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국대 인문학연구원장을 맡고 있는 김성민 철학과 교수와 20일 인터뷰를 갖고 ‘2016 건국대학교 통일연구네트워크 국제학술대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지금 남북 간에 70년 분단 이후 차이도 많이 발생했지만, 남한 내에 남남갈등이라든지 우리는 ‘분단서사’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그런 것들이 계속 양적으로 증대되고 있다. 따라서 이런 걸 어떻게 ‘통합서사’로 만들어 갈 거냐가 과제라고 본다.”

건국대학교 개교 70주년을 기념해 22일 열리는 ‘2016 건국대학교 통일연구네트워크 국제학술대회’를 책임지고 있는 김성민 인문한국(HK)통일인문학연구단 단장은 통일 문제를 인문학적으로 접근하는 의미를 이같이 설명했다.

건국대 철학과 교수로 인문학연구원장을 겸하고 있는 김성민 단장은 ‘포스트 통일, 남북협력의 과제와 미래’를 주제로 내세운데 대해 “지금까지는 대체로 통일까지 가는 과정만 이야기하지 통일 이후에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해서는 담론이 부족하거나 없는 셈”이라며 독일 통일 사례를 들어 “앞으로는 통일까지의 과정보다 그 이상으로 통일된 이후에 어떻게 사회문화 통합을 끌어낼 것인가를 지금부터 준비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2009년부터 통일인문학연구단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성민 단장은 “전공이 정치사회철학이고 해서 철학하는 사람이 구체적인 것에 늘 관심을 가져야 하는데 이 땅의 철학하는 사람이 가져야 되는 가장 현실적인 주제 중에 가장 중요한 하나를 꼽으라면 분단이고 통일이다. 나름대로의 철학적 고민으로부터 출발했다”며 “인문학적 차원에서 통일을 한번 이야기해 보자는 통일인문학을 제안했다”고 통일인문학연구단에 의미를 부여했다.

또한 이번 국제학술대회를 주최하는 ‘건국대학교 통일네트워크’에 대해서는 “통일인문학연구단을 포함해서 8개 연구기관, 하나의 전공 학과가 결합”했다며 “분야도 모두 인문, 사회, 자연 분야고, 서울 캠퍼스와 충주에 있는 글로컬 캠퍼스가 같이 결합해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거교적인 차원에서 결합됐다고 보면 되겠다”고 내세웠다.

22일 오전 10시부터 건국대학교에서 열리는 국제학술대회에는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와 권헌익 영국 캠브리지대 석좌교수가 “포스트 통일, 무엇을 할 것인가”를 주제로 발표하고 ‘통일인문학’, ‘디아스포라’, ‘아동문학’, ‘에너지’, ‘축산’, ‘전력’, ‘법제’, ‘사회통합’, ‘뷰티문화’ 등 8개로 나누어진 분과에서 총 28개의 발표가 진행된다.

또한 제4부는 라운드 테이블로 “리부팅 코리아, 어디에서 시작할 것인가”를 주제로 김성민 건국대 인문학연구원장의 사회로 양호승 한국월드비전 회장과 김성재 통일준비위원회 사회문화분과 위원장,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등이 패널로 나설 예정이다.

김성민 단장은 “앞으로 계속 참여하는 학과와 연구소 기관끼리 모임을 통해서 각 주제를 나눠서 세미나도 하고 최종적으로는 정책으로 개발할 작정”이라며 “통일연구네트워크를 활성화 해 나가서 당연히 책자로 매년 내고, 중요한 것은 남북교류를 하면서 향후 어떻게 할 것이냐는 실질적인 정책제안을 하고 싶고, 정책개발을 연합으로 해 나갈 생각”이라는 구상을 밝혔다.

다음은 20일 오후 2시부터 건국대 연구실에서 진행한 인터뷰 내용이다.

