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환 6.15남측위원회 공동대표와 10일 광화문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 - 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상임대표의장 이창복, 이하 6.15남측위원회)는 6.15공동선언 15주년 기념 남북 공동행사를 북측 대표단을 초청한 가운데 서울에서 개최하는 방향으로 추진한다.

이승환 6.15남측위원회 공동대표는 10일 오후 3시 서울 광화문 한 카페에서 <통일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올해 6.15공동선언 15주년 기념일에 남북 간에 어떤 일이 이루어지는가가 올해 전반적인 남북관계를 규정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승환 공동대표는 “6.15공동선언 15주년 남북 공동행사를 가능하면 남쪽 서울에서 진행하는 것이 이 행사의 성사 가능성과, 남북관계 발전에 실제 도움이 된다는 측면에서 볼 때 조금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하고 그런 방향에서 여러 검토와 논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한미합동 군사연습이 끝나는 시점에 곧바로 6.15남측위원회와 6.15북측위원회 간의 접촉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거기서 올해 6.15공동행사와 광복 70주년 공동행사와 관련된 전반 개요를 확정하고 이를 추진하기 위한 남북 간 공동기구 구성 문제도 협의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 2008년 금강산에서 열린 6.15공동행사. 이 행사를 마지막으로 6.15공동행사가 열리지 못한 채 15주년을 맞고 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6.15남측위원회는 이를 위해 먼저 오는 4월 1일 6.15남측위원회를 포함해 보다 폭넓은 ‘광복 70주년 및 6.15공동선언 15주년 기념 민족공동행사 남측 준비위원회’를 출범시킨다는 구상이다.

이승환 공동대표는 “필요하다면 현재 6.15남측위원회로 틀을 한정시킬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보수나 진보, 여야, 민관 등 다양하게 함께 할 수 있는 틀을 만들 수 있도록 검토와 노력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승환 공동대표는 “6.15남측위원회는 무엇보다도 올해 6.15공동선언 5주년에 남북 공동행사를 성사시키는 것이 지금까지 중단된 교류와 협력사업의 물꼬를 트는 것은 물론 남북 당국관계의 변화를 촉발해내는 데서도 결정적인 의미와 전기가 될 거라 본다”고 의의를 부여했다.

따라서 “이 행사 속에서 국민들의 관심과 참여, 지지를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북측 대표단에 이산가족과 문화.예술.체육인 등이 포함되도록 북측에 제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각 분야의 다양한 교류를 구상한다며 “광릉수목원에 크낙새가 사실상 멸종됐는데, 북측 운율지역에 크낙새가 자생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북의 크낙새를 기증받아서 다시 광릉수목원에 크낙새 소리가 나게 할 수 있다면 그것도 남북 간의 식생교류와 관련해서 큰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시했다.

그는 “5월 1일 노동절에 양대 노총이 준비하고 있는 노동자 통일축구대회가 예정돼 있다”며 “6.15~8.15주간에 다양한 민간교류, 협력사업들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7월 4일부터 전남광주에서 진행되는 광주유니버시아드대회는 청년들의 축전이고 북측이 참가할 걸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남북 청년들의 교류와 공동응원이 성사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 2013년 7월 베이징에서 6.15민족공동위원회 공동위원장단 회의가 열렸다. 남측 대표단은 북한주민접촉 신청이 수리되지 않아 귀국후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광복 70주년 공동행사에 대해서는 사견임을 전제로 “남에서도 북으로 대표단이 가고 북에서도 숫자에 상관없이 일정한 대표단이 남쪽에 와서 서울과 평양에서 광복 70주년 행사가 입체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어떻겠느냐”며 “6.15공동선언 15주년 공동행사가 서울에서 개최되게 된다면 광복 70주년 행사는 북쪽에 조금 더 비중을 두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또한 “광복 70주년 공동행사를 국민들에게 실감있게 드러내는 방식으로 평화열차를 운영할 계획이고, 정부도 비슷한 구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북경-평양-개성-서울 혹은 서울-개성-평양으로 이어지는 ‘한반도 평화열차’ 혹은 ‘동아시아 평화열차’를 운영해 열차 안에서 다양한 학술토론회와 적절한 문화행사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인터넷 온라인 상으로 ‘평화통일 모자이크’를 완성해 나가는 이벤트 등을 추진하고, 특히 “8월 15일에는 일본 아베 내각이 이른바 일본 전쟁국가화와 관련된 중요한 선언을 할 것으로 예상돼 일본과 한국의 정당과 시민사회들, 그리고 여러 나라들의 시민사회 인사들이 함께 모여서 동아시아 평화를 위한 선언을 조직하는 국제대회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남북 공동행사에 대한 남북 당국의 승인 여부다. 그는 “어쨌든 6.15공동행사를 성사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 과정에서 정부도 가능하면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고 민간 공동행사를 승인할 수 있도록 이해하고 함께 할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지난 4일 정부가 국무총리 소속으로 민관합동위원회인 ‘광복70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를 출범시킨데 대해서는 “정부는 정부대로, 민간은 민간대로 잘 행사를 진행하면 된다”며 “중복이나 충돌의 문제가 아니라 민과 관이 서로 필요한 만큼 충분히 협의하고 논의를 진행하면서 따로 하든, 함께 하든, 쌍방이 서로 참여하든, 여러 방안을 찾아가면 되는 문제”라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북의 입장이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우리 정부가 쇼케이스처럼 하게 된다면 여러 가지 불편한 점들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하고 “올해가 가지고 있는 역사적 의미나 이런 점들 때문에 가능하면 논란을 최소화하고 민과 정부 사이에 쓸데없는 갈등들이 크게 불거지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라는 바람을 전했다.

