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세진.이재호 열사 28주기 추모식’이 27일 서울대 인문관 열사 추모비 앞에서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사진 - 통일뉴스 류경완 통신원]

▲ 묵념하는 추모객들. [사진 - 통일뉴스 류경완 통신원]

‘김세진.이재호 열사 28주기 추모식’이 27일 오전 서울대 인문관 열사 추모비 앞에서 열사의 부모님 김재훈(78세), 김순정 님과 친동생 이재훈 씨, 열사기념사업회 장유식 회장을 비롯한 회원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행사는 서울대 동문들의 모임인 ‘이공회’(회장 김명원)와 ‘자하연’(회장 정병문.이호윤), 김상진기념사업회(이사장 이병호) 3단체가 연합한 서울대민주동문회가 함께 준비하여 열렸으며, 통합진보당 김미희, 이상규 의원도 참여했다.

▲ 서울대 이공회 김명원 회장의 추모사. [사진 - 통일뉴스 류경완 통신원]

추모 묵념과 여는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에 이어 추모사에 나선 내빈들은 세월호 참사에 안타까움을 표하고, 생전의 열사와의 인연을 소개하며 자주민주통일의 길에 한 몸을 불사른 숭고한 뜻을 기렸다.김세진 열사의 부친 김재훈 님은 답사에서 “어려운 상황임에도 참석해줘서 고맙다. 다들 건강에 유의하면서 믿을 수 있는 동지들과 손잡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나가자”고 당부했다.

이어 헌화와 기념 촬영으로 추모식을 마치고 옆 벤치로 옮겨 열사기념사업회의 사단법인 전환을 위한 창립총회를 열고 점심식사로 행사를 마무리했다.

▲ 답사 중인 김세진 열사의 부친 김재훈 님. [사진 - 통일뉴스 류경완 통신원]

▲ 28년의 회억, 50대에 들어선 열사의 선후배 동문들. [사진 - 통일뉴스 류경완 통신원]

▲ 헌화하는 김세진 열사의 부모님과 이재호 열사의 동생들. 이재호 열사의 모친은 몸이 불편해 광주에서 상경하지 못했다. [사진 - 통일뉴스 류경완 통신원]

고 김세진(당시 미생물공학과 4년), 이재호(정치학과 4년) 열사는 1986년 4월 28일 오전 9시께 서울대 입구 신림4거리에서 ‘미제용병 전방입소교육 거부시위’를 주도하다 ‘반전반핵 양키고홈’을 외치며 분신, 다음 달 5월에 운명했다.

한편 경기도 광주 공원묘지에 안장된 김세진 열사의 묘는 5월 3일 새로 조성된 이천민주화운동기념공원(이천시 모가면 어농리 산150)으로 이장할 계획이며, 광주 망월동의 이재호 열사 묘 역시 추후 이천으로 이장될 예정이다.

▲ 봄비가 내리는 가운데 기념사진. [사진 - 통일뉴스 류경완 통신원]

<추모시> 
                                                                고은

그대 두 사람 겨레의 붉은 꽃 김세진 이재호 열사를 기리어
여기 관악 아래 처연히 한 조각 돌을 새겨 세우나니
이 땅의 원수인 바 분단팟쇼 아직도 사라질 줄 모름이여
모든 산 자 이 돌 앞에 와서 뼈저리게 깨쳐라 달구어져라

세월은 황망하구나 1986년 4월 28일 오전
서울대학교 85학번 전체 학우 농성 가운데서 그대 둘 솟아올라
반제반핵을 내걸고 온몸에 기름 부어 불지르니
그 불덩어리 쓰러지기까지 외치고 외침이여
그대의 이 세상에 사랑하는 어버이 두고
함께 공부하던 학우와 일하던 공장의 동무들과
이 땅 방방곡곡으로 퍼져나가는 민중을 두고
오로지 조국해방의 싸움에 나서
그 불덩어리 몸뚱이 시커멓게 불타버림이여
마침내 한 덩어리 숯이 되고 말았음이여
오 숯은 썩지 않나니 천년을 썩지 않나니
일찍이 어린 시절부터 총명하기 그지없으매
진작 세상의 진실에 눈 떠
거기에서 피할 수 없는 그대 자신의 결단이 태어남이여

드디어 이 땅의 참다운 해방을 위하여
몸 바치겠노라 사랑하노라 라는 마지막 말을 남겼구나
저 4월 혁명 이래 이 땅의 역사를 부둥켜안고 앞서 간 영령들이여

겨레의 제단에 거룩하게 몸 던졌나니
오 두 열사여
오늘과 내일 그대들로 하여금 고려땅 가득히 의가 파도침이여
민주 자주 통일의 그날이여
민중의 그날밤이여

분단 조국 44년 4월 28일


<추모곡> 벗이여 해방이 온다 
                                            이창학 곡, 윤선애 노래(1987년)

그날은 오리라 자유의 넋으로 살아
벗이여 고이 가소서 그대 뒤를 따르리니
그날은 오리라 해방으로 물결 춤추는
벗이여 고이 가소서 투쟁으로 함께 하리니

그대 타는 불길로 그대 노여움으로
반역의 어두움 뒤집어 새날 새날을 여는구나
그날은 오리라 가자 이제 생명을 걸고
벗이여 새날이 온다
벗이여 해방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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