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정 / 백두대간종주대 대장

일자: 2018년 4월 22일
구간: 도화리~천왕봉~입석대~신선대휴계소~문장대~화북분소
산행거리: 9.83Km(접속구간 6.43Km 포함) 
산행시간: 7시간 40분
참석인원: 31명(산행 20명, 둘레길 11명)

 

어느덧 계절이 네번 바뀌어 1년이 지났다. 작년 4월 9일 19명이 고기리에서 출발하여 약 305Km의 산길을 걸어 여기까지 왔다. 그만큼 산행 실력도 늘고 우정도 두터워졌다. 지리산 천왕봉에도 올랐고, 장쾌한 덕유산과 구름도 쉬어간다는 추풍령도 지나 속리산 천왕봉 앞자락까지 왔다. 1년 사이 초등생들의 키도 훌쩍 자라 가빈이는 엄마와 키가 비슷해졌다.

이번 24구간은 백두대간종주대 1주년을 맞아 시산제를 지내기로 하였는데 지금까지 가장 많은 31명이 참석하였다. 처음으로 25인승 버스가 만차가 되어 조한덕 대원이 카니발에 6명의 대원을 따로 태우고 왔다. 615산악회에서도 김영승 선생님, 김재선 총대장, 김래곤 총무, 김교근 대원이 참석해 주셨다. 

시산제 장소는 들머리 도화리에서 산길로 10여분 들어간 곳에 있는 공터에서 지내기로 했다.

▲ 들머리 도화리에서.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도화리는 가로수로 복숭아나무가 많았다. 마침 도화가 활짝피었다.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시산제에서 축하 말씀을 해주신 김영승 선생님.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시산제에서 인사말씀을 하는 이지련 단장.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정성껏 한지에 축문을 써와서 낭독하는 오동진 후미대장.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2018년 시산제 축문

2018년 무술년 4월 22일

 오늘 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원들은 백두대간의 정기가 용솟움한 성스런 영봉 속리산 천왕봉 아래에 엎드려 삼천리 금수강산을 굽어보시며 우리 민족의 길흉화복을 주관하시는 천지신명께 대원 모두의 무탈함에 무한한 감사의 예를 올리옵고 앞으로의 행보를 엄숙히 고하나이다.

 평화와 통일의 염원을 담아 지리산 자락 고기리에서 첫 발을 내딛은 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의 지난 1년은 장엄한 백두대간의 존엄과  숭고한 사랑을 온 몸과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경건한 순례의 길이었습니다. 백두대간 마루금에서 발원한 생명수는 산자락과 너른 들판에 겨레의 삶터를 마련해 주었으며, 골짜기와 봉우리, 수많은 고개마다 민족의 정기와 정신은 아름다운 서사와 서정이 깃든 이름으로 살아 숨 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또 한편 분단의 비극으로 백두대간 곳곳엔 민족상잔의 깊은 상처가 아물지 않은 채 분열과 치유되지 않은 고통으로 남아있었으며, 탐욕에 눈이 멀어 땅의 이치는 패대기 처지고 백두대간의 혈맥은 끊겨져 속살까지 파헤쳐지는 만행이 자행된 현장이기도 하였습니다.

 이제 신들메를 고쳐 메고  이 땅을 옭아맨 불의와 굴종의 사슬들을 온몸으로 끊어 내고자 다시 긴 순례의 길을 이어가려 합니다. 때맞춰 분단의 질곡과 전쟁의 먹구름이 촛불혁명의 위대한 정신에 힘입어 서서히 걷어지고 있습니다. 남북이 평화와 협력의 길로 들어서고  태평양과  유라시아 대륙을 잇는 아시아의 중심으로 우뚝 서는 대 변혁의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는 시대적 사명을 깊이 자각하여 정치적 통일에 앞서 지리적 통일을 이루려는 원대한 포부를 품고 통일뉴스와 더불어 진부령을 넘어 북녘의 백두대간에 오르는 그날을 위해 겸허히 정진할 것입니다. 끊어지고 막힌 조국의 산맥과 물길이 제자리를 찾고 그 안에서 오손도손 살아가는 평화로운 공동체를 꿈꾸며 나아갈 것입니다.

 백두대간 종주는 대자연의 무한한 베품에 끝없는 경외와 섬김을 몸과 마음으로 드러내는 순결한 헌신입니다. 결단코 용렬하거나 경거망동하지 않을 것이며, 스치는 풀 한포기 벌레 한 마리도 자연의 섭리를 받들어 소중히 여길 것입니다. 

 대원들 모두가 뜨거운 심장과 강건한 육체를 간직하고 자연과 더불어 사는 성찰의 시간이 되도록 지혜의 눈을 밝게 하여 주시옵고, 앞으로 닥칠 어떠한 난관도 천지신명께서 굽어 살피시어 단 하나의 사고도 없이 백두대간 종주를 마칠 수 있도록 보살펴 주시옵소서.