▲ 민화협 공동의장을 겸하고 있는 이승환 공동대표는 최근 리퍼트 미국대사 테러사건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사진 - 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공동의장을 겸하고 있는 이승환 공동대표는 최근 민화협 주최 토론회에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테러를 당한데 대해 “폭력행위에 의존해서 주장을 펼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일이고 범죄라고 하는 점에서는 더 이상 변호하기 어렵다”면서도 “이 사건을 ‘종북 숙주’ 운운하는 정치공세 호기로만 생각하고 이 불행한 사건을 산생시킨 배경에 대해 아무 성찰도 없는 것은, 이러한 사건의 재발 방지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일침을 가했다. (아래 상자기사 참조)

이승환 공동대표는 “광복 70년, 6.15 15주년이라는 역사적 의미가 있기 때문에 올해가 중요한 게 아니라, 한반도를 둘러싼 갈등이 구조화 되고 있어서 남북이 자주적으로 통일문제를 풀어나가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기로에 있기 때문에 올해가 중요하다”며 “6.15남측위가 가지고 있는 가장 중요한 남.북.해외 간의 네트워크를 활용해서 남북관계의 변화를 만들어나가고 선도해나가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 오지 못한 것이 사실이지만, 이런 제약에도 불구하고 남북 간의 접촉을 진행하고 실제로 변화를 위해서 여러 가지 노력들을 전개해 왔다”고 이해를 구했다.
 

“범죄적 행위.. 정부, 실질적 배경에 관심 가져야”
이승환 민화협 공동의장, 리퍼트 미대사 테러사건 입장

김기종씨 사건은 불행한 사건이고, 있어서는 안 되는 사건이다. 김기종씨가 어떤 주장을 하기 위해서 그런 일을 벌였다 하더라도 절대로 용서되기 어려운, 폭력행위에 의존해서 주장을 펼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일이고 범죄라고 하는 점에서는 더 이상 변호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다만, 문제는 우리 정부나 여당에서는 이 사건을 종북분자에 의한 한미동맹에 대한 테러로 규정하고 배후를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하면서 다방면에 걸쳐서 김기종씨와 조금만 연관이 있으면 종북 딱지를 붙이는 식의 정치공세용으로 이 사건을 활용하고 있는데, 그 점은 적절한 대응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과 관련해서 정부는 사건의 배후를 캐는 것에만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이 불행한 사건이 산생(産生)된 실질적 배경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고, 이를 통해서 한반도 평화로 나아가는 데서 이 국가가, 정부가 무엇을 성찰해야하는지를 깨닫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불행한 사건에는 명백하게 몇 가지 배경이 작용하고 있다. 남북간 정치군사적 갈등이 점점 구조화되어, 북의 핵과 미사일, 남쪽의 국제법상 공격행위로 규정될 수 있는 킬체인(Kill Chain) 등을 포함하는 확장억지와 포괄적 미사일방어전략 등이 서로 충돌하면서 점점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확대되어온 상황이 김기종씨의 이런 불행한 사건이 산생된 배경의 하나다.

