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북중 접경지대를 다녀 온 이창주 중국 푸단대 박사와 10일 서울 광화문 한 찻집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 - 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실제로 북.중 접경지역에 가면 예전에 비해서는 교류가 확연히 줄어들고 그쪽에 있는 사업가들이 긴장 상태에 있다는 것은 맞는 것 같다.”

최근 북중 접경지역인 중국 훈춘, 도문, 연길, 단동, 대련 등을 둘러보고 온 이창주 중국 푸단(復旦)대 박사(과정 수료)는 “대북제재가 실효가 있는지는 저도 매우 회의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토론회 참가를 위해 방한한 이창주 박사는 지난 10일 <통일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입장에서는 한반도 문제, 남중국 문제, 동남아시아 문제, 그리고 중앙아시아 문제까지 여러 가지 변수가 있”다며 “중국 입장에서는 전선을 확장해서는 안 되는 입장에 있기 때문에 일단 유엔 안보리에서 결정한 대북제재안을 표면적으로라도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하는듯한 제스처를 계속 취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따라서 공식적인 해관(세관)을 통한 북중교역은 실제로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

구체적으로 “단동 현지에 있는 분한테 이야기들은 건데, 중국이 북한과 무역을 할 때 광물을 가져오는 시스템으로 하려고 했는데 광물이 나올 수 없으니까 거래가 안 되는 부분이 왕왕 발생하고, 그런 부분에 있어서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는 사례나 “‘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boycott, 제재국가와 거래하는 제3국의 기업과 은행, 정부 등에 대해서도 제재를 가하는 방안)이 들어갈 수도 있다는 부담감 때문에 금융기관이라든지 은행 같은 경우는 아무래도 대북사업을 꺼려하는 부분이 있다”는 사례를 들기도 했다.

그러나 이 박사는 “중국이 북한을 포기하는 카드로서 이렇게 하는 게 아니라, 중국의 주변외교 안정화를 위한 조처”라며 “알다시피 대북제재에 구멍이 많다”고 짚었다. “예를 들면 민생에 관련된 품목이라든지, 아니면 라진항 관련된 부분에 있어서는 대북제재에 포함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다른 한편으로, 중국 내에서도 각 지역에 따른 대북제재의 체감도가 다르다는 점도 설명했다. 그는 “단동 경우는 크게 위축되고 있다는 느낌이 있다면 연변은 대북제재에 그렇게 크게 영향을 받고 있지 않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단동은 북한과의 교역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비해 연변은 러시아 등 투자처가 더 분산돼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오는 7월 27일 신의주-개성, 원산-함흥 고속도로 착공식이 열릴 것이라는 <통일뉴스> 보도에 대해 “약간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고 전제하고 “큰 변수가 생겨서 전환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은 한다”며 오는 10월 1일 중국의 위안화가 SDR(Special Drawing Rights, 국제통화기금의 특별인출권)에 편입되면 “더 자신있게 북한 문제를 해결하려고”하는 ‘전략적 전환’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

특히 이달초 북한의 리수용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시진핑 주석이 그를 접견한 사실을 두고 “앞으로 좀더 관심있게 봐야 될 부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오히려 단둥-신의주 쪽 보다는 훈춘-라진 쪽이 먼저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훈춘 권하세관에서 북한 라진까지 연결되는 신두만강대교가 “상판도 거의 다 연결”돼 올해 안에 완공될 것으로 예상되고, 북한 쪽 원정리세관이 있던 자리에 ‘여행자 검사장’이라는 건물이 새로 들어서는 등 활발한 움직임이 감지되기 때문이다.

중국이 라진 쪽에 더 관심을 두는 이유로는 △동해 쪽 항구가 없는 중국이 차항출해(借港出海) 전략에 따라 북한 라선이나 청진 진출을 선호하고 있다는 점, △중국 중앙 정부 차원에서도 경제성장이 뒤쳐진 동북3성의 발전이 절실하다는 점, △동북3성의 각 성들 차원에서도 동해안 진출이 절실하다는 점 등을 꼽았다.

그는 “북한도 기간산업에 대한 발전이 많이 더디고 표준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만약 산업을 일으키려면 결국 외자를 받아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한다”며 “한국이 북한의 개발에 있어서의 안정을 국제사회에 보장해 주는 체제로 가면서 외자를 끌어오는 방법 밖에 없다. 또는 한국 주도의 컨소시엄을 추진해서 북한과 중국, 러시아와 연결시키는 인프라 건설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제언했다.

나아가 “기존에는 일본의 기준으로 아시아개발은행이 투자방향을 정했었다면,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나 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은행 같은 경우는 중국이나 BRICS 국가 주도로 투자를 결정할 수 있다”며 “한국이 좀더 주도적으로 남북대화를 추진하고 북방경제 개발과 연계하고자 한다면 국제사회의 자금동력이 존재하고 있다”고 제시했다.

그는 “향후 북방 거점지역을 중심으로 우리가 투자를 해서 개발을 하고 산업화를 한 다음에 남북관계가 원활히 풀릴 수 있다면 그때 남북연결과 북방연결을 진행해도 차선책”이라며 “용의 눈을 먼저 그리고 용 전체를 그리는 방법이 있지만, 용 전체를 다 그리고 용의 눈을 마지막에 찍는 화룡점정(畵龍點睛)도 있다”고 현 정부 하에서의 대북접근책을 내놓았다.

