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태환 (전 통일연구원 원장/미국 이스턴 켄터키대 명예교수)
 

2018년 제3차 남북정상회담(4.27)은 완벽한 준비로 성공적이고 감동적이었다. 한반도에서 따뜻한 봄이 올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 위한 두 정상의 진정한 노력을 보면서 가슴이 뭉클할 정도였다.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도 4.27 남북정상의 역사적인 만남을 지켜보면서 감동과 흥분을 감추지 못하였을 것으로 생각한다. 남북정상회담이 성공한 것처럼 문재인정부의 적극적인 가교 역할로 6월초 북미정상회담도 성공적으로 개최되길 기원 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손을 꼭 잡고 남북 땅을 밟은 장면에 박수를 열렬히 보냈다. 한반도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두 정상의 힘찬 악수와 ‘4.27 판문점 선언’ 서명 후 뜨거운 포옹은 말 그대로 잊을 수 없고 감동적이고 눈시울이 뜨거웠다.

이제 남은 과제는 한반도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4.27 판문점 선언’(3항 13개조)에 담은 원칙들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행(履行)하는가가 관건이다. 이젠 북한을 보는 시대착오적인 구시대 시각을 모두 버리고 김정은 위원장의 리더십을 새로운 시각(new perspective)에서 평가해야 합리적인 정책대안을 마련할 수가 있을 것이다.

4.27 ‘판문점 선언은 “남과 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하였다고 명시했다. “핵 없는 한반도 실현의 의지를 확인한 것”이다. 미국이 요구해온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와 비슷한 표현이다. 김 위원장이 직접 서명한 선언문 속에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그러므로 6월초 개최하는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긍정적 여건 조성으로 평가된다. 완전한 비핵화 원칙에 합의했고 북미간에 구체적인 비핵화 로드맵에 합의를 기대한다.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핵심 당사국인 미국과 중국의 협력 없이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이 이행될 수 없다. 그러므로 필자는 구체적으로 완전한 비핵화 실현과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이행로드맵을 수정, 보완하여 다시 제언하고자 한다. 필자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조약(a Korean Peninsula Peace Treaty--KPPT) 체결을 위한 이행 로드맵은 3단계(a three phase roadmap)로 구성 되어있다. 한반도 정전협정의 핵심 당사자인 미.중.남북 4국 정상이 한자리에 모여 종전선언을 해야 한다. 4국 정상이 종전 선언에 서명하기 전에 먼저 미.남.북 3국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입구론과 출구론에 합의가 필요하다.

필자는 비핵화를 위한 3단계 로드맵을 수정 제안하면서 거시적으로 그림을 그리고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을 동시에 논의하길 다시 제안하면서 아래 지면관계로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에 관련한 후속조치를 간략하게 정리하였다.

1단계: 남북/북미 정상회담 후 미.남북 3자 정상회담 바람직

미.남북 3자회담에서 입구/출구 전략을 모색하고 합의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북미정상회담 이후 한미 양측이 북한의 핵 실험과 미사일 동결(4.21)에 대한 우호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한다. 예를 들면 한미연합군사 훈련 중단이나 축소 등 고려 혹은 다른 조치를 협의하기 위해 미.남북 3국 정상회담 개최를 제안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3월 21일 3자 회담을 제안한 바 있으며 그의 제안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3자회담에서 주요 안건은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 동결에 대한 한미 연례 군사훈련을 축소 나 중단하는 문제와 종전 선언에 대한 구체적인 사안들을 논의할 것을 제안한다. 필자의 견해로 3자회담은 미.중.남북 4자회담 이전에 개최되어 후에 4자회담에서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6자회담의 의장국인 중국의 참여가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리고 북한의 한반도 비핵화를 촉진하기 위해 NPT(핵확산금지조약)에 다시 합류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3국이 2012년 2월 29일 북미합의를 1단계에서 재확인하고 이행해야한다. 워싱턴과 평양 간의 창조적 대화는 2.29합의를 이행하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이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하면 북미관계는 새로운 평화시대로 진입하게 된다. 중국과 러시아도 북한 핵 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1단계를 지지하는 것은 고무적이다.

