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9일 탄도미사일을 또 발사했습니다. 올해 들어 9번째,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4번째입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오전 5시 39분쯤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스커드 계열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며 “최고 고도 120여㎞, 비행거리 450여㎞로 파악됐다”고 밝혔습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탄도미사일의 정체와 북측의 발사 의도를 두고 언론과 전문가들이 엄청난 보도와 분석들을 쏟아냈습니다.

올해 들어 북한은 2월 12일과 이달 21일에 북극성 2형(준중거리, 사거리 3,000㎞)을 쐈으며, 3월 6일에는 스커드-ER(단거리, 사거리 1,000㎞), 이달 14일에는 화성 12형(중거리, 사거리 5,000여㎞)을 각각 발사했습니다. 북극성 2형과 화성 12형은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전 단계라는 분석도 나왔지만, 어쨌든 미 본토까지 날아가는 ICBM을 빼고는 모든 종류의 탄도미사일을 돌아가며 발사한 셈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드는 게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1-2년 동안 중거리급 이상의 미사일 발사에 치중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이는 미군기지가 있는 일본 전역과 괌, 하와이 등을 사정권에 둔 것입니다. 그런데 지난 29일에는 비행거리 450여㎞의 단거리미사일을 발사했는데, 북한이 단거리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작년 7월 19일 이후 처음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을 두고 남측을 겨냥한 무기로 분류된다면서, 문재인 정부를 흔들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아울러,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를 두고 언론과 전문가들이 △미국을 겨냥한 무력시위 △미사일 성능개량, △향후 대화국면에서의 협상력 제고 등 3중 포석으로 분석하는데, 이는 하나마나한 분석입니다. 이렇게 포괄적으로 분석하면 안 걸릴 게 어디 있겠습니까?

어쨌든 하루가 지난 30일 북한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라 많은 게 밝혀졌습니다. 통신은 이번 실험을 “정밀조종유도체계를 도입한 탄도로켓을 새로 개발하고 시험발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렸습니다.

특히, 통신은 “탄도로켓은 중등 사거리를 비행하여 예정 목표지점을 7m의 편차로 정확히 명중하였다”면서 “적 함선을 비롯한 해상과 지상의 임의의 바늘귀 같은 개별적 목표들을 정밀타격 할 수 있는 우리 식 탄도로켓을 개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이날 현지를 참관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오늘의 이 성과를 토대로 위력이 더 큰 전략무기들을 계속 개발하여야 한다”면서 “앞으로 국방과학 연구부문에서는 우리가 짜놓은 시간표와 노정도대로 다계단으로, 연발적으로 우리의 자위적 국방공업의 위력을 똑똑히 보여주어야 한다”고 지시했습니다.

북한의 언론보도를 종합해 보면,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은 단순한 ‘단거리용’ 스커드가 아니라 ‘정밀조종유도체계를 도입한 탄도로켓’으로서 ‘적 함선’인 미국의 항공모함 등을 겨냥한 대함(對艦)미사일이며, 앞으로도 북한의 일정표에 따라 지속적으로 더 큰 전략무기를 시험발사 하겠다는 것입니다. 대남(對南)용이 아니라 대미(對美)용이며, 특히 대미 항모용이라는 것입니다.

이처럼 하루만 지나면 북측이 미사일을 발사한 목적과 의도를 밝힐 테니 남측 전문가들은 당일 하나마나한 분석을 굳이 그것도 매번 할 필요가 없습니다. 게다가 북측은 자신의 일정표에 따라 계속 미사일을 발사할 테니까 정부도 매번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긴급개최를 자제할 필요가 있습니다. 북측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에 일희일비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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