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북한이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발사에 성공했습니다. 이제까지 외부에서 불러온 ‘무수단’과 같은 것인지 확인되지는 않지만 어쨌든 IRBM ‘화성-10’의 발사가 성공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22일 오전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화성-10’ 2발을 발사했는데 그 중 두 번째 발사가 성공한 것입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하루 늦은 23일발에서 “‘화성-10’ 시험발사는 탄도로켓의 최대사거리를 모의하여 고각발사체제로 진행되었다”면서 “탄도로켓은 예정비행궤도를 따라 최대정점고도 1,413.6㎞까지 상승비행하여 400㎞ 전방의 예정된 목표수역에 정확히 낙탄되었다”고 보도했습니다.

5전6기를 한 것입니다. 이날 통신도 “국방과학자, 기술자, 일꾼들은 수차례나 실패를 거듭하면서 완성시켜온 탄도로켓 개발”이라고 표현해, 그동안 다섯 번의 실패 후 이번 여섯 번 만에 성공했음을 확인해 주었습니다.

‘화성-10’ 발사를 현지에서 지도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발사의 의도와 목적에 관해 “적들은 물론 전 세계가 이번 탄도로켓의 비행궤적만 보고도 중장거리 전략탄도로켓의 능력을 바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면서 “태평양작전지대 안의 미국놈들을 전면적이고 현실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확실한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한반도 유사시에 출동하는 전략 자산들이 주둔하고 있는 괌을 시사한 것입니다.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고각(高角)발사’입니다. 통상 중장거리 미사일은 45도보다 다소 낮은 각도로 쏘는 것이 가장 멀리 날아가는데, 이번 ‘화성-10’은 직각에 가까운 83도로 날아 올라간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직각에 가깝게 해 발사했다면 사거리는 당연히 짧아질 것입니다. 즉 사거리를 줄이고 고도를 최대로 높였다는 것입니다.

‘화성-10’의 고각발사와 관련 대개의 군사전문가들은 대략 두 가지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사거리를 줄였다는 것은 일본과 미국 등 주변 국가의 안전과 ‘북한위협론’을 고려했다는 것이고, 또 고도를 최대로 높였다는 것은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 탄두 대기권 재진입을 시험해봤다는 것입니다.

북한은 통신에서 전자와 관련 “시험발사는 주변국가의 안전에 사소한 영향도 주지 않고 성과적으로 진행되었다”고 밝혔으며, 후자와 관련 “재돌입 구간에서의 전투부 열견딤 특성과 비행안정성도 검증되었다”고 밝혀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을 시험했음을 시사했습니다.

‘화성-10’을 ‘고각발사’가 아닌 정상궤도로 발사했다면, 최대 비행거리가 3500km로 예상돼 태평양 괌의 미군기지가 사정권에 들어가게 됩니다. 미국으로서는 끔찍한 일입니다. 나아가, 북한이 ‘화성-10’의 발사 성공으로 2020년대 초 미국 본토를 타격하는 ICBM의 실전 배치가 가능할 수 있다는 성급한 분석마저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국으로선 악몽의 시나리오가 펼쳐지게 되는 것입니다.

북한의 이번 ‘화성-10’ 발사 성공은 지난 3월 11일 김 제1위원장이 “새로 연구제작한 핵탄두의 위력판정을 위한 핵폭발 시험과 핵공격 능력을 높이기 위한 필요한 시험들을 계속해나가라”고 독려한 이후 △소형화된 핵탄두, △잠수함탄도미사일(SLBM) ‘북극성’ 시험발사 등에 이은 작품입니다. 북한이 지난 5월 당 제7차 대회에서 다시금 천명한 ‘경제건설-핵무력건설 병진노선’이 힘을 받고 있는 형국입니다.

이로써 북한은 모처럼 한숨 돌릴 수 있는 여유를 마련했습니다. 북한에 새로운 카드가 생겼다는 의미입니다. 벌써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마무리했기에 ‘모라토리엄 카드’로 국면 전환 시도, △북한 내부 정책에서 ‘안보에서 경제’로의 전환, 그리고 △미사일 실험 후 핵실험이기에 ‘핵실험 유예’를 지렛대로 한 북.중 정상회담 추진 등의 관측이 나올 정도입니다.

‘전략의 나라’ 북한의 ‘화성-10’ 발사 성공 이후 수순은 무엇일까요. 침착합시다. 오는 29일 개최되는 제13기 제4차 최고인민회의를 주목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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