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할머니' 박정숙 선생 백수 축하 잔치가 통일원로 선생들과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1일 수유리의 한 식당에서 조촐하게 열렸다.
시민사회단체 회원들로 구성된 ‘박정숙 선생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마련한 이날 잔치에는 범민련 남측본부와 통일광장, 양심수후원회 회원 등 50여 명이 참석해 통일운동에 바친 선생의 한 생을 기리며 만수무강을 축원했다.
행사는 통일광장 임방규 선생, 이규재 범민련 남측본부 의장과 양심수후원회 권오헌 명예회장의 축하 헌사에 이어 케익 자르기와 선물 증정 등으로 간단히 진행되었다.
박정숙 선생은 1917년 6월 강원도에서 태어나 1948년 남북연석회의 당시 월북한 큰언니의 영향을 받아 통일운동에 헌신했다. 그러다 1951년 10월 체포되어 10년의 옥고를 치르고 1960년 4월 19일 특사로 출소했다.
이후 1962년부터는 감옥에서 연을 맺은 김선분 선생과 평생의 동지로 동고동락하면서 민가협양심수후원회, 범민련 남측본부와 통일광장 등에서 활동했다. 2001년 불교인권상을 수상했고, 금강산과 평양, 개성 기행에도 참가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통일운동사에 드문 백수 잔치로 성대히 치르려 예정되었으나 선생의 건강, 그리고 입원 중인 김선분 선생의 상태 악화로 조촐히 마련되었다. 8년 연하의 김선분 선생(91세)은 결국 백수연 사흘 뒤인 8월 4일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별세해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박정숙 선생의 100수를 맞아
맑게 개인 초원의 산들바람이듯
일하는 일꾼 시원히 땀 식혀주는
새하얀 입성으로 단아히 앉은 모습
은은히 풍겨주는 백합꽃의 향기러라
등성의 푸르른 솔 비바람에 씻기어
푸르러 더 푸르러 변함없는 저 푸르름
말씀 없으셔도 가만히 계시기만 하여도
가야 할 길 해야 할 일
자상히 일러주는
우리의 스승 박 정 숙 선생님
강원의 준령 기상 맑은 물 정기 받아
예쁘디예쁜 여전사로 자랐고
일제의 만행
미제의 악랄
맞받아 싸웠어라
흘러 일월과 함께 흘러
분단조국 쓰라린 아픔 온몸으로 받아 안고
오늘도 싸운다 통일을 위하여
한 세기 긴 긴 나날 잊고 싸웠다.
허리 잘린 내 조국 고통이 절절한데
제국주의 악바리들 갈수록 분탕인데
안일을 찾았으랴
생일을 챙겼으랴
범민련 말살 책동 온몸으로 막았고
통일의 대열 선봉에 서셨던
민족의 기상 드높임에 언제나 앞장섰어라
살 저미는 아픔과 죽음의 고비 넘을 때마다
우러러 한별 보며 참아내고
민족 앞에 조국 앞에 떳떳할 것을
맹세하며 살았어라
우리의 어머님 박정숙 선생님
당신의 한생 아름다움의 연속이었고
당신의 일생 투쟁, 헌신, 봉사의 나날이었으니
오! 당신은 우리의 스승
오! 당신은 우리의 어머니
당신이신 박 정 숙 선생님을 사랑합니다
존경합니다
당신의 아흔 아홉 번 생신을 축하합니다
2015년 8월 1일
삼가 양희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