“중국 베이스로 한반도를 연구하고 있”다는 그는 “중국이 G2냐는 회의적으로 바라보는데, 동아시아 내에서 G2냐고 물으면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다”며 “다극화된 시대로 우리가 움직여가는 과정에서 우리가 한국에 있고, 동아시아에 있기 때문에 중국에 대해서 다시 한번 평가를 해서 바라보고 향후 우리의 전략을 어떻게 가져 갈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여 차례 북중 접경지역 현장을 답사했다는 그는, 북한이나 한반도 중심 시각보다는 중국의 시각에서 한반도를 바라볼 필요성을 적극 제기했고,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미래전략 수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음은 지난 10일 오후 5시 서울 광화문 한 카페에서 이창주 박사와 가진 인터뷰 전문이다.

중국의 대북제재, “주변외교 안정화를 위한 조처”

▲ 이창주 박사는 중국측 시각에서 한반도 문제를 연구하고 있는 신진 학자다. [사진 - 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통일뉴스 : 가장 최근에는 언제, 어디를 다녀왔나?

■ 이창주 박사 : 그제 다녀왔다. 연변지역, 그러니까 훈춘, 도문, 그리고 용정, 연길을 갔었다. 그 다음에 단동, 대련에 갔다.

□ 최근 북한에 대한 국제적 제재가 강화되고 있는데, 그 실태가 궁금하다. 여러 차례 다녀서 비교도 가능할 텐데 최근의 흐름은?

■ 이게 사실 종합적인 중국의 전략과 맞물려 있다고 생각한다. 중국 자체가 ‘일대일로’(一帶一路)라는 이름의 거시적인 전략적 구상을 앞세워 주변국가를 하나로 엮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그런 과정에서 미국의 견제를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전략적인 상황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했고 대북제재가 시작되었던 것인데, 그에 따라서 중국이 주변국가 외교전략에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중국 입장에서는 한반도 문제, 남중국 문제, 동남아시아 문제, 그리고 중앙아시아 문제까지 여러 가지 변수가 있는데, 그 중에 한반도 문제가 미국이나 한국의 대북제재까지 들어오면서 곤란하게 되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중국 입장에서는 전선을 확장해서는 안 되는 입장에 있기 때문에 일단 유엔 안보리에서 결정한 대북제재안을 표면적으로라도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하는듯한 제스처를 계속 취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중국이 북한을 포기하는 카드로서 이렇게 하는 게 아니라, 중국의 주변외교 안정화를 위한 조처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북.중 접경지역에 가면 예전에 비해서는 교류가 확연히 줄어들고 그쪽에 있는 사업가들이 긴장 상태에 있다는 것은 맞는 것 같다. 그리고 예를 들면 항공유라든지 실제로 대북제재 품목에 들어있는 것은 중국에서는 세관을 해관이라고 부르는데, 해관에서 적극적으로 통제하고 있는 편이다.

그런데 알다시피 대북제재에 구멍이 많지 않나. 예를 들면 민생에 관련된 품목이라든지, 아니면 라진항 관련된 부분에 있어서는 대북제재에 포함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그 대북제재가 실효가 있는지는 저도 매우 회의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 외부적으로 드러난 것은 해관 흐름이 북.중 교역이 줄어들고, 그 일을 하는 사람들도 긴장돼 있다고 했는데, 좀더 구체적 사례를 들어준다면?

■ 중국이 아프리카와의 교역모델을 주변국가에 대입시켜 보려고 하는 움직임이 실제로 있다. 예를 들면 인프라를 깔아주고 광물을 가져오는 시스템을 이야기하는 것인데, 북한도 역시 마찬가지다.

단동 현지에 있는 분한테 이야기들은 건데, 중국이 북한과 무역을 할 때 광물을 가져오는 시스템으로 하려고 했는데 광물이 나올 수 없으니까 거래가 안 되는 부분이 왕왕 발생하고, 그런 부분에 있어서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다음은 미국의 대북제재 관련해서 ‘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boycott, 제재국가와 거래하는 제3국의 기업과 은행, 정부 등에 대해서도 제재를 가하는 방안)이 들어갈 수도 있다는 부담감 때문에 금융기관이라든지 은행 같은 경우는 아무래도 대북사업을 꺼려하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위축되는 부분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그런데 단동하고 연변하고 분위기가 약간 다르다. 단동 경우는 크게 위축되고 있다는 느낌이 있다면 연변은 대북제재에 그렇게 크게 영향을 받고 있지 않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

왜냐하면 단동은 대북사업 관련한 국경도시이고, 연변 경우는 북한뿐만 아니라 동해로 진출하는 라인, 러시아와의 연결라인까지 있기 때문에 개발붐이라든지 이런 건 사뭇 다를 수밖에 없다. 단동 경우에는 포트폴리오(portfolio)가 획일화 돼 있다면, 연변 경우는 그래도 좀 분산돼 있기 때문에 더 투자를 해도 그렇게 리스크가 크지 않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 북.중 간에 신의주특구를 개발하고, 신의주-개성 고속도로, 원산-함흥 고속도로 착공식이 정전협정일인 7.27에 열린다고 보도했는데, 실제로 현실화 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나?

