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림동 청춘'전 포스터. [사진제공-서울역사박물관]

서울시 관악구 도림천 건너편 산등성이를 빽빽한 건물로 가득 메운 신림9동(현 대학동)에 ‘신림동 고시촌’이 있다.

저항과 입신의 열망이 교차하던 이곳에 지금은 고시 준비생과 불안정한 고용, 실업, 학업, 취업 준비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청년들이 모여 살고 있다.

서울역사박물관(관장 강홍빈)은 ‘신림동 고시촌’이라는 서울의 독특한 도시 공간 역사와 그 속에 담겨있는 청년들의 삶의 이야기를 담아내기 위해 11일 부터 11월 8일까지 서울역사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신림동 청춘–고시촌의 일상’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 ‘고시생의 24시간 수험생활’, ‘고시공부를 지속하기 위한 아르바이트’, ‘고시촌 괴담’, 선택의 기로에서 남거나 떠나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 ‘신림동 고시촌’에서 묵묵히 하루를 살아가는 고시생들의 일상을 만날 수 있다고 박물관측은 소개했다.

특히 ‘신림동 고시촌’이라는 특수한 공간을 체험할 수 있도록 고시촌 일대를 연출, 고시생의 일상을 사진과 영상 등 관련 유물을 통해 관람객이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한다.

▲ 2014년 신림동 고시촌 전경. [사진제공-서울역사박물관]

신림동은 1975년 2월 국립 서울대학교가 종로구 동숭동에서 이곳으로 이전해 오면서 ‘빈민촌’에서 대표적 대학동네로 바뀌었다. 이후 1980년대 관악세대라 불리며 등장한 서울대학교 학생운동가들이 이곳을 중심으로 구 질서에 대한 저항을 키웠으며, 동시에 꿈을 유예한 고시생들도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고시촌이 번성하던 90년대엔 주민의 반수 이상이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고시 준비생들이었지만, 현재 신림동은 2008년 로스쿨제도 도입, 2017년 사법시험 폐지 등으로 인해 많은 고시생들이 떠난 상태다.

이 빈 곳을 각종 국가고시 준비생을 비롯해 취업준비생, 외국인 유학생, 직장인, 저임금 노동자, 기초생활수급대상자 등 다양한 ‘1인가구’가 채우고 있다. 타 동네에 비해 저렴한 집세와 생활물가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또 다른 삶의 터전이 되고 있는 이유이다.

2015년 현재 전국에서 ‘1인 가구’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서울시 관악구이며, 그 중에서 신림동은 한국에서 25~34세 청년층의 분포가 많은 곳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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