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연초부터 시작된 ‘통일대박’ 바람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신년연설에서 “통일이 대박”이라고 발언 한 후 '통일준비위원회'를 대통령직속 기구로 신설하고 그 위원장을 직접 맡기로 했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보수진영에서는 통일비용을 강조하며 통일회의론을 펼쳤던 것을 생각해 본다면 ‘통일 대박’ 바람은 매우 생소하게 다가온다.
그러한 과정에서『진보의 미래전략 통일경제론』(도서출판615)이란 책이 출판되었다.

▲ 황선·김성훈·백남주 지음 『진보의 미래전략 통일경제론』(도서출판615) 표지. [사진제공-도서출판615]

추천사를 쓴 오인동 박사(하버드 의과대학 조교수)는 “이 책의 내용은 단순한 통일비용이나 통일편익에 대한 고찰이 아니다”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 책은 통일경제의 경제적 효과에 대해 많은 자료를 통해 보여주고 있지만, 오 박사의 말처럼 단순히 수치상의 경제적 효과만을 보여주는 책은 아니다.

필자들은 통일경제를 남북공동선언으로 통일을 실현한 한반도에서 8천만 민족 구성원 전체가 민족의 부강번영을 목표로 함께 만들어 나가는 경제공동체라고 정의 내리고 있다.

필자들에게 있어 통일경제는 단순한 남북간의 경제협력이 아니라 남북공동선언에 따른 통일이 실현된 한반도에서 구현되는 경제다. 따라서 통일방안이 중요해 지는데, 그 방도로 ‘6.15 공동선언’의 내용에 기초한 연합연방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통일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상이 없고, ‘흡수통일’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는 박근혜 정권의 ‘통일대박론’과는 다른 지점이다.

이 책에 따르면 통일경제 실현은 한국경제의 많은 구조적 문제들이 해결되는 과정이기도 하다. 통일경제가 실현되어 8천만 민족의 경제권이 형성되면 내수가 활성화될 수 있는 기반이 강화된다. 나아가 통일경제를 만들어가기 위한 인프라 관련 건설은 남측에도 많은 일자리를 제공해 줄 수 있다. 매장가치가 65조달러(약 7경원)에 달한다는 희토류를 포함해 북한의 막대한 지하자원은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큰 남측의 경제구조에 긍정적인 작용을 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수출비중이 과도한 한국경제의 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필자들은 통일경제의 실현이 주권회복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일례로 통일경제가 실현되면 한미 FTA 등의 조약 등이 다시 논의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김성훈·백남주 우리사회연구소 연구원들은 "통일경제는 단순한 남북간의 경제협력이 아니라 남북공동선언에 따른 통일이 실현된 한반도에서 구현되는 경제"라고 설명했다. [사진제공-도서출판615]

일각에서는 남북간의 경제협력과 통일경제가 재벌들의 배만 불리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존재한다. 이에 대해 필자들은 한국의 재벌대기업이 북한에 진출해 새로운 이윤을 얻을 수 있다는 ‘자본’ 중심적인 시각을 거부하고 있다. 통일경제를 실현하는 주체로 남북 공동의 협력공사를 제안하는 등 민간자본 주도가 아닌 공공성을 확대할 수 있는 고민들을 제시한다.

이 책의 시야는 한국경제와 한반도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필자들은 한국경제의 대안으로서 통일경제가 필요한 이유를 세계경제위기와 그에 따른 질서재편에서도 찾고 있다. 지금의 위기가 단순한 경기순환상의 위기가 아니라 미국 중심의 세계경제 질서가 무너져 가고 있는 구조상의 위기이기 때문에 새로운 질서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기존의 경제시스템이 붕괴되는 과정에서 통일경제는 한국경제의 대안으로서 더욱 필요해 진다.

나아가 필자들은 통일경제의 실현이 동북아 평화에 기여하며 우리가 세계질서 재편에 주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고 한다. 남과 북을 포함해 중국, 러시아, 일본 등은 모두 물류거점으로서 한반도에 주목하고 있다. 통일경제의 주요 사업이라 할 수 있는 가스관 연결, 대륙 간 횡단철도의 연결 등은 이 모든 나라들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는 사업이기도 하다. 동북아 각 국가들의 이해가 맞물려 있는 사업이 속도를 낼수록 군사적 긴장은 누그러질 수밖에 없으며, 그 과정에서 남과 북은 주동적인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

박근혜 정부의 통일준비위원회가 출범하면 통일담론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보수도 진보도 모두 통일을 이야기하는 시대가 된 듯하다. 이러한 시점에서 진보의 통일경제는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진보의 미래전략 통일경제론』은 던져주고 있다.

황선·김성훈·백남주, 『진보의 미래전략 통일경제론』, 도서출판615, 286쪽, 12,000원. 문의 02)3491-6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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