■ 일단, 저는 약간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 저도 작년에 <오마이뉴스>에 기고를 해서 ‘내년 10월 1일에 신압록강대교를 통해서 한국까지 연결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썼다. 단동시 정부 간부한테 사석에서 들은 이야기 내용이었다.

당시는 분위기가 좋았다. 대북제재나 핵실험도 전혀 없었고 한,중관계가 무척 좋은 상황에서 이야기가 나왔다. 올해 10월 1일인데, 중화인민공화국이 수립된 국경절로 중국 관점에서는 매우 중요한 날이다. 그러나 지금 대북제재 분위기를 통해 보면 그렇게 쉽지는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 있다.

▲ 지난 2일 중국을 방문한 리수용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접견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그런데 큰 변수가 생겨서 전환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은 한다. 예를 들면 올해 가장 큰 변수가 중국의 위안화가 SDR(Special Drawing Rights, 국제통화기금의 특별인출권)에 10월 1일에 편입된다. 중국이 위안화를 국제통화로 만들겠다는 욕심을 가지고 움직이고 있는데, 사실상 어떻게 보면 미 패권에 도전하는 듯한 이미지가 있다.

그런데 중국이 만약 그때까지 안정성을 추구하다가 그때 이후로 더 자신있게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거나 그런 식으로의 전략적 전환이 생긴다고 하면, 그때를 기점으로 해서 대북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전환을 모색할 수도 있겠다 생각해봤다.

그것이 아예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고 판단하게 된 것은, 이번에 리수용 부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시진핑 주석이 만나준 것이다. 이 모습을 보고 앞으로 좀더 관심있게 봐야 될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원산-함흥 고속도로는 잘 모르겠고, 중국 훈춘 권하세관에서 북한 라진까지 연결되는 신두만강대교가 있는데, 그건 올해 안에 완공할 것 같다. 상판도 거의 다 연결되었다.

건너편 북한 쪽에 원정리세관이 있던 자리에 ‘여행자 검사장’이라는 건물이 새로 들어섰다. 이 건물은 작년 10월에 갔을 때는 없었다. 지금은 내부는 몰라도 외부는 건설이 완료된 상황이고, 이런 상황을 보면 앞으로 인프라 연결도 적극적으로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종합해 보면, 단동 쪽은 아직까지 더 지켜봐야 하는데 훈춘 쪽은 전망이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보도가 그렇게 나온 것도 있기 때문에 더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고 있다.

신두만강대교, “올해 안에 완공할 것 같다”

▲ 이미 상판도 거의 완결된 신두만강대교는 올해 안에 완공될 것으로 보인다. 6월 3일 이창주 박사가 촬영한 사진이다. [사진제공 - 이창주]
▲ 중국 훈춘에 연결된 북한 원정리세관 자리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관광려행자검사장'이 새로 들어섰다. 6월 3일 이창주 박사가 촬영한 사진이다. [사진제공 - 이창주]

□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내각지휘부’가 원산-함흥 고속도로를 원래는 4월 15일에 착공식을 갖고, 신의주-개성 고속도로를 7월 27일에 착공식을 갖기로 했다는 지난 2월에 작성된 문서를 확인해 보도했다. 그런데 4월 착공식은 진행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원산-함흥 고속도로건설 내각지휘부’가 구성돼 있는 등 신의주-개성 쪽보다 더 구체적인 것으로 보였다.

■ 단동 쪽을 먼저 설명하면, 신압록강대교가 있고 철교가 있는데, 만약 개발된다면 신압록강대교가 도로 전용으로 이어질 거고, 철교가 아예 철로 전용으로 사용되지 않겠나 개인적으로 생각해봤다.

신압록강대교는 북쪽으로 올라가면 단동-대련-심양, 삼각으로 고속도로와 직접 연결되고 베이징과도 연결되는 부분이 있어서 유리하기는 할 텐데, 제가 위에서 찍은 사진을 <오마이뉴스>에 썼는데, 신의주 내려가는 라인을 보면 커터칼로 자른 것처럼 잘려있다. 그 뒤로 연결이 안 돼 있는 거다.

단동 쪽 인사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기존에는 북한 쪽에서 돈을 대고 진행할 거라고 이야기 됐었는데, 북한 쪽에서 오히려 ‘돈을 내놔라’ 그래서, 중국이 싫다고 버티다가 중국 측에서 적극적으로 돈을 대고 이미 토지측량은 끝난 상황이라고 작년에 파악을 했었다.

단동-신의주 개발은 일단 공사가 진행되어야 진짜로 되는 것이라고 보고 있는 상황이다.

원산-함흥은 잘 모르겠지만, 라진으로 연결되는 것은 이야기가 다르다. 왜냐하면 중국이 단동-신의주를 연결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별로 없을 것 같다. 추진력을 가질만한 동기가 별로 없다. 왜냐하면 그걸 건설해도 한국하고 직접 연결하지 않는 이상 경제적인 수요가 많이 발생하지 않는다. 만약 휴전선을 뚫고 한국까지 연결된다면 몰라도.

