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당 원내대변인과 외교안보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종대 의원과 1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일단 지금은 박 대통령의 안보 실정, 외교안보의 정책을 탄핵해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황교안 대행체제가 또다른 박근혜 정부의 변종이 되지 않도록 견제하는 것이 가장 급선무라고 본다”

정의당 외교안보본부장 김종대 의원은 13일 <통일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기존 계획보다 앞당겨지고 있는 동맹정책들은 촛불 국민의 이름으로 저지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야당의 적극적 견제”는 물론 “궁극적으로 근본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그것은 역시 새로운 대한민국 만들기, 정권교체”라는 점도 빠뜨리지 않았다.

그는 최근 한.미 양국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체결과 사드(THAAD, 고고도방어미사일) 한국 배치를 서두른 이유에 대해 “미국, 일본이 개발하고 있는 SM3(스탠다드 미사일-3) 개발이 거의 완성됐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한.미.일이 동시에 패트리어트, 사드, SM3, 이렇게 중층적이고 다층적인 방어망 구성이 완결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그 전략구상에 하나의 기본틀, 플랫폼을 완성하기 위해서 사드를 갖다 놓는 것이고, 그 다음 수순으로 군사정보보호협정이 준비돼 있었던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

참여정부 시기 청와대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그는 “미국은 사드 배치를 이미 약속받아냈기 때문에 외상값 다 받아가려고 계획보다 점점 빨라지고 있다. 이것만이라도 막아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다음 대통령이 이 문제를 관리할 때 자칫 약점을 보이면, 한국 정부를 한순간에 위기에 빠트릴 카드를 미국은 갖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노무현 정부 초기 “(미국이) 한편으로는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켜서 북한에 대한 일방적 행동을 취하겠다고 하고, 한편으로는 주한미군을 빼겠다고 해버리니까 노 대통령은 거의 설자리를 잃고 완전히 정치적인 위기에 직면”하게 됐고 “첫 해에 미국에 가서 굴욕적인 한.미 정상회담을 한 것”을 떠올린 것이다.

그는 북핵 문제와 관련 “일종의 진보적 낙관주의가 있었다고 보는데, 이러한 진보적 낙관주의가 설자리를 거의 잃고 있다”면서 “북한에 대해서도 진보 쪽에서도 할말은 해야 한다”고 짚고 핵을 가진 북한이라 하더라도 한반도에서 전쟁을 억제하고 평화를 보장하는 상대로 인정하고 일단 높아진 군사적 긴장을 좀 낮춰야 한다”고 제시했다.

최근 촛불집회에 대해서는 “리더십 체인지가 아니라 박근혜 배경에 존재하는 박정희 체제를 해체하려고 했던 것”이라며 “‘리더십 체인지’가 아니라 ‘레짐 체인지’다. 이게 우리 기본관점이 돼야 된다고 본다”고 짚었다.

나아가 “정의당의 지금까지 탄핵정국에서의 행태를 보면 가장 일관되게 대통령 퇴진을 외쳤고, 또 탄핵을 가장 앞서서 주장하면서 한 번도 입장이 바뀐 적이 없다”고 평가하고 개인적 진로를 묻는 질문에 “새로운 정부가 연립정부가 되고, 거기에 지금 기존 야당들의 외교안보 역량이 거의 고갈된 상태기 때문에 작은 정당이지만 도움이 된다면 당연히 참여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정의당의 예비내각에서 국방예비장관을 맡기도 했다.

최근 촛불 정국에서 정의당의 원내대변인이자 외교안보본부장으로 활약하고, 특히 국방전문가로 팟캐스트 방송 ‘진짜 안보’를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와 공동진행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종대 의원을 13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의원실에서 만났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이다.

