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이 바뀌긴 바뀌었나 봅니다. 다름 아닌 18일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7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 광경 때문입니다. 이날 여러 인상적인 광경이 많았지만 백미는 단연 문재인 대통령의 기념사였습니다.

물론 정권이 교체돼 새 정부가 들어선지 1주일을 넘기고 있습니다. 그 사이에 ‘검찰 개혁 등 적폐청산 및 개혁의지’, ‘주요국 정상들과 통화 및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신속한 대응’, ‘세월호 기간제 교사 순직 인정 지시 등 사회 통합적 결정’, ‘일자리위원회 설치 등 민생경제 회복 의지’. ‘커피 산책 등 파격 소통 행보’ 등 눈부신 변화가 있었습니다. 이전 정부와 비교해 상전벽해(桑田碧海)와도 같다고 할 정도입니다.

이 같은 개혁과 소통 행보로 정권 초 허니문 기간이라고 해도 문재인정부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80%를 전후할 정도로 높아 국민적 기대가 한층 높아졌습니다. 이 같은 문재인정부 출범 1주일간의 변화는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그렇게 울은 소쩍새’마냥 이날 5.18 기념식을 위한 것이었나 봅니다. 그럴 정도로 5.18 기념식과 기념사는 파격이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를 통해 “새롭게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광주민주화운동의 연장선 위에 서 있다”면서 “새 정부는 5.18 민주화운동과 촛불혁명의 정신을 받들어 이 땅의 민주주의를 온전히 복원할 것”이라며 새 정부의 위상을 명확히 천명했습니다.

아울러, 5.18 민주화운동의 진상과 관련 “헬기사격까지 포함하여 발포의 진상과 책임을 반드시 밝혀내겠다”고 했으며, “5.18 정신을 헌법전문에 담겠다”며 재천명하기도 했습니다. 문 대통령이 이날 기념사를 낭독하는 동안 여러 차례의 박수가 터져 나왔지만, 특히 광주 5.18 정신의 의의와 진상규명 의지를 강조하는 대목에서는 박수와 함께 환호의 함성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식후 행사 마지막에서는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도 부활됐습니다. 문 대통령이 기념사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은 단순한 노래가 아니”라 “오월의 피와 혼이 응축된 상징”이자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 그 자체”라고 말했는데, 적확한 표현입니다.

그런데 이 노래가 1997년부터 12년간 5.18 기념식장에서 ‘제창’됐으나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부터 합창단이 부르는 ‘합창’으로 격하됐으니, 그 의미를 아는 국민들은 얼마나 많은 분노와 한을 삭여야 했을까요.

문 대통령의 놀라운 기념사,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부활 등, 이 자체만으로도 정권교체가 됐다는 것, 그것도 권위주의 정부에서 민주주의 정부로 바뀌었다는 게 실감날 정도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멈출 수 없습니다. 아직 남은 게 몇 가지 더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남북관계입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에서 문재인정부는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의 맥을 잇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문재인정부가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의 맥을 잇는 여러 징표들이 있겠지만 그 으뜸은 민족화해와 남북관계 개선일 것입니다. 새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확실히 정권교체가 되었음을 거듭 실감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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