라진항은 이야기가 다르다. 왜냐하면 차항출해(借港出海)라고 하는데, 타국의 항만을 빌려 바다로 나간다는 전략인데, 어찌됐든 중국이 동해로는 못 나간다. 그러면 결국은 러시아쪽 극동항만을 빌리든지 아니면 북한의 라진항이라든지 청진항으로 연결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중국으로서는 그쪽 연결에 더 신경쓰고 그쪽 인프라를 연결할 확률이 오히려 더 높다.

또 중요한 이유는 동북3성 개발 때문에 그렇다. 동북3성은 요녕성, 길림성, 흑룡강성인데, 요녕성이야 대련을 중심으로 연해 밸트가 있으니까 상관이 없는데, 흑룡강성과 길림성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러시아와 연결하고 동해로 연결해야만 발전할 수 있는 곳이다.

지금 지역발전 격차가 너무 벌어지고 있고, 중국 중앙에서 일대일로를 많이 이야기하고 있는데 실제로 성과가 없으면 안 되니까 차항출해 전략을 토대로 해서 환동해권과 연결하려는 노력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결국은 북한 쪽이나 러시아 쪽과의 연결이 반드시 이루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된다면 단동보다 라진항에 대한 인프라 건설 추진력이 더 있을 수 밖에 없다.

전에 제가 썼던 기사에 심양 소재 중철9국그룹이 신압록강대교 북측 도로를 개발하기 위해 토지측량하러 들어갔다는 팩트도 들어 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있던 시간에, 이미 북한에 토지측량하러 들어가 있었던 상황까지 파악했는데, 상황이 녹록치는 않은 것 같다. 당연하지만 중국 쪽에서 오히려 더 적극적이다.

□ 그렇지만 중국도 대북제재가 강화되는 상황이 부담이 되지 않겠나.

■ 중국 외교부에서 이야기하는 내용을 보면 6자회담을 자꾸 이야기한다. 그리고 대화 형식을 강조한다. 제재를 통해서 하기 보다는 시스템과 대화를 통한 해결을 계속 주장하는 부분을 집중해서 볼 필요가 있다.

무슨 말이냐면 중국이 만약 북한을 봉쇄해서 붕괴시켜야겠다는 마음이 있다면 그렇게 이야기 안 나올 거다. 그리고 실제로 그건 불가능하다고 중국에서도 판단하고 있는 걸로 안다.

□ 왜 불가능한가? 자기네들에게 손해라고 생각하는 것 아닌가?

■ 제 생각에는 불가능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쪽 지역이 다 봉쇄돼 교역이 안 되면 북.중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어마어마한 경제적 타격을 입게 될 거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막는 게 가능하지도 않다. 그래서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거다.

중국 의존도가 90% 가깝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북한이 붕괴될 정도가 될 것인지는 저는 좀 회의감이 있다.

□ 북한에는 자주 들어가 봤나?

■ 여러 번 바라만 봤지, 들어가 보지 못 했다.

□ 단동과 라선 두 지역을 봤을 때 차이점이 있고, 개발된다면 라선이 우선적으로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요약되는데, 남북관계나 대북제재가 풀려야 북.중관계도 정상화 될 수 있다고 보나?

■ 그렇다. 그런데 설명을 잠깐 해야겠다. 단동하고 연변 쪽하고 분위기가 다를 수밖에 없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지방정부 차원에서 접근하는 부분이 많이 다르다. 길림성은 급하고 요녕성은 급하지 않다.

왜냐하면 요녕성은 해양이 있지만 길림성은 해양이 없지 않나. 결과적으로 봤을 때 길림성이 발전하려면 결국 러시아나 북한 쪽을 뚫고 동해권으로 나가야 한다. 중앙 차원의 접근 이외에도 지방정부 차원에서의 이유도 있는 것 같다.

▲ 신압록강대교가 완공됐지만 북한 쪽 도로가 아직 연결되지 않아 완공식이 미뤄지고 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 중국 쪽에서 연결된 신압록강대교 진입로. 왼편 하얀 건물이 중국측 세관 건물. 북한 단둥대표부는 도로 우측에 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 신의주 개발도 요녕성 차원에서 하는 것 같더라. 신의주 특구는 말은 계속 나오고 있는데 실제로는 잘 안 되는 것 같다. 어떻게 전망하나?

■ 결국 대북제재가 풀리거나 완화돼야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단동과 신의주를 바라보면 단동은 구도심이 있고 신도심이 있다. 구도심은 기존 철교가 있는 곳이고, 신도심은 신압록강대교와 황금평까지 포함되는 지역이다. 그런데 신도심에 대한 개발붐이 많이 일었었다. 거기 땅값도 가파르게 올랐다.