남북 군사적 충돌 기획설, “믿을 수 없다”

▲ 김종대 의원이 11월 14일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소속 야3당 의원들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졸속 추진 반대 긴급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 - 김종대 의원실]

□ 통일뉴스 : 탄핵 국면이 한 고비를 넘어서고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통일외교안보 영역에 대한 우려가 많다. 특히 남북 간 군사적 충돌 가능성까지 나돈 적이 있었다. 또 앞으로도 황교안 총리가 권한대행으로 있는 한 그런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돈다.

탄핵 전에 정부가 최순실 사건이 터지면서 군사적 충돌을 발생시켜서 이 국면을 넘어가려 했고, 탄핵이 조금만 더 지체됐으면 큰일 날 뻔했다는 사후적 평가도 있었다.

구체적으로 주한미군 ‘비전투원 소개(疏開) 훈련’(NEO)이 9년 만에 10월말부터 11월 초까지 있었고, 토머스 밴달 주한 미8군 사령관이 “북한이 30일에서 60일 이내에 도발할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 김종대 의원 : 밴달 사령관은 지난 6일, 최근에 발언한 거다. 탄핵정국에서 처럼 북한이 조용했던 적은 보수정권 내내 거의 없었을 것이다.

군사적 충돌 첩보를 나는 믿을 수 없다. 우선 나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대북관계 특이동향이 있었는가를 (국방부) 업무보고시 항상 우선적으로 확인해 본다.

북한군이야 동계훈련 기간이기 때문에 연례적으로 지금이 긴장이 가장 높은 것은 하나의 반복적 패턴이니까 특이사항이 아니다.

우리 쪽의 동향을 보면 그 사이에 중요한 의사결정이 한.일 군사정보호협정이 있었고, 사드 논의가 가속화되고 이런 동향이 있었지만, 북한과의 안보위기를 통해 돌파하려는 흐름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렇지만 만일에 북한쪽의 특이동향을 명분으로 해서 극대화할 수 있는 계기가 있었다면 이 정부는 했을 것이다. 설령 어떤 자그마한 우발적 사건이 있다 하더라도 국지적인 사건으로 끝났을 거다.

지난 수해 이후로 북한이 상당부분 대외적인 전략적 공세를 자제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 접경지역이나 이런 데서도 그다지 특이동향을 본 적이 없고 우리 정부가 활용할만한 빌미를 북한이 제공한 것이 없다. 그래서 큰 걱정할 것은 아니었다고 본다.

□ 미8군 사령관의 발언 등을 봤을 때, 황교안 대행체제에서 또다른 도발 가능성은 없다고 보나?

■ 미8군 사령관 발언은 상당히 유감이다. 북한군은 원래 이때 대규모 기동훈련을 진행하고 있고 군사적 대비 수준이 상당히 높아진 상황이다.

그런데 이런 것을 빌미로 해서 마치 “북한은 한국과 미국의 정권 교체기에 도발했다”며 “한국도 정치적 전환기이기 때문에 도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하면서 이렇게 시기까지 특정한 것은 군사령관으로서 상당히 무책임한 발언이고 한국 국민을 불안하게 만드는 것이다.

“북한이 30일에서 60일 이내에 도발할 가능성이 있다”, 이건 무슨 점쟁이 같은 이야기지만, 8군사령관은 더 황당한 이야기도 했다. “한국의 대통령 선거 등 정치적 조건에 따라 배치 시기는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 발언이야말로 사실 우리 국민정서에 완전히 반하는, 또 촛불 민심을 적대시하는 발언이다. 아니 사드가 대선하고 무슨 관계가 있느냐? 대선 일정이 빨라지니까 사드 배치 일정도 빨라진다는 이야긴데, 이거야말로 사드가 군사안보와 아무 관계없이 들어온다는 것을 드러내 주는 구체적 사례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식의 미8군 사령관의 발언에 대해서는 사실은 우리 국방부에도 질문했지만, 도무지 있을 수도 없고 해서는 안 되는 아주 막말에 가까운 발언이다.

□ 우리가 주권국가라고 한다면 국회에서든 정부에서든 강력한 항의를 해서 미8군 사령관을 본국으로 소환시킬 수도 있는 사안 아닌가?