 천지공사를 주관하시는 천하지대본 천지신명이시여!

저희가 작은 정성을 모아 술과 음식을 준비하였사오니 즐거이 받아 주시옵고 이 술 한잔 흠향하옵소서. 상향!

 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원 일동

 

▲ 시산제를 마치고 다함께.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이번 구간은 다함께 시산제를 지낸 후 산행팀과 둘레길팀으로 나누어 둘레길팀은 법주사 탐방 등을 한 후 날머리 화북분소에서 만나기로 했다. 

▲ 시산제를 마친 후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가운데 산행팀이 출발하고 있다.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법주사에서 둘레길팀.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둘레길팀이 개울을 건너고 있다.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한가족: 이기윤 대원, 이가희(초등5년), 장소영 대원, 이가빈(초등6년).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시산제를 마친 후 둘레길팀에게 뒷정리를 맡기고 산행팀은 천왕봉을 향하여 출발했다.

지난 23구간 하산길을 거꾸로 올라 대목고개 안부까지 가기로 한다. 그런데 한남금북정맥을 타기 위해 천왕봉에 오르는 산악회가 앞서 지나가기에 따라 올라가는데 지난번 내려왔던 길이 아니다. 그래도 올라가다 보면 합류하는 길이 나타나리라 생각하며 계속 올라갔는데 다시 보니 우측능선을 넘고 계곡도 건너가야 대간길이 나오게 되어 있는 게 아닌가. 

이제는 내려가기엔 너무 많이 올라왔고 우측 능선을 넘는 것도 쉬워 보이지 않아 천왕봉을 바라보며 계속 올라가기로 했다. 결국 1시간 30분 걸리는 길을 3시간 걸려 오르게 되는 계획에 없던 산행을 하게 되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가파른 사면을 타고 오르는 힘든 산행이 되었지만 꽃도 피어 있고 풍광이 너무 멋져서 나름 보상을 받은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 가파른 사면을 오르는 대원들.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천왕봉 오르기 전 잠시 휴식을 취하는 대원들.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백두대간종주대 산행에 처음으로 온 김익흥 대원.[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산행하는 부자: 조한덕 대원과 아들 조민성 군.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오동진 후미대장의 함박웃음.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멋진 소나무 앞에서 - 이계환 대원.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멋진 풍광에 감탄하며.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2시간 40분을 오르니 널찍한 등산로가 나타난다. 자세히 살펴보니 천왕봉에서 내려오는 한남금북정맥 길이다. 이제 고생 끝이다. 조금 올라가니 천왕봉이 나타났다.

▲ 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1주년 산행에 특별출연한 615산악회 김재선 총대장(우측)과 김래곤 총무.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천왕봉 정상에서.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천왕봉 정상에 오르니 좌측 끝 문장대와 주능선 마루금이 훤히 보인다.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천왕봉을 내려와 조금 지나니 헬기장이 나타난다. 여기서 점심을 먹기로 한다.

▲ 진수성찬이 펼쳐진 점심식사.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식사를 마친 후 주능선 산행을 다시 시작한다. 상고석문도 지나고 비로봉과 입석대를 지나는데 좀체 속도가 나질 않는다. 천왕봉까지의 오르막길에서 대원들이 많이 지쳐버린 것이다.

입석대를 조금 지나니 신선대휴게소가 나타난다. 시간은 조금 지체되었어도 백두대간 마루금에 있는 유일한 휴게소인 이곳에서 신선주를 안 먹고 갈 수는 없다. 
   

▲ 상고석문 앞에서 - 석문 서쪽 아래에 상고암이라는 암자가 있어서 상고석문이라고 부르는 둣하다.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신선대휴게소에서 신선주 한 잔..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신선대휴게소 감자전.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김신수 대원.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22살 여현수 대원- 군대 가기 전까지 백두대간을 함께 하기로 했다.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신선대휴게소에서 1시간여를 지나니 문장대가 나타났다. 생전에 세 번 오르면 극락에 갈 수 있다는 속설이 있는 문장대. 나는 세 번도 더 와본 것 같은데 과연 극락에 갈 수 있을까. 

문장대에 오르니 천왕봉보다 주위 조망이 훨씬 좋다. 그래서 천왕봉보다 높이는 조금 낮아도 속리산 하면 문장대가 떠오르는 것 같다.   

▲ 문장대 정상에서.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문장대에서 바라본 주위 풍광.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문장대 정상석에서.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문장대에서 휴식을 취한 후 5시경 하산을 서두른다. 예정보다 시간이 많이 지체되어 날머리에서 있는 식당에서 둘레길 팀원들이 기다리고 있다. 6시 30분경 회북분소에 모두 하산하여 즐거운 뒤풀이 식당으로 향했다.

▲ 날머리 회북분소 앞에서.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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