그 이유가 신압록강대교가 개통할 것이라는 기대심리 때문이었다. 결국은 신의주와 연계해 발전할 거라는 기대심리였다고 볼 수 있고, 황금평도 결국 신압록강대교와 연계해서 발전할 수 밖에 없는 라인이었다. 그리고 호시무역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결국은 신압록강대교가 더 발전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고, 그리고 대북제재에 의해서 그쪽 지역 발전이 답보상태인 것이다. 북한 내부에서는 신의주특구나 라선특별시에 대한 개발 이야기가 나올 수는 있지만 거기에 대한 부분은 아직까지는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중국의 14개 주변국 중의 하나로 보고 있다”

□ 일부 의견이기는 하지만, 신의주-개성 고속철도.도로가 만들어지면 밀폐형 국제도로로 만들어지고 남북한을 관통하는 물류가 중심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어떻게 보나?

■ 저는 중국 쪽에서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으니까, 북한을 바라볼 때 중국의 14개 주변국 중의 하나로 보고 있다. 다른 사례들을 토대로 봤을 때 중국 입장에서는 충분히 그렇게 하길 원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면 커다란 물류시장의 변화가 생길 것이다. 물론 국제정치 부분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건 중국 중앙정부에서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관건이다.

양빈의 경우도 신의주특구 개발하려고 많이 움직이다가 결국 사기죄로 감방에 가지 않았나. 그쪽 관련 분들을 인터뷰한 적이 있는데, 그분이 인맥이고 뭐고 다 갖췄다 한다. 딱 하나 중국 중앙과의 인맥이 없었다고 하더라. 요녕성까지는 전부 장악했는데.

궁극적으로 봤을 때 결국 중국 중앙이 거기에 대한 전략을 짜느냐가, 그리고 우리가 또 중국 중앙과 어떻게 연결해서, 북한과 어떻게 남북대화를 통해서 그런 것들을 맞춰나가느냐가 관건이라고 할 수 있는데, 많은 숙제가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북한을 통과하니까 북한에게 돈을 주고 북한은 당연히 받아들일 거라는 것보다는 그것에 대한 활용이라든지 좀더 사회학적인 접근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된다.

□ 사회학적 접근이란?

■ 예를 들면 한국 분들이 가장 크게 오해하는 것이 단동으로 연결하면 중국으로 연결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중국이 워낙 큰 나라기 때문에 동북3성부터 시작해서 베트남과 이어진 광서성까지 정말 땅이 넓고 다양한 문화가 존재한다.

요녕성하고 직접 연결했을 때 통관, 상품교류 문제 등 제도적인 문제라든지, 사람과 사람과의 교류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관리하는 문제라든지, 문화교류 분야라든지 다양한 문제가 있다.

북한은 아예 밀폐형으로 간다고 하지만, 그 중간에 개성공단과의 연계 문제, 다른 지역과 연계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그런 것까지 한 수 더 바라보는 연구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동북3성이 예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발전이 뒤져 더 외곽화 되는 느낌이다.

■ 2008년 금융위기가 닥치고 나서 중국도 많은 영향을 받았다. 그때 중국도 양적완화를 하면서 돈을 많이 풀었는데, 당시 그 돈이 지방정부나 공공기관에 많이 유입되면서 동북3성이 바짝 경제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2012년부터 그 거품이 꺼지기 시작했다. 지금은 작년 기준으로 동북3성이 31개 성시 중에 경제성장이 가장 하위권에 몰려있다. 예를 들면 요녕성이 가장 하위고, (밑에서부터) 산서성, 흑룡강성, 길림성 순이었다. 석탄, 철강 등 원자재가 과잉생산으로 가격이 하락하고 재고도 많이 남았다.

한지역의 생산이 부흥하기 위해서는 뭔가 부가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산업의 젖줄이라는 할 수 있는 전기라든지, 산업의 혈맥에 해당되는 도로.철도 같은 인프라가 중요하다.

북한도 기간산업에 대한 발전이 많이 더디고 표준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만약 산업을 일으키려면 결국 외자를 받아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한다.

예를 들면 중국 같은 경우는 심천을 먼저 경제특구로 개방했다. 당시의 심천과 지금의 심천은 정말 상전벽해다. 결국 투자자들을 얼마나 안심시키고 얼마나 안정성을 갖추고 그 지역을 발전시키느냐가 관건인데, 그 부분에 있어서는 북한은 아직 어려운 부분이 많다.

결국은 북한이 개혁개방의 길로 나갈 수 있는 방법은 6자회담이나 국제 거버넌스를 토대로 해서 안정을 취해주고, 핵실험이라든지 이런 부분에 있어서의 도발을 최소화시키면서, 한국이 북한의 개발에 있어서의 안정을 국제사회에 보장해 주는 체제로 가면서 외자를 끌어오는 방법 밖에 없다. 또는 한국 주도의 컨소시엄을 추진해서 북한과 중국, 러시아와 연결시키는 인프라 건설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게 가능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왜냐하면 국제사회의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기존의 다자개발은행, 예를 들면 아시아개발은행 같은 경우에는 일본 주도로 투자하고 있는데 지금 AIIB라고 ‘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이 중국발로 설립됐다.

기존에는 일본의 기준으로 아시아개발은행이 투자방향을 정했었다면, AIIB나 BRICS은행 같은 경우는 중국이나 브릭스 국가 주도로 투자를 결정할 수 있다. 한국 입장으로서는 좀더 다각화된 국제자금을 끌어들일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라진-선봉지역, 두만강 하류 일대 지역 같은 경우는 중국과 러시아가 마주하고 있는 지역으로서 브릭스은행까지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이 좀더 주도적으로 남북대화를 추진하고 북방경제 개발과 연계하고자 한다면 국제사회의 자금동력이 존재하고 있다.