“학문간 통섭을 통해서 새로운 통일 패러다임을 만들어내자는 것”

▲ 김성민 인문한국(HK)통일인문학연구단 단장은 모든 질문에 준비된 답을 내놓았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통일뉴스 : 22일 ‘건국대학교 통일연구네트워크’가 주최하는 ‘2016 건국대학교 통일연구네트워크 국제학술회의’에 대해 소개해 달라.

■ 김성민 단장 : 먼저, 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은 2009년에 한국연구재단 인문한국사업(HK) 아젠다에 통일인문학을 제안해서 선정돼 올해로 7년차 연구를 하고 있다.

각 대학들이 주로 사회과학 위주로 평화와 통일 연구를 하고 있는데, 우리는 인문학적 차원에서 통일을 논의해 보자고 했다. 나처럼 철학하는 사람, 문학.역사.사회학 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세미나를 통해 아젠다를 만들어서 제안을 했고, 선정돼 쭉 진행해 오고 있다.

그리고 건국대학교 내에 남북교류나 대북협력 등 통일과 관련해 유관한 연구를 하는 연구소들이 있다. 작년에 10개 정도 유관한 주제를 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건국대 통일네트워크’를 구성하고 국제학술대회를 열어 보자고 논의했다. 또 올해가 개교 70주년이니까 작년 10월부터 준비해서 이번에 올리게 됐다.

□ 통일인문학연구단도 독특하고, 이를 바탕으로 네트워크를 확장한 것도 드문 경우인 것 같다. ‘건국대학교 통일연구네트워크’에 들어온 각 단위들은 다 건국대 안에 있는 기관인가?

■ 그렇다. 통일인문학연구단을 포함해서 8개 연구기관, 하나의 전공 학과가 결합해서 한다. 분야도 모두 인문, 사회, 자연 분야고, 서울 캠퍼스와 충주에 있는 글로컬 캠퍼스가 같이 결합해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거교적인 차원에서 결합됐다고 보면 되겠다.

□ 국제학술대회 주제가 상당히 폭넓다. 8개 분야로 나누어 28개 발표가 예정돼 있는데, 실제로 이렇게 다양한 분야, 많은 발표자를 조직하는데 어려움이 많았겠다.

■ 당연히 어렵다. 교수들이나 연구소가 자기 개인연구 내지는 연구소 집중연구를 하지 통합적인 연구에 힘을 쏟기가 쉽지 않다. 이는 어느 대학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다.

그러나 최근에 융복합과 통섭이 유행처럼 이야기되고 있고, 통일인문학연구단 자체의 연구방법과 지향하는 바가 학문간 통섭을 통해서 새로운 통일 패러다임을 만들어내자는 것이다.

인문학 내에서도 문.사.철의 방법론이 다 다르더라. 그렇지만 더 외연을 확장해서 법학, 문학, 교육학, 심지어 공학, 축산학 하는 사람들까지 통일을 바라보는 관점은 다르지만 하나로 묶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면, 예전의 축산대학 지금 동물생명공학대학에 ‘북한 축산연구소’라고 있다. 안 그래도 통일이 된 다음에 실질적으로 북한 쪽에서 필요로 하는 게 농축산 분야일 것이다. 또 전기공학과도 포함됐는데, 통일 대비 에너지수급 문제, 특히 전력공급 문제, 이런 게 굉장히 중요한 문제더라.

그래서 여러 분야 대표자들이 세미나를 여러 차례 하면서 큰 주제로 남북협력, 남북교류라는 차원으로 두고, 더 크게는 ‘포스트 통일’에 포커스를 맞췄다. 지금까지는 대체로 통일까지 가는 과정만 이야기하지 통일 이후에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해서는 담론이 부족하거나 없는 셈이다.

그래서 통일인문학연구단에서 거의 처음으로 ‘포스트 통일’이라는 주제를 낸 셈이고, 그것에 맞춰서 각 분야별로 준비한 것이다. 특히 뷰티문화예술 같은 분야는 아마 처음일 것이다.

□ 우리 사회가 아직은 통일을 실감하지 못하는 조건에서 ‘포스트 통일’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준비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다.