■ 당연히 그렇게 해야 됨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나고 보면 주한미군 장성들의 이야기는 대부분 진실로 판명되는, 이런 구조를 우리는 경험했기 때문에 가벼이 들을 수도 없는 형편이다.

사실은, 오히려 우물쭈물하던 우리 정부가 미국 손을 들어주는 방향으로 갔다. 그런 점에서 사드 배치는 더 가속화되는 측면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본다.

주한미군 사령부는 ‘친박 사령부’, 한미동맹은 ‘친박 동맹’?

□ 미국이 사드를 빨리 배치하려고 하는 것은 미국 국익 관점에서 보면 한국에 보수정권이 있을 때 빨리 해치우고 싶어하는 것 같다. 현재 야권은 반대하지만 황교안 대행체제는 박근혜 정부의 연장이기 때문에 어떻게 막을 수 있겠나?

■ 아직 박근혜 정부다. 만약 박근혜 정부가 끝나기 전에 이런 걸 다 완결짓고 싶어하는 정치적인 판단이 존재한다면, 그렇다면 주한미군 사령부는 또 하나의 ‘친박 사령부’다. 다음 정권, 야당은 못 믿겠다니 주한미군은 친박 사령부 아닌가?

그 다음에 한미동맹은 ‘친박 동맹’이다. 이것이야말로 동맹의 성격을 잘 드러내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국민들이 사드를 탄핵해야 한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그런 의사결정 행태, 비정상성을 국민들이 탄핵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 정권 임기 중에 모든 것을 완결짓겠다. 결혼도장 찍겠다. 불가역적으로 대못을 박겠다’ 이런 거라면 친박과 함께 탄핵이 돼야 할 사령부가 또 하나 있는 거다.

이것은 한국 국민들을 적대시하는 발상이다. 그런 의도가 보인다면 국회가 당연히 강하게 견제해야 될 일이라고 생각한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한국의 탄핵사태를 미국은 그동안 한국이 약속해준 걸 못 지킬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사드를 예정대로 배치하는데 하나의 돌발변수로 보는 시각이고, 중국은 이번 탄핵이 사드 배치 결정을 철회하는 계기가 되지 않겠냐고 보고 있다.

탄핵의 본질은 온데간데 없고, 미.중 양 강대국 간에 이것이 사드문제를 처리하는 새로운 공간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게 굉장히 중요해 보인다. 결국은 강대국 간에 사드 전쟁이 더 격화돼 버렸다. 그게 탄핵의 엉뚱한 효과다.

그래서 중국은 경제제재를 우리한테 강화하고 미.일은 한국에 대해 마지막 남은 외상값을 다 받아가려고 하는 이런 형국으로 변질된 것은 참으로 황당한 측면이다.

그렇지만 황교안 대행체제가 박근혜 대통령과 똑같은 힘을 발휘하리라고는 우리는 생각하지 않는다. 우선은 여.야.정 협의체는 박근혜 실정을 탄핵하기 위해서 만든 협의체라는 게 야당의 입장이다.

주요한 탄핵대상의 정책들, ‘위안부’, 국정교과서, 세월호, 사드 만큼은 야3당 간에도 황교안 대행체제가 특별히 기존의 박근혜 실정을 더 강화하고 심화하는 쪽으로 용납하지 않겠다는 분명한 공감대가 존재한다. 황교안 대행체제가 있다 하더라도 야당이 하기 나름이다. 야당이 적극적으로 견제하겠다면 가능한 부분이다.

□ <통일뉴스>에 만평을 연재하고 있는 이진석 작가가 ‘사드 배치의 진실’이라는 만화를 기고했는데, 국방부가 정정보도를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국방부가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를 요청해서 통일뉴스가 ‘반론보도’는 실을 수 있지만 ‘정정보도’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국방부에서 사드 관련 정정보도 요청도 처음이라고 했는데 민사소송까지 했다.