한국이 미국과 일본이라는 동맹구도를 가지고 중국에게 얼마나 적극적으로 경제적으로 접근해서 연결하느냐가 앞으로 한국이 가져갈 전략적 과제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런 과정에서 동북3성과의 연결도 중요하고 특히 중국이 전반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국내 혹은 주변국가까지도 연결하는 메타적인, 그런 복합적으로 연결되는 네트워크를 한국이 어떻게 연결시키고, 전략적으로 접근하느냐가 관건이다.

“용의 눈을 마지막에 찍는 화룡점정도 있다”

□ 중국을 하나로 봐서는 안 된다. 중국은 큰 나라고 복합적이어서 ‘세계국가’라고도 부르는데, 우리는 중국을 하나로만 생각하고 있다.

■ 다른 북한학 하는 분들과 다른 게 저는 북한은 잘 모른다. 중국 베이스로 한반도를 연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에 북한학을 하는 분들과의 차이점은 있는 것 같다.

저는 개성공단이 폐쇄된 상태에 빠졌을 때와 거의 동일할 정도의 충격을 ‘라진-하산 프로젝트’ 폐기 때 느꼈다. 무슨 말이냐면, 개성공단하고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가치가 동가라고 보고 접근했다.

그런데 북한학 하는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개성공단이 너무 중요하고, ‘라진-하산 프로젝트. 그게 뭐 지금 되고 있는 것도 없지 않느냐’라고 바라보는, 거기에서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왜냐하면 저는 정말 북방경제의 연결에 대한 과제가 앞으로 한국이 짊어져야 될 부분이고, 북방경제까지 우리가 연결해야 더 넓은 해양을 쓸 수 있을 걸로 판단한다.

용의 눈을 먼저 그리고 용 전체를 그리는 방법이 있지만, 용 전체를 다 그리고 용의 눈을 마지막에 찍는 화룡점정(畵龍點睛)도 있다. 현 정부에서 만약 대북문제가 큰 장애라고 느껴진다면 오히려 북방지역에 대한 연결을 거점을 중심으로 진행한다면 그 역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향후 북방 거점지역을 중심으로 우리가 투자를 해서 개발을 하고 산업화를 한 다음에 남북관계가 원활히 풀릴 수 있다면 그때 남북연결과 북방연결을 진행해도 차선책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봤을 때 남북문제가 막혀 있기 때문에 북방경제를 등한시해야 한다는 건 옳지 않은 생각이다.

□ 몇년전 훈춘에 가봤더니 포스코 물류센터가 몇년동안 허허벌판 상태더라. 라진에 들어가고 싶은데 못 들어가서 터만 잡아둔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

■ 그게 저랑 바라보는 게 다른 거다. 훈춘포스코현대 같은 경우는 1기 물류단지가 다 건설 완료됐고 지금 2기가 올라가려는 찰나에 대북제재가 들어가서 다소 답보 상태다.

현 정부차원에서 최근에 부총리가 ‘동북3성 개발을 진행하고 싶다’고 이야기한 걸로 기억한다. 원래 훈춘지역에 물류단지가 아니라 ‘한.중 FTA 센터’를 만들려고 하다가 중국 측에서 ‘거기 너무 민감한 지역이다’해서 물류단지로 특화해서 한국이 투자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이게 한국에서 바라보면 ‘바로 북한에 투자하면 되지 우회하려고만 하느냐’라고 바라볼 수는 있으나, 향후 훈춘이라는 지역이 러시아 지역과 북한 지역과 직접 연결되는 또 다른 변방 도시가 될 곳임이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이 미리 거기에 투자해서 향후 훈춘, 블라디보스톡, 라진, 청진지역까지 하나의 경제권, 국제도시군, 혹은 도시클러스터로 발전시킴에 있어서의 포석을 깔았다고도 볼 수 있다.

훈춘 물류단지의 가장 장점은 냉장냉동 분야다. 연변, 길림 사람들도 해산물을 먹어야 하는데 결국 요녕성에서 가져와야 하는데, 라진 쪽에서 가져오고 러시아 극동지역에서 가져오는 방법도 있다.

러시아야 큰 문제는 없겠지만, 북한의 신선한 해산물을 가져올 때는 전기가 필요하다. 그런데 라선특별시 쪽의 전기가 매우 불안정한 상황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북측 어선이 잡아왔을 때 얼마나 빨리 훈춘으로 가져오느냐가 관건이 된다. 라진에서 중국 권하세관으로 들어오는데 훈춘포스코현대가 그렇게 거리가 멀지 않다. 그런 점에서는 강점이 될 수도 있다.

