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영 / 통일뉴스백두대간종주대 참여 4인 가족의 엄마

일자 : 2017년 6월 11일(일)
구간 : 영취산~민령~깃대봉~육십령
산행거리(시간) : 11.55km  6시간(식사 및 휴식시간 포함)
산행인원 : 17명(초등생 3명)

 

▲ 백두대간종주대 5구간 영취산 정상에서.[사진제공 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새벽 첫 전철을 타고 도착한 사당역에는 15명의 대원이 한 명도 늦지 않고 제시간에 버스에 올라 탔다. 동천에서 부부 대원을 마저 태우고 17명이 향한 곳은 무룡고개였다.

4구간 산행을 남진 한 터라 지난 산행과 같은 출발지점인 무룡고개에 다시 도착하였다.

지난 야간산행에 헤드라이트로 발밑만 비추며 오르던 오르막 계단은 아침에 보니 더 가파르게 보였다. 몸이 채 풀리기도 전에 숨가쁘게 오르니 벌써 영취산 꼭대기다.

▲ 밝으나 어두우나 가파른 무룡고개 계단 길. [사진제공 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영취산 정상에 오르고 난후 내내 오솔길이 이어진다.

바람이 살랑 부는데 은은한 더덕향이 난다. 산더덕이 어느 곳엔가 묻혀있을 터이다. 맡기만 해도 건강해질 것 같은 더덕향을 맡으며 걸음을 재촉해본다.

▲ 굽이굽이 오솔길 아름다운길. [사진제공 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녹음방초승화시(綠陰芳草勝花時).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어느 길로 왔을까?'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1시간 20분 동안 완만한 고갯길을 걷고 보니 벌써 덕운봉이란다.

멋들어지게 가지를 뻗은 소나무 그늘에서 각자 싸가지고 온 간식거리를 풀고 이야기 보따리도 풀어놓는다. 5회차 산을 타며 서로 낯선기운은 가벼워지고 농이 오고간다.

덕운봉에서 어느 산악회가 덕운봉이라 새겨놓은 돌을 들고 통일뉴스 대표님이 단체사진을 찍자하신다. 당도 보충하고 짐도 덜어내서인지 표정들이 풀렸다.

▲ 덕운봉에서 단체사진. [사진제공 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덕운봉을 지나면서 초등학생 3,4,5학년 대원들은 식사할 장소를 찾기 시작한다. 몇 번의 산행으로 끼니 때가 되면 자연스레 대원들이 둘러앉을 장소를 물색한다. 꽤나 높은 안목으로 좋은 장소를 찾아낸다.

덕운봉 출발한지 2시간이 지나 식사장소에 둘러앉는다. 홍어회에 제육볶음에 각종 쌈에 시원한 캔맥주까지 한 상 멋들어지게 차려진다. 지나가는 이들마다 맛있겠다며 한마디씩 인사하며 지나간다.

▲ 선봉대 3,4,5학년 초딩대원들과 대장님. [사진제공 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상다리가 있었으면 휘어졌을 삼합이 있는 점심식사. [사진제공 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점심 먹고 오르고 또 오르니 전망대 바위가 나온다. 그 바위를 뒤돌아 내려오며 논개 생가가 있다는 마을을 내려다 보았다. 저기 어디쯤 논개가 살았었을 터이다.

왜적으로부터 나라를 구하겠다고 목숨을 던진 그녀가 바라보았을 같은 하늘일 터이다. 수많은 목숨이 왜적으로부터 지켜낸 이 땅을 반토막 내어 살고있는 지금, 하루 빨리 온전히 하나가 되어야 할텐데 하는 조바심이 든다.

▲ 전망대 바위에서 가족사진.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논개 생가가 있는 전북 장수 마을.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지나가는 바람에 조릿대가 쏴쏴 시원한 소리를 낸다. 단정히 조릿대가 서있어 부러 울타리쳐 만든 길 같다. 똑고른 길이 대피리 소리가 날 것도 같고, 6월인데 가을길을 걷는 것도 같다.