얼마 전에 있었던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차관의 한.미.일 동맹이 진전이 되지 않은 상황에 대한 초조감과 그로 인해 동북아의 역사에 대한 무지를 드러내면서 사실상 박근혜 정부를 비난한 것도 한국민의 정서를 크게 자극했고, 이것도 아마 김기종씨의 불행한 사건이 있게 한 배경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

또 개인적으로는 김기종씨가 28살 젊은 나이에 겪었던, 특수기관으로 의심되는 괴한들에 의해서 여자 후배가 성폭행 당하고 후배들이 집단구타 당한 사건의 외상후 스트레스에 시달린 결과, 본인 멘탈리티의 많은 부분이 파괴된 상황도 이번 행위에 작용하고 있다. 단언할 수는 없지만, 국가폭력일 가능성이 높은 사건으로 인해 파괴된 한 인간에 대해 그가 저지른 범죄적 행위에 대한 단죄와는 별개로 과거 국가에 의한 폭력, 군사주의의 폐해에 대한 성찰에 눈을 돌려야 하는 것이 응당한 민주국가의 권력이 지녀야 할 태도다.

그런데 이 사건을 ‘종북 숙주’ 운운하는 정치공세 호기로만 생각하고 이 불행한 사건을 산생시킨 배경에 대해 아무 성찰도 없는 것은, 이러한 사건의 재발 방지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가 진정한 평화국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많은 국가적 성찰이 축적되어야 한다.

김기종씨의 이번 행위는 아마도 개인적 돌출행동일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문제는 그의 행위로 인해 사람들은 전쟁반대와 평화수호의 주장을 더 하기 어렵게 되었고, 정부여당 일각에서는 이 사건을 기회로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를 공론화하려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의 어리석은 행위가 결과적으로 그의 주장과 정반대의 결과만을 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이 사건과 관련해서 북한이 보이는 태도도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된다. 무엇보다도 이 불행한 사건에 대해서 북한은 차라리 말을 하지 않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북한은 이 사건에 대해 즉각 반응했고, 그 반응도 불행한 폭력사태를 ‘응당한 징벌’이라면서 심지어 안중근 의사의 의거에 빗대 설명하고 있다. 이는 남쪽도 마찬가지지만, 북한이 한반도에서의 평화의 정치에 대해 여전히 무지하고 일방적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생각한다.

북한의 이같은 태도가 결과적으로는 오히려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안 될 뿐만 아니라, 북한이 지금까지 일관되게 주장했던 ‘상호체제 인정의 1차 징표로 모든 비방중상을 중단하자’는 주장의 진정성조차 의심하게 만들고 있다. 북측 공식 문건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욕설에 가까운 표현을 하는 것도 마찬가지 사례다.

이번 사건과 관련한 북한 반응은 상호 비방중상을 중지하자고 목소리 높여 주장하는 것이 도대체 어떤 의미인지 의심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북한도 이 사건을 자신의 입장에서만 일방적으로 판단하지 말고 한반도 전체의 평화정치라는 측면에서 되돌아보는 성찰이 필요하다고 본다.

아울러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 민화협 역시 일정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김기종씨가 과거에 어쨌든 주일대사를 향해서 돌을 던지거나 했던 전례를 볼 때, 미 대사 경호와 관련해서 좀더 세심하고 더 사려깊은 여러 조처를 취했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못한 것은 민화협의 잘못이다.

다만 개인의 돌출행동인 이 사건을 가지고, 이른바 ‘보수-진보’ 이렇게 편갈라서 ‘민화협에 있는 진보들이 이 사건을 키웠다’는 식으로 몰아가는 일부 종편이나 언론의 태도는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만약에 민화협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진보가 사라지게 된다면 민화협의 존립가치 역시 사실상 사라지게 될 것이다. 민화협 운동은 보수와 진보를 넘어서서 한반도문제, 민족문제와 관련해 서로 합의할 수 있는 최선의 지혜와 가치를 만들어가는 운동이다. 그 점에서 민화협운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그들이 설사 진보든 보수든 매우 소중한 사람들이다.

우리 사회가 양극단으로 갈라져서 여러 대립상태로 나타나고 있는 현실을 보더라도 민화협이 추구하고 있는 ‘화쟁과 관용’ 정신은 매우 중요하다. 이에 대한 이해 없이 정파적인 공격을 앞세우는 것은 지극히 근시안적인 태도다. 물론 민화협은 외부의 이러저러한 편견을 넘어서서 더 성숙해야 한다. 그리고 이번 사건을 민화협 운동 본연의 가치를 지키고 더 발전시키는 계기로 삼아 더욱 성찰하고 교훈을 얻고 자신을 발전시키는 노력을 진행해나가야 한다고 본다.

홍사덕 대표상임의장은 지금까지 민화협을 잘 이끌어왔고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서 민화협 뿐만 아니라 다양한 통일세력과 함께 하려는 노력을 전개해왔다. 사의를 표명한 것은 너무 안타까운 일이고, 적어도 이번 사건으로 인해서 지금까지의 노력과 성과들이 무산되는 것은 개인적으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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