특히 훈춘포스코현대는 러시아 측 세관과도 가까이 있다. 러시아 쪽 자르비노와 연결되는 철로의 경우 훈춘포스코현대 쪽까지 연결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일단은 훈춘포스코현대가 들어가 있기 때문에 주변에 물류회사 등이 들어와 있고 러시아 측의 슈마그룹이라는 항만그룹이 그쪽 지역에 투자하겠다고 중국과 계약을 체결한 상황이다. 그런 걸 봤을 때는 훈춘포스코현대가 들어가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 할 수 있다. 일단 거기에 선점하고 운영을 시작했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저는 이제 현 정부가 임기가 얼마 안 남았는데, 대북사업에 대한 큰 기대는 없지만 동북3성을 중심으로 해서 거점을 먼저 투자한 것에는 매우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 단동의 경우 광물질 제재대상 품목을 공식세관에서 상당한 수준으로 모니터링한다고 들었는데, 비공식적으로 북측으로 넘어가는 것과의 비율을 어떻게 보나?

■ 그쪽 통계는 제가 보려고 해도 못 본다. 그래서 제가 비율이 얼마 정도라고 이야기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대신에 중국 정부 차원에서 유엔 대북제재 안을 최대한 준수하려는 움직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인력파견 문제에 있어서도 중국 중앙정부에서 제한을 두고 기존에 있었던 인원 외에 더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부분이 있다고 들었다. 그런데 기존의 티오가 있다면, 공장단위 티오가 있어서 그 공장에서 더 받아오는 것은 가능한 정도일 것이다.

시진핑, ‘상왕 정치’ 없이 내부개혁 진행

□ 중국에 대한 두 가지 시각이 있는 것 같다. ‘급성장했고, G2로서 세계적인 힘을 갖춰가고 있다’는 시각과 ‘맹점이 너무 많고 미국과의 격차는 현저하다’라는 평가도 있다. 또한 앞으로도 꾸준히 중고속 성장을 할 것이라는 시각과 금융위기에 처해있고 위태롭다는 시각도 있다. 어떻게 보나?

■ 일단은 점점 세계가 다극화돼 가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 미국이 정말 초강대국인 시대에서 점점 힘의 분산이 이뤄지는 것 같다.

중국이 G2냐는 회의적으로 바라보는데, 동아시아 내에서 G2냐고 물으면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다. 특히 중국 주변국가들은 미국과의 등거리외교를 토대로 국익을 증진시키고 극대화시키려는 움직임이 있다. 예를 들어 베트남, 인도, 카자흐스탄이 대표적인 케이스라 할 수 있다.

어찌됐든 동아시아 내에서 주변국가의 물건을 가장 많이 수입하고, 수출하고, 주변국가에 투자를 가장 많이 하고 있는 것은 단연 중국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부분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무시는 못할 것이라 판단한다.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 자체도 중국이 전 세계를 다 엮어버리겠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동아시아에서는 중국, 유럽에서는 EU, 아프리카에는 따로 아프리카연합이 있고, 미국은 나프타가 있고 각 지역마다 강점을 갖고 있는 국가, 국제지역조직이 함께 네트워킹하는 것을 상정하고 있다.

그런 시각으로 중국을 바라볼 때, ‘중국이 마냥 미국에 도전하고 있다’, ‘글로벌 질서를 붕괴시키려고 하고 있다’, 이렇게 바라보기 보다는 정말 다극화된 시대로 우리가 움직여가는 과정에서 우리가 한국에 있고, 동아시아에 있기 때문에 중국에 대해서 다시 한번 평가를 해서 바라보고 향후 우리의 전략을 어떻게 가져 갈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중국이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이냐는, 사실 중국의 중앙 정부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지금 중국이 끊임없이 개혁개방을 하고 있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특히 혁신 분야를 계속 앞세우면서 움직이고 있다는데서 부러움이 있다.

중국 깐수성 란조우에서 신장위구르자치주 우르무치까지 고속철도가 건설됐다. 부산에서 목포까지가 란저우-우루무치보다 훨씬 짧다. 그런데 그쪽 인프라 하나 건설하는 데도 ‘이익이 된다 안 된다’ 이렇게 이야기가 나오는데, 중국은 거시적인 부분을 바라보면서 그런 인프라도 깔고 투자도 하고 있다. 그런 물류적인 기반을 토대로 해서 그 위에 산업이나 인적 교류의 생태계가 발생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주고 있다.

그리고 내부에 발생할 수 있는 빈부격차 문제도 줄이려고 최저임금을 계속 올리고 있고, 지역개발을 통해 지역불균형을 해소하려고 하고 있다. 이게 얼마만큼 효과가 있느냐 없느냐는 차치하고 이런 노력을 하고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중국이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 아닌가. 그리고 중국 자체가 변하고 있는 과정이라고 저는 바라보고 있다.

그런데 한국 언론에서 중국 경제가 어렵다고 대표적으로 찍은 지역이 동관이었다. 예전에 ‘메이드 인 차이나’라고 하면 대부분 동관에서 나온다 할 정도였는데, 지금은 공장이 문닫고 베트남으로 가고 있다.

그건 맞는데 지금 중국 자체가 동부 연해지역의 제조업 비율, 포션을 낮추고 서비스업 위주로 많이 들여오려고 한다. ‘중진국 함정’이라고 하는데, 기존에 중국 연해에 있었던 값싼 노동비로 이루어졌던 제조업을 다른 국가로 보내는 과정을 겪고 만약 혁신에 실패하면 함정에 빠진다고 한다.