■ 글쎄, 나는 워낙 그런 소송을 많이 당해봐서 놀라지 말하고 조언하고 싶다. 국방부의 일반적 행태다. 그만큼 통일뉴스가 영향력이 크다는 증거다.

“한국 사드 배치는 스탠다드 미사일 성공을 전제”

▲ 국방 전문가인 김종대 의원은 주요 현안들에 대한 준비된 입장을 제시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이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로 체결됐다. 이렇게 빠른 속도로 추진된 배경은 어떻게 보나? 1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하는데, 1년 후에 해결해야 하나?

■ 국가 간의 약속은 국내법에 준하는 효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무효로 선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다행히 이건 1년 단위로 갱신하는 협정이기 때문에 그때 가서 1년 기한에 따라서 무효로 돌릴 수 있는 재협의도 가능하다.

그것보다는 일단 새로운 정부가 기존 정부에서 했지만 재협상을 해야 한다. 우리 주권자인 시민들의 반대가 있고 국가가 아직까지는 이 협정에 대해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일본과 새로운 협의를 해야겠다고 통보하면 된다.

이렇게 빨리 협상이 체결된 비정상적 과정, 이런 부분들은 국민의 동의와 신뢰를 상실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큰 결함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것을 결함으로 제시할 수 있다.

그리고 빨리 했다는 것 보다는 갑작스럽게 했다는 게 이번 협상의 문제다. 하려면 진즉 할 수도 있었다. 시기가 빨랐다가 아니라 안 할 것처럼 하다가 어느날 번개처럼 해치웠다는 것, 이것이 더 큰 문제다.

□ 어떤 배경이 있다고 보나?

■ 있다고 본다. 미국, 일본이 개발하고 있는 SM3(스탠다드 미사일-3) 개발이 거의 완성됐다는 뜻이다. 동아시아에서 미국이 구상하는 미사일방어(MD)의 완결자랄까, 끝판왕은 누가 뭐래도 이지스함에 탑재된 SM3블록2A, 스탠다드 미사일의 최신형이다. 이게 개발이 끝나면 유럽과 아시아에서 동시에 미사일방어체계가 완성되는 거다. 그게 임박했다는 뜻이다.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은 스탠다드 미사일의 성공을 전제로 해서 미리 갖다 놓은 것이다. 이렇게 해서 한.미.일이 동시에 패트리어트, 사드, SM3, 이렇게 중층적이고 다층적인 방어망 구성이 완결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그 전략구상에 하나의 기본틀, 플랫폼을 완성하기 위해서 사드를 갖다 놓는 것이고, 그 다음 수순으로 군사정보보호협정이 준비돼 있었던 것으로 봐야 한다.

□ 미사일방어체계를 완성시키기 위해서는 한.일 간에 군사정보 교류가 필수적인가?

■ 필수적이다. 핵심적으로는 미사일 방어에 필요한 정보자산들, 예를 들어 레이더라든가 인공위성 정보를 한.미.일이 공유할 수 있는 정보공조 체제가 굉장히 시급했던 것이다.

이것이 갖춰져서 그 위에다 SM3 스탠다드 미사일, 그리고 이지스 구축함에 스파이 레이더라고 있다. 이게 사드 체계와 연동하는 시스템으로 가는 게 미국이 아시아에서 구축하고자 하는 플랫폼의 하나의 프로토타입, 원형이다.

□ 그런데 사드를 일본이 아닌 한국에 배치하는 이유는?

■ 일본은 자기네 나라에 사드 배치를 강력히 희망했다. 왜 한국이어야 되냐면, 중국이나 북한에서 미사일을 쏠 때 근접해서는 패트리어트나 사드로 일단 방어하고 그 다음에 일본에서는 가장 고고도 500㎞ 상공까지 올라가는 SM3를 준비해 놓는, 이게 컴비네이션으로 된 것이다. 우리나라 동남권을 사드 배치의 적절한 부지로 봤던 것은 이미 4년 전에 미국 문서에서 나타난다. 우리가 발견했다.