기분 좋게 잘 닦인 길을 걷고 나니 다들 인생사진 하나씩 건져가는 코스인 북바위에 도착했다. 바위 끝이 아찔하고 무섭지만 그곳에서 내려다보는 풍광이 그 무서움을 이겨낸다.

▲ '룰루랄라...' 운치 있는 조릿대길. [사진제공 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북바위에서 미인 총무님 인생사진을 찍다.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길이 좋아서인지 체력들이 붙어서인지 이렇게 빨리가도 되나 싶을 정도의 속도로 걸어나가 민령과 구시봉에 차례로 도착한다. 또다른 봉우리에 다다를 때마다 알지 못할 성취감에 짜릿하다. 산티아고 순례길이 생각이 났다. 백두대간은 통일을 염원하는 순례길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  민령에 도착하여 잠시 휴식.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구시봉에 도착하여 단체사진.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구시봉에서 남아있는 얼음물을 탈탈 털어 마신다. 갈증이 많이 나고 더워 웃음끼가 흉년이었다. 그 마음을 딱 알아차린것처럼 구시봉에서 육십령을 향하여 내려오는 길에 깃대봉샘터가 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것 처럼 시원한 약수를 들이킨다. 정말 물이 그리 달게 느껴질 수가 없다. 그제야 표정까지 환해진 대원들이 마지막 목적지인 육십령을 향해 가벼운 발걸음을 옮긴다.

▲ 깃대봉 샘터.[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육십령이라는 이름에 대해 여러 얘기가 전하는데, 첫번 째는 안의 감영에서 이 고개까지가 육십 리이고, 장수 감영에서도 육십 리라고 해서 붙은 이름이라 한다. 두번 째는 이 고개를 넘기 위해서는 크고 작은 육십 개의 고개를 넘어야 겨우 닿을 수 있다고 해서 붙여졌다는 얘기도 있다.

가장 널리 알려진 세번 째는 산적의 화를 피해 육십 명이 모였다는 얘기. 옛날에 육십령 고개에는 산적들이 많아서 함부로 넘나들지 못했는데, 고개를 넘기 위해서는 산 아래 주막에서 며칠씩 묵어가면서 육십 명의 장정들이 모일 때까지 기다렸다가 죽창과 몽둥이로 무장하고 떼를 지어 넘어야 했다는 것이다.

▲ 5구간 목적지인 육십령에서 단체사진. [사진제공 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장정 60명이 모여 넘을 수 있었다는 그 고개를 남녀노소 17명이 씩씩하게 넘어 목적지에 다다랐다. 빠른 걸음이 도착시간을 예정시간보다 1시간은 앞당겨주었다. 도착할 때가 되자 산 아래에서 돈가스 튀기는 냄새가 고소하다. 유명한 육십령휴게소 돈까스 튀기는 냄새가 산까지 풍긴다.

초등학교 아이들이 새벽부터 일어나 6시간의 산행을 거뜬히 할 수 있게 한 힘은 바로 이 돈까스였다. 특급호텔 셰프가 지역농산물로 만든 건강하고 고급스러운 돈까스와 까르보나라를 정성스레 내주신다.

특급호텔 셰프를 하다가 호텔노조위원장을 시작으로 10년 넘게 노동운동을 하다가 지금은 귀농하여 이 휴게소를 운영하며 지역에서 건강한 먹거리 운동을 펼치고 있다. 그답게 음식은 정갈하고 정직했다. 정직함과 우직함이 통하여 그렇게 많은 이들이 찾고 있나보다.

▲ 육십령휴게소의 유명한 돈가스. [사진제공 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맛있는 식사뒤 지역 오미자로 직접 담갔다는 오미자차로 입안까지 상큼하게 하고 상경길에 오른다. 피곤함에 버스에서 다 곯아 떨어졌는데 산의 기운을 받아서인지 사람의 기운을 얻어서인지 한주 기운차게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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