그러나 중국의 경우는 제조업을 중경을 포함한 서부지역으로 옮기고 있다. 옮기고 있는 것 뿐만 아니라 그 지역 물류 인프라 개선을 꾸준히 함으로써 중국 자체가 하나의 생명체로 발전하는 과정을 가져가고 있다.

혹은 서부지역으로 가져갈 수 없는 좀더 값싼 인건비가 필요한 경우에는 아프리카라든지 동남아라든지 중국이 그쪽 지역에 투자하면서 그쪽에 법인회사를 세우는 시스템으로 가고 있다.

중국에 대해서 좀더 장기적으로 바라보고 중국을 판단할 필요가 있다. ‘중국이 붕괴할 거다’, 혹은 ‘중국이 경착륙할 거다’, 이런 시각보다는 물론 그럴 가능성에 대비는 해야겠지만 우리 바로 옆에 있는 중국과 우리와 동맹관계를 가지고 있는 미국과의 관계에 있어서 어떻게 조정하면서 우리가 더 발전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사회주의 국가의 장단점이 있겠지만 지금까지는 개발도상에 있고 장점이 더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으로 이해한다. 시진핑이 상당히 세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고 개인적 카리스마도 있는 것 같다. 집단적 지도체제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는 것 같다. 지도자의 스타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 시진핑의 다른 점은?

■ 자신감이 더 있지 않나 본다. 덩샤오핑의 유훈정치가 후진타오까지는 갔다고 본다. 그런데 그 이후에 시진핑은 장쩌민이라든지 후진타오의 ‘상왕 정치’ 없이 스스로의 개혁을 토대로 한 내부개혁을 진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지난 정권과의 차별성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러한 자신감을 토대로 해서 부패척결이라든지 내부개혁을 진행하고 있는데, 그런데 본질적인 부분에 대한 개혁은 아직 못하는 있는 것 같다. 물론 그런 것까지 하면 혁명이 될 것이다.

지금은 개혁으로서의 움직임을 가지고 있으니까 더 두고 봐야 될 상황이지 않을까. 앞으로 1기 임기가 끝나고 2기 임기가 될 때 시진핑이 자기사람들과 함께 얼마나 더 적극적으로 자기가 생각하고 있는 전략적 구상을 실현해 나갈 수 있는 지 두고 봐야 할 상황인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중국이 기존의 것을 다 뒤집어엎고 이러지는 않는다. 정치적으로 좀더 개혁을 가져갈 수 있는 동력이 생겼다는 것이지, 기존의 것을 다 뒤집어엎는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기존에 지도자들이 이끌어왔던 장점들, 정책노선들을 얼마나 잘 계승하면서 발전해 나가느냐도 시진핑 정권의 가장 큰 과제라고 생각한다.

□ 부패척결에 관해 혁명이 아닌 상황에서 어떻게 보면 스스로가 다 척결 내지는 개혁대상인데, 양날의 칼로 보인다.

■ ‘호랑이든 파리든 다 때려잡겠다’라는 구호를 내세우면서 시진핑 주석이 처음부터 강하게 드라이브를 했던 것이고, 실제로 많은 호랑이들이 부패라는 이유로 낙마하기도 했다.

그런데 시진핑이 얼마나 더 개혁을 잘 할지는 대답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좀더 지켜봐야 하는데, 얼마나 자기 사람을 잘 활용하면서 정부내, 당내 시스템을 가져가느냐가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시진핑 주석이 취임했을 때 중국은 큰 위기였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 금융위기 이후 응급조치들에 대한 효과 떨어졌을 때였다. 2012년이 그럴 때였다. 그리고 오바마 대통령이 매우 강하게 아시아정책을 드라이브하면서 중국을 견제하는 듯한 문제가 있었다.

또 중국 자체가 주변국가와의 마찰할 수 있는 요소가 많이 있었다. 예를 들면 남중국해 문제라든지, 일본과는 동중국해, 센카쿠-댜오위다오 문제라든지, 이런 문제들이 첨예한 상황이었다.

시진핑 주석이 그래도 중국을 관리하는 부분에서 보면 그동안은 잘 이끌어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비판하고 싶은 부분은 있다. 뭐냐면, 주변국과의 인프라 연결에 있어서 너무 중국 중심으로 생각하는 게 있다. 무슨 말이냐면, 예를 들어 파키스탄에 과다라항과 중국을 연결한다면 중국식으로 아예 교량처럼 높이 다리를 쌓아서 그쪽까지 바로 연결해버린다. 그렇게 하면 그쪽 주민들이 이용을 못하지 않나.

만약 단동에서 서울까지 다이렉트로 밀폐형으로 고속도로가 연결되면 물론 그 자체만으로 큰 의미가 있고 좋긴 하겠지만 인터체인지를 만들어서, 혹은 인프라를 연결해서 네트워크 형태로 모세혈관처럼 작은 인프라들을 연결해주면서 북쪽 사람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방향, 중국 정부 차원에서 이런 것까지 고려해서 일대일로 정책 펼친다면 환영받지 않을까.

(수정,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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