그리고 이것으로 끝이 아니고 일본에도 사드를 배치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한국의 이지스함에도 SM3를 장착하게 될 것이다. 이런 식으로 다 갖춘다는 것은 최종 단계이고, 그전에 작은 원형을 갖춰 놓아야 한다.

최근에 미사일 개발이 임박했다고 본다. 그래서 모든 시스템을 더 빨리 구축하는 쪽으로 간 거라고 볼 수 있고, 그러려면 정보공조 체제가 가장 중요하다.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 사령관이 8월 2일 조찬간담회에서 했던 이야기는 사드가 한반도에 배치된 만큼 이것으로 끝이 아니고 앞으로 패트리어트와 이지스 체계도 같이 증강된다는 것이다.

사드는 개별무기 체계로서는 큰 의미가 없는 무기다. 이게 전체 큰 구조물의 한 중요한 구성부문이라는 데서 의미가 있다. 다른 자산과의 연동 문제다.

“너무 많이 나가버렸다...이미 끝장을 내버린 거다”

▲ 김종대 의원이 ‘11.12 민중총궐기’에 앞서 서울역광장에서 성주.김천 주민들과 원불교 교무.신도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사드 배치 무효 평화행동’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미국이 그렇게 큰 구상을 갖고 사드도 배치하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도 맺었는데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서 1년만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을 파기하든지 사드를 보류시키면 미국의 구상에 차질이 생기고 미국도 가만있지는 않을 것 같다.

■ 그렇게 될 경우 미국은 핵심동맹의 축에서 한국을 제외시킬 것이다. 그것이 국내에서는 불안 여론으로 급격히 확산될 거고. 그렇게 되면 거꾸로 새로운 정부가 엄청난 어려움에 빠질 것이다. 왜냐하면 보수세력의 총공세가 예상된다. “이런 식으로 미국과의 동맹의 끈을 놓을 거냐?”고.

그것에 시달린 게 노무현 대통령 아니냐. 집권 초기에 (미국이) 한편으로는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켜서 북한에 대한 일방적 행동을 취하겠다고 하고, 한편으로는 주한미군을 빼겠다고 해버리니까 노 대통령은 거의 설자리를 잃고 완전히 정치적인 위기에 직면하게 돼버린다. 그래서 첫 해에 미국에 가서 굴욕적인 한.미 정상회담을 한 것 아닌가.

이런 식으로 다음 대통령이 이 문제를 관리할 때 자칫 약점을 보이면, 한국 정부를 한순간에 위기에 빠트릴 카드를 미국은 갖고 있다. 또 국내 보수세력이 충실한 행동대원들이기 때문에 아마 총공세를 취할 것이고, 한반도 긴장은 고조되고, 이런 재난적 상황도 예상할 수 있다.

□ 정권교체에 성공하더라도 새로운 정부가 이 문제를 관리해야 한다는 말인데, 만만치 않은 상황인 것 같다.

■ 그러니까 문제는 박근혜 대통령이 정권 말에 이렇게 싸지르듯이 벌여놓지만 않았어도 차근차근 이런 문제를 수습해갈 여유가 있었을 건데, 이렇게 너무나 많은 일을 한꺼번에 처리해버리니까.

어떻게 보면 박근혜 대통령도 집권 초반기에는 잘 버틴 측면도 있다. 사드 문제는 3NO(요청.협의.결정 없음) 정책이라고 해서 거리를 뒀고 외교는 균형외교라고 하면서 중국과의 관계가 MB때 망가진 걸 상당히 복원해 냈다.

이게 집권 후반기로 오면서 와르르 무너진다. 그것도 한두 시점에 완전히 무너진다. 한.일 ‘위안부’ 졸속 합의, 사드배치 결정,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이 일직선상으로 쉴새 없이 하나씩 둘씩 처리돼 버렸다.

