 500여만 명 북한 공민의 생존과 안전을 걸었습니다. 그리고 북한 체제의 수호와 번영, 나아가 한반도의 평화와 남북통일까지 걸었습니다.

‘1 대 2천 500만’, ‘노벨평화상 대 한반도 평화’. 어느 쪽이 더 절박하고 명분이 있을까요? 결국엔 어느 쪽이 이길 수밖에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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