2단계: 6자회담의 복원과 교차승인 완료

한반도 비핵화 합의를 도출한 4강과 남북 6자회담이 재개되고 동시에 미북 간의 외교정상화 회담이 시작되어야 한다. 지난 9년 동안 고사(枯死) 상태인 6자회담의 복원은 9.19공동 성명(2005), 2.13협정(2007) 및 10.3협정(2007)을 재확인하고 새로운 한반도 비핵화 시대를 열게 될 것이다.

먼저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참가국의 5개국은 2008년 12월 초 마지막 6자회담에서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핵 시설에 대한 검증을 위해 북한과 협상을 시작할 것이다. 북미/북일 정상 회담을 통해 북미/북일 간 외교 관계가 수립되면 동북아에서 4강과 남북간 교차 승인이 완료되어 동북아체제는 보다 안정된 구조로 변모하게 된다.

3단계: 북한체제의 안전을 보장하는 한반도 평화조약 체결과 한반도 비핵화(CVID) 맞교환

이 단계에서 북한의 피포위강박증(siege mentality)에서 해방하기 위한 전략을 개발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미.중.남북 4개국은 1953년 7월 27일 체결한 한반도 정전협정을 대체하고 한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해 북한체제의 안전을 보장하는 (가칭)한반도 평화조약(KPPT)에 체결하는 것이다. 한반도 평화조약의 내용은 간략하게 (1)남북 평화합의문, (2)미북 평화합의문, (3)한중평화 합의문, (4)미중 평화합의문을 포함하고 있다.

여기서 필자가 주장하는 한반도 평화조약은 북미 평화협정보다 강력하고 구속력 있는 국제법적 성격을 가지며 반드시 유엔사무국에 등록하고 유엔안보리의 추인을 얻어 평화조약으로 한반도 평화체제의 제도적 장치이다. 정전협정은 다자간 체결한 협정이기에 이를 대체하는 한반도 평화조약도 4국 정상회담에 서명하는 다자간 국제조약임을 이해해야 한다. 본 조약은 러시아와 일본이 후에 추인하고 6자회담 당사국들이 모두 지지하면 향후 동북아 안보협력체의 초석이 될 것이다. 그리고 한반도 평화조약 체결과 동시에 주한미군의 지위도 다자간 국제평화유지군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조약 체결의 로드맵은 관련 당사국들의 합의를 걸쳐 구체적으로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이젠 되돌릴 수 없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로 진입하고 있다.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전략적 결단으로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의 공동목표를 판문점 선언문에 명시하였다. 이젠 공은 미국에 넘어왔다. 미국이 한반도 비핵화 정책에 유연성을 보인다면 멀지 않아 한반도에서 따뜻한 봄이 찾아올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외국어대 학사, 미국 Clark 대학원 석사, 미국 Claremont Graduate University 국제관계학 박사. 미국 Eastern Kentucky대학교 국제정치학 교수; 전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소장/교수; 전 통일연구원 원장. 현재 미국 이스턴켄터키대 명예교수, 한반도미래전략연구원 이사장, 한반도중립화통일협의회 이사장, 통일전략연구협의회(LA) 회장 등, 글로벌평화재단이 수여하는 혁신학술연구분야 평화상 수상(2012). 31권의 저서, 공저 및 편저; 칼럼, 시론, 학술논문 등 250편 이상 출판; 주요저서: 『국제정치 속의 한반도: 평화와 통일구상』 공저: 『한반도 평화체제의 모색』 등; 영문책 Editor/Co-editor: One Korea: Visions of Korean Unification (Routledge, 2017); North Korea and Security Cooperation in Northeast Asia (Ashgate, 2014); Peace-Regime Building on the Korean Peninsula and Northeast Asian Security Cooperation (Ashgate, 2010)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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