이제는 어떤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과연 수습이 쉽겠냐는 거다. 너무 많이 나가버렸다. 그리고 되돌리려고 할 때 우리가 당위성만 갖고 하기에는 미국이나 일본이라는 상대가 너무 크다. 이미 끝장을 내버린 거다.

국가를 거의 거덜내놓고 나가버렸기 때문에 이런 가운데서 다시 재공사를 하기가 쉽지가 않다. 그냥 공사만 해서 되는 게 아니라 이 폐기물들을 다 어떻게 처리할 거냐는 거다. 이런 것부터 다 걸릴 거다.

황교안 체제에서 가장 중시해야 할 것은 이렇게 벌여놓은 일이 더 가속화 되지 않게라도 하는 것이다. 미국은 사드 배치를 이미 약속받아냈기 때문에 외상값 다 받아가려고 계획보다 점점 빨라지고 있다. 이것만이라도 막아야 하는 것이다.

북핵, “진보적 낙관주의 설자리 거의 잃고 있다”

□ 현재 한반도를 가장 답답하게 막고 있는 것이 북핵 문제에 대한 해법이 없다는 거다. 이를 이유로 남북관계도 막혀 있다. 하다못해 국방부에 해킹만 발생해도 북한 탓을 하는 형편이다. 핵을 가지고 있고, 국제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과 어떻게 관계를 개선해서 우리가 주도하는 한반도 정책을 펼 수 있다고 보나?

■ 우리 개혁진보세력에게 매우 어려운 질문이 떨어진 거다. 지난 20년 동안 북한에 대해서 가졌던 태도 중의 하나는 북한의 핵은 협상용이고 핵보유가 궁극적 목표가 아닐 것이라는 선의로 바라봤다. 그런데 북한은 실제 핵을 보유하는 쪽으로 거의 갔다.

그렇다면 핵을 가진 북한을 어떻게 상대할 것인가? 이런 질문에 대해서 개혁진보진영이 제대로 답을 준비했는가? 이런 점이 일단 의문이다. 또 북한에 대해서 선의로 봤던, 일종의 진보적 낙관주의가 있었다고 보는데, 이러한 진보적 낙관주의가 설자리를 거의 잃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만큼, 거의 핵을 가진 것이나 다름없는 북한에 대해서 우리가 과거와 같은 비핵화의 패러다임으로 접근하는 것은 현실성이 많이 떨어졌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일단 나는 긴장 완화라고 본다. 핵을 가진 북한이라 하더라도 우리가 너무 두려워하면서 그 불안의 정서에서 정책을 수립해서는 안 된다. 그것보다는 핵을 가진 북한이라 하더라도 한반도에서 전쟁을 억제하고 평화를 보장하는 상대로 인정하고 일단 높아진 군사적 긴장을 좀 낮춰야 한다.

이런 점에서 북한하고 새로운 차원의 대화 모색이 있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아무래도 북한이 안보에 대한 부담이 적을수록 핵무기 고도화의 동기는 줄어들게 되기 때문에 결국 우리가 대화의 계기를 창출하는데 유리한 환경이 마련된다고 본다.

그렇지만 북한에 대해서도 진보 쪽에서도 할말은 해야 한다. 여태까지 지난 20년을 우리가 인내하면서 끊임없이 선의를 보여왔던 것은 그래도 북한이 선의의 동반자로서 핵을 포기하고 보다 평화공존의 새로운 공식을 찾아낼 수 있다는 희망 때문이었다.

그런데 아무리 처지가 어렵다고 해서 핵을 터트리고 미사일을 날려 보내고 이런 공멸에 가까운 선택을 한다면 이것이야말로 이제까지 우리가 북한을 대해왔던 진정성을 상당히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다.

따라서 북한이 핵에 의존해서 체제생존을 유지하는 편향된 일변도의 사고에 대해서는 이제 우리도 할말은 해야 되지 않느냐? 실제로 많이 하고 있다. 정의당만 하더라도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든가 여러 가지 도발적인 공세적 행동을 취할 때 끊임없이 비판성명을 냈다.