■ 우리가 연구하고 세미나하고 독일 학자들을 만나보면, 독일이 통일은 되었지만 통일 이후에 여전히 진행 중인 문제들이 있더라. 제일 근본적인 것은 구동독과 구서독 사람 간의 마음의 통합, 사회문화 통합, 이런 게 여전히 공백이 크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앞으로는 통일까지의 과정보다 그 이상으로 통일된 이후에 어떻게 사회문화 통합을 끌어낼 것인가를 지금부터 준비해야 된다. 통일된 다음부터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따라서 현재진행형으로서의 통일, 사실상의 통일, 그래서 어느 시점에 통일이 왔다 하더라도 ‘도적 같이 오는’ 게 아니라, 그 이후에 어떻게 통합, 특히 사회문화 통합을 해나갈 것이냐라는 문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독일의 통일과 우리가 똑같을 수 없지만 한 사례로 삼아본다면, 여전히 포스트 통일의 문제, 그 후에 야기될 예상되는 문제는 독일보다 훨씬 심각할 거라 생각한다.

□ 그런 점에서 이번 국제학술대회가 디아스포라, 사회통합 등 포스트 통일을 염두에 둔 주제들을 많이 다룬 것 같다. 이번에 특히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싶은 분야는?

■ 통일인문학연구단에 세 연구팀이 있는데, 이번에 특별히 정서문예팀이 주축이 돼서 통일인문학분과의 두 세션을 발표하게 됐다.

지금 남북 간에 70년 분단 이후 차이도 많이 발생했지만, 남한 내에 남남갈등이라든지 우리는 ‘분단서사’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그런 것들이 계속 양적으로 증대되고 있다. 따라서 이런 걸 어떻게 ‘통합서사’로 만들어 갈 거냐가 과제라고 본다.

예컨대 언론방송을 통해서 계속적으로 재생산되는 분단서사, 이런 걸 통해 대중들이 알게 모르게 남북 차이를 떠나서 남한 내에 서로가 분단이나 통일을 두고 입장을 달리하고 있다.

70년 분단 이후에 체제 분단, 이데올로기적 갈등은 당연하지만, 그것 때문에 남한 사회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들, 우리는 인문학도들이니까 이걸 어떻게 정서문예 차원에서 통합서사를 만들어갈까 하는 방법론을 이번에 시험적으로 제시한 논문들도 있다.

디아스포라부터 아동문학, 뷰티문화예술까지

▲ 김성민 단장은 ‘분단과 통일’ 문제를 철학자로서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이번 국제학술대회에는 미시 분야지만, 상당히 흥미로운, 새롭게 시도되는 분야도 보인다.

■ 법제분야를 보면 지금 법학 쪽에서는 통일헌법을 어떻게 만들 것이냐는 세미나도 있고 법제처나 통일부 등의 프로젝트를 받아서, 혹은 자문위원 차원에서 연구하는 팀들이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미시 차원과 거시 차원은 맞물려있다. 이번에는 미시 차원에서 어떻게 법제 차원에서 통합할 거냐를 염두에 뒀다. 이주민과 코리안 디아스포라 문제도 미시 차원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부분이다.

법학 쪽에서는 탈북자도 이주민 차원에서 다루고 있고, 해외동포들, 코리안 디아스포라도 한국에 들어와 있는 사람들은 이주민이라 하고, 또 외연을 확장하면 다문화 가정도 포함될 수 있다. 이주민 차원으로 볼 때 사회통합을 어떻게 할 거냐, 이런 것도 미시 차원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부분이 되겠다.

우리 대학교에 ‘디아스포라 연구소’가 있고 아주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우리 통일인문학연구단에서 지난 6년 연구를 마무리하면서 60권의 책을 냈다. 우리는 디아스포라를 재일 조선인, 재중 조선족, 재러 고려인 모두 우리 동포라고 하지만 거주의 성격에 따라서 조선인, 조선족, 고려인 이렇게 달리 부르지 않나. 그들을 포함해 탈북자 1,500명을 설문조사해서 사회과학 방법을 통한 인문학적 내용의 책을 냈다.

