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태 / 6.15산악회 등반대장
삼각산(三角山)
북한산의 옛 이름은 삼각산이다.
3개의 높은 봉우리 백운대(836.5m), 인수봉(810.5m), 만경대(787m)를 이었다 하여 삼각산이라 불렀는데, 일제강점기 때 일제가 한강의 북쪽에 있는 산이라 하여 북한산으로 개명하였다.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삼각산이라는 우리 고유의 이름으로 고쳐 부르고 있다.
병자호란 때 적에게 항복하기를 끝까지 반대했던 척화파의 대표자인 예조판서 김상헌(金尙憲,1570~1652)이 청나라 심양으로 끌려가며 지은 시조
가노라 삼각산아 다시 보자 한강수야
고국산천을 떠나고자 하랴만은
시절이 하 수상하니 올똥말똥 하여라.
여기에 나오는 삼각산이 바로 그것이다.
북악파크 호텔
6.15산악회 매년 1월 산행은 삼각산을 거의 고정으로 가는데, 북악터널 서쪽 방향에서 집결하여 일선사 → 정릉 방향으로 간다.
회원들에게 산행 공지할 때는 모이는 장소를 항상 ‘북악파크호텔 앞’이라고 공지를 한다.
하지만 북악파크호텔은 2003년에 헐려 없어져서 지도검색을 해도 네비게이션을 검색해도 나오지 않는다.
사라진지 14년이나 지나 모두에게 잊혀져 가는데 우리 모두의 뇌리에는 아직 ‘북악파크호텔’로 남아 있다.
그 이유는 아마도 2000년 ‘6.15남북공동선언’의 성과물로 ‘비전향 장기수 송환’이 이루어졌는데 그 때 비전향장기수 63명이 여기 북악파크호텔에서 9월 1일 1박을 한 후 다음날 2일 송환이 이루어졌는데, 이 역사적 사건이 워낙 강하게 뇌리에 각인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산행
올겨울 가장 추운 날, 산그늘 밑 살을 에는 추위에도 매달 우리 6.15산악회 최고령 등반 기록을 갱신하고 있는 93세 노익장 류기진 선생님과 함께, 무에 그리 지킬 것이 많은지 옛 성(城)처럼 견고한 평창동 부자들의 저택을 지나 눈 덮인 삼각산을 올랐다.
일선사 근처에서 간단히 막걸리 한잔씩을 걸친 후, 점심식사는 너무 추워서 하산 후에 식당에서 하기로 하고 내려가다가 널찍한 곳에 잠깐 쉬며 올해 첫 산행이니만큼 회장님의 인사말과 함께 남북의 통일전망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가 정릉 방향으로 내려오니 같이 산에 오르지 못한 회원 두 분이 식당을 예약해 놓고 기다리고 있다.
식당에서 작년 한 해 한 번도 산행에 빠지지 않은 회원과 모범회원에게 상을 주는 시간도 갖고 늦은 점심을 맛나게 먹고 모든 일정을 마쳤다.
올 한해도 류기진 선생님을 비롯한 나이 많은 회원들의 건강과, 우리 6.15산악회가 사고 없는 산행 길이 되길 바라고, 또 한 남북 간의 화해와 통일이 이루어져 금강산을 비롯한 북녘 땅의 백두산, 묘향산도 오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