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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가 볼 수 있는 가장 최신의 방북기"<화제의 책> 장재영 정보경제연맹 통일위원장 『평양, 만남에 취하다』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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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01  15: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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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10월 28일부터 31일까지 3박 4일간 꿈같은 일이 벌어졌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노동자 축구팀과 양대노총 관계자 160여명이 10월 28일 오전 이스타항공 전세기편으로 김포공항에서 서해 직항로를 통해 당일 오후 2시 평양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이들은 31일까지 3박 4일동안 릉라도 5.1경기장에서 10만 평양시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북측 조선직업총동맹(직총)과 함께 '민족의 화해와 단합, 평화와 통일을 위한 남북 노동자 통일축구대회'를 진행했다.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는 2007년 4월 30일 경남 창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이후 8년만에 성사된 것이고, 전세기편을 이용한 대규모 방북은 2008년 이후 처음있는 일이었다.

   
▲ 장재영, 『평양, 만남에 취하다』, 렛츠북, 2016. [자료사진 - 통일뉴스]

장재영 민주노총 전국정보경제서비스노동조합연맹(정보경제연맹) 통일위원장은 이때 대표단의 일원으로 평양행 비행기를 타는 행운을 잡았고, 3박4일동안 부지런히 보고 듣고 묻고 공부해서 335쪽 분량의 방북기를 남겼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시절 남북의 왕래가 사실상 끊어지다시피했으니 지난해 10월 초판이 인쇄된 이 책『평양, 만남에 취하다』는 아마도 지금 우리가 접할 수 있는 가장 최신의 남쪽 방북기일 것이다.

장재영 위원장은 3박 4일의 일정을 따라, 그의 표현대로 '출장보고서' 쓰듯이 꼼꼼하게 북녘의 현실을 기록했다.

김포공항을 이륙해 30~40분 만에 아래로 북녘 땅이 내려다 보이자 비행기안에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시계를 30분 뒤로 돌려 놓은 일이었다. 

그해 8월 북한이 그동안 사용하던 동경 자오선 표준시를 평양시간으로 변경한데 따라 표준시간이 30분 늦춰졌기 때문이다.

평양의 관문인 순안국제공항에서 겪은 얼떨떨한 순간부터 평양시내를 거쳐 숙소인 양각도 국제호텔과 경기가 벌어질 릉라도 5월1일 경기장, 그리고 인민문화궁전에서의 만찬과 공연.

평양 도착 첫째날의 여정을 따라가는 기록은 양각도 국제호텔 스카이라운지에서 여럿이 둘러 앉아 마신 대동강맥주 이야기로 일단 막을 내린다.

둘째날 옥류아동병원과 미래과학자거리, 2013년부터 대동강가에서 보통강가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으로 옮긴 푸에블로호 박물관, 김정숙제사공장, 대동강선착장의 식당배 '무지개호'에 대해 소개한 글에는 과거 평양방문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도 낯선 새로운 풍경과 이야기로 풍성하다.

셋째날 평양-향산 고속도로를 타고 향한 묘향산 국제친선교류전람관과 보현사, 향산국제호텔에 얽힌 사연을 읽다보면 책을 펴내기 위해 저자가 들인 공부의 품이 적지 않다는 것을 금세 느낄 수 있다.

고속도로 표지판에서 본 '영변'이 김소월의 진달래에 나오는 '영변의 약산'과 같은 곳이며, 핵발전소가 있는 영변도 바로 이곳,  평양에서 묘향산 가는 고속도로변 평안북도라는 건 처음 알았다고 했다.

진달래도 핵시설도 보이지 않았다(?)고 했지만 10월말이니 진달래가 보일리 없을 터이고 폭파와 복구 후 재가동을 천명한 민감한 핵시설을 고속도로에서 볼 수 있도록 만들어 놓지는 않았을 터.
 
지난 2013년 10월 준공한 평양의 미림승마구락부와 넷째날 찾은 평양보육원과 애육원, 릉라곱등어관도 남북의 왕래가 끊어진 뒤 개보수하거나 새로 건설했기 때문에 남측에서 가본 사람이 거의 없는 곳이다. 

그러나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많은 사람이 가보지 못한 곳을 친절하면서도 냉철하고 풍부하게 소개하는 배려 뿐만 아니라 저자 스스로 대단히 솔직하고 원초적인(?)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가는 성실하고 열정적인 탐구의 과정이 여실히 보인다는 데 있다.

묘향산에서 평양으로 돌아오는 버스 차창밖으로 왜 그렇게 염소가 많은지가 궁금했던 저자는 조사결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풀을 주식으로 하는 염소 등 가축 사육을 정책적으로 장려했으며, 과거 남북관계가 좋았을 때에는 남측 민간단체에서 젖염소 등을 지원한 사례가 있었다는 걸 알게 된다. 

"남한도 과거에는 그들의 현실에 맞는 인도적인 차원의 지원도 했었구나"하는 생각이 들면서 "빨리 인도적인 지원이 재개되기를 기대한다"고 한 결론은 저자의 성실한 고민이 있기에 아무 오해없이 온전히 받아들여진다.

서문에서 저자는 이 책의 출판을 걱정하는 주변의 시선에 대해 "그것은 분명 우리 민족의 분단과 통일에 대한 막연한 걱정과 두려움의 또 다른 표현일 것"이라며, "이러한 걱정과 두려움을 하루라도 빨리 극복하는 것이 우리 민족의 소원인 남북의 평화 통일을 조금이라도 앞당기는 일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이 책이 세상에 나온 이유이기도 하다"고 썼다.

이런 진심이어서일까. 최근 『평양, 만남에 취하다』가 '국민의 독서문화 향상 및 출판산업 진흥을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매년 우수 출판 콘텐츠를 선정해 지원하는 사업'인 '세종도서'에 선정됐다.

'세종도서'는 구 '문화관광부 우수도서'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 책은 지난달 21일 문학(수필)부문에 올 상반기 세종도서로 선정돼 공공도서관 및 학술기관을 포함, 전국 2,600여 곳에 보급될 예정이다.

정보경제연맹은 지난해 책을 출판하면서 약속한대로 이 책의 수익금 전액을 양대노총이 주도하고 있는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추진위원회'에 기증하고 있으며, 앞으로 세종도서 사업 선정에 따른 수익금도 기증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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