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이 한편 동해상으로 미사일 등을 연일 발사하고 있는 가운데, 다른 한편 9월 인천아시안게임에 선수단과 응원단 파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남북 실무회담을 제의해, 17일 열리게 됩니다.

이를 두고 남측 언론들이 ‘북한의 두 얼굴’이니, 북측이 ‘화전 양면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니 하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미사일 발사는 무력시위, 응원단 파견은 평화공세라는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도 16일 청와대에서 열린 전군 주요지휘관 오찬에서 북측 상황과 관련, “최근 북한의 행태를 보면 한 치 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며 “아시안게임에 선수단과 응원단을 보내겠다고 유화 제스처를 보내면서도 연이어 미사일과 방사포를 발사하고 있다”며 비슷한 인식을 드러냈습니다.

과연 북측이 화전 양면 전술을 쓰고 있는 것일까요?

물론 화전(和戰)도 하나의 전술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북측의 경우는 그렇게 볼 일이 아닙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응원단 파견과 미사일 발사는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북측 주장대로, 미사일 발사훈련은 미국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가 한미일 수색 구조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부산항에 들어왔기에 이에 대한 대응책일 공산이 큽니다. 한미 군사훈련에 북한도 군사훈련으로 맞서겠다는 것입니다. 이는 거꾸로 보면, 조지워싱턴호가 한반도에 들어오지 않으면 북한도 미사일 발사훈련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 비해, 응원단 파견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분위기 조성 차원에서 나온 고육지책으로 보입니다. 북측은 지난 6월 30일 국방위원회 이름으로 군사적 적대행위 중단을 골자로 한 ‘특별 제안’을 했으나 남측이 7월 1일 “얼토당토않은 주장과 진실성이 결여된 제안”이라고 거부입장을 밝히자 고심에 빠졌을 것입니다.

그러자 7월 7일 ‘공화국 정부 성명’을 발표하면서, 남북관계 개선과 남측의 대북정책 전환 등을 촉구하는 입장을 천명하면서 응원단 파견을 밝혔습니다.

형식을 중시하는 북측이기에 최고 권력기구인 국방위원회의 ‘특별 제안’이 거부당하자, 북측을 대표하는 최고 수준 형식인 ‘공화국 정부 성명’을 발표한 것으로 보입니다. 통일부도 밝혔듯이, 북측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 성명 형식으로 발표한 것은 4번 정도”로 아주 귀합니다. ‘공화국 정부 성명’마저 거부당하면 안 되기에 남측이 비교적 받기 쉬운 응원단 파견을 제의한 것입니다.

미사일 발사의 경우, 북측은 한미가 군사훈련을 하지 않으면 중지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남북관계 개선의 경우, 남측이 북측의 ‘특별 제안’이나 ‘공화국 정부 성명’을 받지 않아도 계속 새로운 것을 제의하겠다는 것입니다.

미사일 발사는 변수이고 남북관계 개선은 상수인 셈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북측은 화전 양면 전술을 구사하는 게 아니라 일관하게 평화공세를 취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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