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태 / 6.15산악회 산악대장

 

▲ 6.15산악회 4월 산행. 북한산 대동문 앞에서 전체 사진. [사진제공-6.15산악회]

해마다 4월이면 우리 '6.15산악회'(회장 권오헌)는 삼각산(三角山)에 오른다.

필자가 오래 전 풍수지리를 잠깐 공부한 적이 있었는데, '도읍지로서의 명당은 산과 강이 조화를 잘 이루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바라보면, 얼치기 풍수의 눈에 우리나라(남북을 통틀어)에서 가장 명당이 한양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삼각산과 한강 때문이다.

산세가 수려하여 예부터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던 삼각산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산봉은 백운대(白雲臺, 836.5m), 인수봉(人壽峰, 810.5m), 만경대(萬鏡臺, 787.0m)로 구성되어 삼각을 이루고 있어 그 이름의 유래가 되었다 한다.

또한 무학대사가 조선의 수도 후보지를 찾으러 순례할 때 백운대로부터 맥을 밟아 만경대에 이르러 서남 방향으로 가 비봉에 이르니 한 석비가 있었는데 거기에 “무학이 길을 잘못 들어 여기에 이른다”는 비석이 있어서 길을 다시 바꾸어 내려가 궁성터(오늘의 경복궁)를 정하였던 곳이 바로 이 삼각산이다.

삼각산 봉우리나 바위에 얽힌 이야기도 여러 편이 전해져 내려온다.

사모바위에는 청나라로 끌려간 연인을 그리워하다 바위가 된 총각에 얽힌 전설이 전하고, 노적봉에는 노적가리를 군량미로 속여 왜군을 무찔렀다는 전설이 전한다. 원효봉과 의상봉에는 원효대사와 의상대사가 수도했다는 전설이 전하고, 문수봉에는 기도하면 아들을 낳을 수 있다는 두꺼비바위에 얽힌 전설이 전한다.

▲ 진달래꽃 만발한 진달래능선. [사진제공-6.15산악회]

우리 산악회의 항상 정해진 4월 등산길은 도선사 입구의 버스 종점에서 모여 대동문에서 점심을 먹고 진달래능선을 타고 내려와 4.19묘역을 참배하여 60년 그날의 4월 영령들을 추모하는 것으로 끝이 난다.

고령의 어르신들과 체력이 다양한 회원들을 배려하여 다른 산악회처럼 백운대 정상을 밟지는 않지만, 매월 우리 '6.15산악회 최고령 등반기록'을 갈아 치우는 91세의 유기진 선생님은 우리의 자랑거리다.

봄의 전령들인 새싹, 꽃, 도롱뇽, 개구리들이 보여주는 4월의 삼각산은 화려하기도 하고, 수줍기도 하며 생동감이 넘친다.

진달래능선을 타고 4.19묘역으로 내려오는 길 주변 산자락에는 김도연, 신숙, 조병옥, 서상일, 양일동, 김창숙, 유림, 김병로, 이시영, 신익희, 신하균, 이명룡, 이준, 광북군 합동의 독립유공자 묘가 조국과 민족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옷깃을 여미게 하고 있다.

또한 4.19 민주묘역은 통일과 민주화를 열망하여 싸우다 산화해 가신 선배열사들의 뜻이 무색하게, 그 투쟁의 열매는 조국의 평화통일을 원하지 않는 친일, 친미 모리배들이 향유하고 있지만 그들의 조국사랑 정신은 우리들의 가슴 속에 면면히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 4.19묘역에서 참배하다. [사진제공-6.15산악회]

다음 산행은 5월 24일 검봉산이다.

검봉산은 북한강 조망이 좋기로 유명하고, "한국전쟁이 끝난 후 마을 사람들이 산을 내려와서야 전쟁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하는 문배마을이 있다.

지면 관계로 자세한 이야기는 회원 각자가 검색해 보길 바라며, 다음 산행에도 많은 회원들의 건강한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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