□ 아동문학과 뷰티문화예술은 지금까지 별로 다뤄지지 않았던 내용으로 보인다.

■ 다루지 않았다. 아동문학과 뷰티는 충주 글로컬 캠퍼스에 있는 연구기관 내지 학과에서 맡았다.

아동문학은 충주 캠퍼스에 ‘동화와 번역연구소’가 있는데 거기서 남북의 전래동화 차이라든지 방정환 소설가를 바라보는 시각이라든지 아동문학 차원에서 좁혀서 다뤄본 거다.

뷰티는 정연자 뷰티디자인전공 학과장에게 내가 제안을 했다. 통일을 앞두고 지금 연구를 한다는 것이 좋은 뜻에서 블루오션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자료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북쪽과 패션부터 심지어 메이크업 포함한 향장까지 너무나 차이가 많이 나는데, 자료를 최대한 확보하고 연구를 해봐라’. 그래서 이번에 같이 결합하게 됐다.

□ 축산, 에너지 전문영역인데, 무게를 더해 준다. 원래 건국대가 축산 분야 전통이 오랜 것으로 안다.

■ 지금은 동물생명공학대학으로 개칭했는데, 전신 축산대학이 많이 활발한 대학이다.

□ 주요 발표자를 소개해 달라.

■ 국민대에서 초빙한 란코프 교수는 러시아가 국적이지만, 남북관계와 통일문제 전문가이고 석학이시다. 제가 6개월 전부터 섭외했는데 어렵사리 됐다. 권헌익 교수는 아마 캠브리지에서 오늘 들어올 거다. 우리가 미리 교류를 해서 모시게 됐다.

특히 4부 라운드 테이블 ‘리부팅 코리아, 어디에서 시작할 것인가’ 좌담 패널로 양호승 월드비전 회장,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김성재 통일준비위원회 사회문화분과 위원장을 모셨다.

2,3부가 주로 이론적인 영역이라면, 4부 라운드 테이블은 가장 실질적으로 남북교류를 하는 기관의 대표자들을 초청한 것이다. 세 분은 바쁜 데도 기꺼이 시간을 내줘서 모시게 됐다.

“실질적인 정책제안, 연합으로 해 나갈 생각”

□ 이번 국제학술대회가 개교 70주년 기념행사의 성격인데,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게 되나?

■ 통일과 관련한 연구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것은 ‘건국대 통일연구네트워크’가 아마 서울대 이후 처음인 것으로 안다. 서울대가 우리 보다 앞서 교육부 지원을 받아서 각 단과대 연구소와 결합해 네트워크를 구성한 것으로 안다. 그러나 서울대는 연합으로 심포지엄을 개최한 것은 없다.

우리는 이번 개교 70주년을 기념으로 제1회 ‘2016 건국대 통일연구네트워크 국제학술대회’를 올리면서 앞으로 계속 참여하는 학과와 연구소 기관끼리 모임을 통해서 각 주제를 나눠서 세미나도 하고 최종적으로는 정책으로 개발할 작정이다.

통일연구네트워크를 활성화 해 나가서 당연히 책자로 매년 내고, 중요한 것은 남북교류를 하면서 향후 어떻게 할 것이냐는 실질적인 정책제안을 하고 싶고, 정책개발을 연합으로 해 나갈 생각이다.

□ 통일인문학연구단을 운영하면서 남북문제를 인문학적으로 접근해왔다. 해오면서 처음 시작할 때와 지금 조망했을 때 과연 남북 간에 인문학적 접점을 어떻게 마련할 지 고민을 많이 했을 것 같다.

■ 사실은 반쪽짜리 한국학이라고 생각한다. 길게 보면 인문학도 한국학을 같이 묶어서 생각해야 하는데 우리는 한국학이라 하고 북한은 조선학이라고 한다.

