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에서는 지난 2~5일, 내년 사업협의차 평양에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에 찾은 평양은 많이 변해있기도 했고, 또 예전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기도 했습니다. 평양에서의 3박4일, 우리는 평양의 거리와 사람들을 목격했고, 북측 파트너 민족화해협의회와 함께 남북교류, 협력사업을 논의했습니다.
우리가 경험한 평양을 어떻게 전해야 할까? 하는 물음에, 더 많은 남북 만남의 길이 열려야 한다는 당연한 답을 찾게 된 기간이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이들이 평양을 찾을 수 있게 되길 바라며. 2015년 겨울, 평양의 모습을 사진스케치 형태로 전합니다. /필자 주
평양에 가기 전,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는 “평양이 좋아졌다던데”라는 말이었다. 최신식 건물들이 생겼다더라, 휴대폰을 많이 쓴다더라는 등의 이야기들이 들렸다. 고려항공을 타고 평양 공항에 도착하면서부터 그런 이야기는 눈으로 확인됐다.
여느 국제 공항과 다를바 없는 세련된 신식건물의 공항 내에는 각종 상점은 물론 에스프레소를 파는 커피숍까지 있었다. 평양 시내에는 색색깔의 고층빌딩이 가득했고, 밤에는 조명과 네온사인들로 화려한 야경을 보여주고 있었다.
평양의 달라짐을 확인할 수 있는 건 높은 건물과 야경 뿐은 아니었다. 거리에는 택시가 가득했고, 아이와 어른 할 것 없이 휴대폰과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었다. 대동강변의 유람선에는 카드결제기가 놓여있었고, 유람선을 찾은 가족들은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그러나 평양은 많이 변한 것만큼, 몇년 전의 모습도 그대로 가지고 있었다. 평양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주체탑은 여전했고, 김일성광장도, 개선문도 그대로였다.
예전 언론에 비춰지던 회색빛 평양의 모습을 떠올리고 그에 비교한다면, 평양은 확실히 달라졌다. 최근 1-2년 사이 새로 건립된 건물이 많다고 하니, 매우 빨리 변하기도 한 셈이다.
그러나 이런 변화를 눈으로 확인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남북교류의 단절을 느끼게 했다. 남북교류가 멈춘 지난 기간, 우리가 서로 오고가지 못하던 때에도 평양은 그 곳에 그대로 있었다. 다만 그 안에서는 새로운 건물이 세워지고, 거리에는 불이 밝혀지며, 많은 것이 변화했을 것이다.
우리가 평양과 단절된 채 지내던 그 동안에도, 평양에는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우리는 그저 평양의 달라진 모습만큼 사람들이 움직이고 있었음을, 또 예전 그대로의 모습처럼 수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평양에서 살아가고 있었으리라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뿐이다. 평양은 변했고, 변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