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 베네딕도 상트 오틸리엔 수도원 소장 서울사진』표지 [사진제공-서울역사박물관]

1900년대 초반의 서울의 모습을 볼 수 있는 희귀 사진 116점이 사진집으로 발간됐다.

서울역사발물관(관장 강홍빈)은 16일 1909년부터 1927년까지 동소문 일대에 있었던 백동수도원의 수도자들이 촬영하고 수집한 서울 사진을 모은 『성 베네딕도 상트 오틸리엔 수도원 소장 서울사진』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사진의 소장처인 성 베네딕도 상트 오틸리엔 수도원은 독일의 뮌헨 인근에 위치하고 있으며, 1909년 동소문 일대에 백동수도원을 설립했다.

베네딕도회 수도자들은 조선의 언어, 문화 예술에 관심을 가지고 많은 자료를 수집, 수도원의 선교박물관에는 노르베르토 베버 총 아빠스가 두 차례 한국 방문을 통해 남긴 사진 및 영상자료를 비롯해 독일 최초의 한국학자 에카르트 등 여러 수도자들이 남긴 많은 민속품과 저작, 사진자료를 소장하고 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성 베네딕도 상트 오틸리엔 수도원을 방문해 백동수도원이 남긴 유물을 조사했으며, 지난해 8월 <동소문별곡> 특별전을 통해 선교박물관에서 소장한 한국관련 유물 34점을 처음으로 공개한 바 있다.

이와 별도로 선교박물관 소장사진 5,579컷을 디지털로 제공받아 정리한 후 그 중 서울관련 주요한 사진을 선별해 △궁궐 △한양도성 △시가 △순종 인산 △교량 △공원 △종교 △능묘 △불교 △산성을 주제로 분류, 이번에 『성 베네딕도 상트 오틸리엔 수도원 소장 서울사진』이란 제목으로 사진집을 출간하게 된 것이다.

서울역사박물관측은 이번 사진집에는 처음으로 공개되거나 희소한 사진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으며 당시 서울의 모습을 이해하는데 좋은 자료가 된다고 밝혔다.

사진집에는 사진자료 116점과 그림엽서 12점, 학술논고 3편이 수록돼 있으며, 서울역사박물관과 서울책방에서 구입(2만원)할 수 있다.

▲ <남산에서 바라본 시가>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의 모습으로 중앙에 보이는 것이 명동성당이다. 명동성당 우측으로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건물이, 좌측으로 사제관이 보인다. 사진의 우측 상단으로 종묘와 창덕궁이 보이며 화살표로 표기된 곳이 백동수도원이다. [사진제공-서울역사박물관]
▲ <1902년 한성부(漢城府) 관아> 지금의 서대문네거리에 해당하는 곳으로, 서쪽 방향으로 설치된 옛 경기감영의 정문 누각에 ‘한성부’라는 편액이 달려 있다. 1902년 4월 한성부는 이곳으로 옮겨왔으며, 그해 연말 평양진위대가 주둔했던 영문(營門, 서양식 2층 건물)이 들어서기 직전에 사진이 촬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의 전찻길은 숭례문에서 칠패길과 의주로를 거쳐 서대문 전차종점으로 회기하는 순환선으로 1900년 7월 개통하였으나 2, 3년 뒤 폐선된 것으로 사진으로 남아있는 것은 매우 희귀하다. [사진제공-서울역사박물관]
▲ <백운동천(白雲洞川) 신교(新橋)> 청계천의 상류인 백운동천(白雲洞川) 물길에서 가장 위쪽에 해당하는 신교(新橋; 종로구 신교동, 궁정동, 효자동의 교차지점)의 모습이다. 이 물길의 아래쪽에 해당하는 자수궁교(慈壽宮橋), 금청교(禁淸橋), 종침교(琮琛橋) 등은 다른 사진자료를 통해 익히 그 모습이 알려진 바 있지만, 원형 그대로의 모습이 드러난 신교의 사진은 처음 공개된다. 이 사진을 통해 현재 청운초등학교 운동장에 남아있는 난간석이 신교의 부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진제공-서울역사박물관]
▲ <광희문(光熙門) 인근에서 바라본 신당리 공동묘지> 광희문은 서소문과 함께 도성안에서 시신을 내보내던 문이었으며 광희문 밖에는 공동묘지가 있었다. 멀리 동묘의 정전과 정문이 곧장 보이고 그 옆으로 청계천에 걸쳐 있는 영도교(永渡橋)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제공-서울역사박물관]
▲ <한양도성 숙정문(肅靖門)> 성북동에서 백악산의 곡장(曲墻)을 향해가는 성곽의 모습이다. 사진의 중심부에서 문루(門樓) 없이 홍예만 남아있는 숙정문의 옛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지금 남아있는 문루는 1976년 신축한 것으로 원형이 아니다. [사진제공-서울역사박물관]
▲ <혜화문 안> [사진제공-서울역사박물관]
▲ <혜화문 안> 혜화문의 안쪽을 촬영한 사진은 매우 드물다. 잡화점인 듯한 가게의 처마에 성 밖으로 길을 나서는 나그네들을 위한 집신이 주렁주렁 달려있는 모습이 어딘지 모르게 정겨움을 주고 있다. 하지만 전깃줄과 석유가로등, 인력거 등과 같은 근대문물의 흔적들로 미루어 이곳에도 시대변화의 물결이 밀려들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사진제공-서울역사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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