우리가 중국 연변 등 제3지역에서 2008년부터 매년 한두 차례 북측 학자들을 만나서 세미나해 보고 이야기해 보면, 여러 가지 인식편차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남북 간에 여러 가지 교류가 있겠지만 학문적 교류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학문의 방법론도 너무나 차이가 많아졌고, 바라보는 시각도 다르다. 서울과 평양을 직접 오가면서 하지는 못하지만 중국 등 제3지역에서 학술적 교류가 필요하고 계속적으로 교류함으로써 접점이 마련되고 차이가 좁혀질 거라 생각한다.

실제로 6년 전에 비해, 작년만 하더라도 북측 학자들을 보면 조금 유연해진 측면도 있다. 따라서 계속적으로 교류해서 당초 기대한 것만큼은 아니지만 충분히 그럴(접점 마련과 차이 좁히기)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에 남북관계 경색을 보면서 하나의 바람은 ‘투 트랙’으로, 우리가 안보차원에서 핵포기를 강조하고 요청하고 그런 것도 한편으로 진행하고, 또 한편으로 경제교류라든지 특히 학문교류, 예술문화교류 이런 것은 병행해서 그냥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인문학적 성격을 갖는 자료를 거의 7년째 많이 확보해가고 있고, 특수자료실도 있다. 지난한 과정이지만 6년 전과 확 달라졌거나 당초 희망했던 것을 다 충족한 것은 전혀 아니지만 이렇게 가는 것이 통일 과정, 연구 과정이라고 본다.

□ 북측과 교류과정에서 북측의 희귀자료를 입수한 것은 없나?

■ 우리는 여러 경로를 통해서 합법적으로 국가 허가를 받아서 자료를 확보하고 있는 케이스다. 북쪽 통해서 자료를 확보한 것도 있고 연변대 등을 통해서 확보한 자료도 있다.

통일인문학연구단 통일인문학도서관에도 특수자료 인가증을 받았다. 물론, 귀한 자료들도 있지만 가장 절실한 것은 북한 교과서다. 초.중.고등학교와 대학교 교과서를 비교분석한 다음에 통합교과서를 만드는 것도 지금 논의 중에 있다.

□ 우리 국사, 통사를 공동으로 편찬한다면 의미있는 일이 될 것 같다. 인문학적으로 남북 공통의 철학적 기반을 발굴해내고 합의를 만들어 가는 것도 중요할 것 같다.

■ 이데올로기적인 대립이 민감할 때 학술교류 같은 게 필요하다. 겨레말큰사전 공동편찬이나 만월대 공동발굴이 얼마나 좋은 일인가. 그런데 작금 상황이 많이 아쉽다.

철학자의 가장 중요한 주제는 “분단이고 통일”

□ 철학 전공으로 아는데, 통일 문제에는 어떻게 관심을 갖게 됐나?

■ 철학과 교수다. 2006년 8월부터 2008년 2월까지 연구년으로 뉴욕주립대에 있었는데, 거기서 매달 세미나가 있었고, 통일 문제나 디아스포라 문제 등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인문학도로서 쭉 고민하다가 2008년 귀국하자마자 팀을 꾸려서 인문학적 차원에서 통일을 한번 이야기해 보자는 통일인문학을 제안했다. 그래서 한국연구재단 HK사업에 제안해 2009년 선정됐다.

전공으로 따지면 서양철학자이고, 내 책에도 서양철학에서 동원하는 개념들, 트라우마도 그렇고 아비투스도 그렇고, 여러 가지 개념들을 남북관계를 조망하는데 사용할 수 있고 대안을 모색하는 방법에도 차용할 수 있다. 그런 것 때문에 스피노자도 나오고 여러 사람 나오는데 그걸 결합한 거다.

또 전공이 정치사회철학이고 해서 철학하는 사람이 구체적인 것에 늘 관심을 가져야 하는데 이 땅의 철학하는 사람이 가져야 되는 가장 현실적인 주제 중에 가장 중요한 하나를 꼽으라면 분단이고 통일이다. 나름대로의 철학적 고민으로부터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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