이제는 우리가 북한에 대해 마냥 적대시하거나 또는 맹종하거나 이렇게 극단적인 사고를 할 필요도 없고 또 그런 사고는 효과도 없다. 그것보다는 핵을 고도화해서 거의 손에 쥔 것이나 다름없는 북한이지만 강력하게 비판하면서 그러면서도 대화의 손길은 내밀 수 있는 정치적인 균형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본다.

야당 연립정부, “당연히 참여해야 한다”

▲ 김종대 의원은 야당 연립정부에 정의당도 당연히 참여해야 하고, 자신도 외교안보 분야에 기여할 뜻이 있다고 밝혔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어려운 숙제 같다. 정의당 원내 대변인이자 외교안보본부장이라는 중책을 맡고 있는데,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국회에서 가결된 상황에서 이후 계획은?

■ 일단 지금은 박 대통령의 안보 실정, 외교안보의 정책을 탄핵해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황교안 대행체제가 또다른 박근혜 정부의 변종이 되지 않도록 견제하는 것이 가장 급선무라고 본다. 또 기존 계획보다 앞당겨지고 있는 동맹정책들은 촛불 국민의 이름으로 저지해야 한다.

가장 궁극적인 해결책은 역시 황교안 대행체제라는 과도적 기간을 넘어서 어떤 정부가 탄생하느냐이다.

그리고 단순한 ‘박근혜 교체’를 위한 촛불혁명이었는가? 리더십 체인지가 아니라 박근혜 배경에 존재하는 박정희 체제를 해체하려고 했던 거다. 그런 점에서 나는 ‘리더십 체인지’가 아니라 ‘레짐 체인지’다. 이게 우리 기본관점이 돼야 된다고 본다.

결국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달라”, 이게 촛불의 뜻이기 때문에 총론을 놔두고 각론을 해결하려고 해봤자 그것은 효과가 없다. 궁극적으로 근본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그것은 역시 새로운 대한민국 만들기, 정권교체라고 보고 있다.

□ 정의당은 야당 중에서도 소수당인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나?

■ 정의당의 지금까지 탄핵정국에서의 행태를 보면 가장 일관되게 대통령 퇴진을 외쳤고, 또 탄핵을 가장 앞서서 주장하면서 한 번도 입장이 바뀐 적이 없다. 그리고 어깃장을 놓거나 삽질을 한 적이 없다. 다른 당의 대표들처럼. 결국은 큰당들이 정의당의 입장에 궁극적으로 따라온 것이다.

이것은 마치 큰 바다에서 큰 당들이 하나의 큰 배라면, 정의당은 그걸 끌고 오는 작은 예인선이었다. 그러나 막상 예인선이 큰 배를 끌고 항구에 도착하면 예인선은 보이지 않는다. 예인선은 사라지는 것이다.

일단은 정국에서 일관성있는 자세를 유지했다고 하는 데서 큰 자부심을 가져야 되고, 그럼으로써 다음 정권교체는 진보개혁후보가 나와야겠다. 그 후보가 다른 당하고의 선거연합이나 연대를 어떻게 할 것이냐는 추후에 선거 국면의 성격에 따라 결정될 문제라고 본다. 일단은 대선에 적극적으로 먼저 뛰어들어야 한다는 게 우리 생각이다.

□ 정의당의 예비내각에서 국방예비장관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는데, 야당연대를 통해 집권하면 내각에 들어갈 의향이 있나?

■ 그것은 우리가 결정하는 게 아니라 국가가 얼마나 필요로 하느냐의 문제다. 연립정부이기 때문에 들어가는 게 의무다. 일정 정도의 지분을 갖고 있어야 되는 게 연립정부다.

개인적인 질문이라면 아직 정해진 입장은 없고, 단지 새로운 정부가 연립정부가 되고, 거기에 지금 기존 야당들의 외교안보 역량이 거의 고갈된 상태기 때문에 작은 정당이지만 도움이 된다면 당연히 참여해야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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