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핵협상이 24일 극적으로 타결됐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 및 독일(P5+1)은 이날 새벽, 제네바에서 열린 이란 핵문제를 둘러싼 나흘째 협상에서 합의에 도달했습니다. 이른바 ‘이란 핵문제’와 관련 첫 합의가 도출된 것입니다.

이번 합의는 이란 핵문제 해결 과정에서 1단계를 6개월로 잡고, 이란과 미국 등 6개국이 그 6개월 간에 이행할 사항들을 적시한 것입니다. 그 핵심 내용은 향후 6개월 동안 이란이 핵무기로 전용될 수 있는 20% 농축우라늄 생산을 중단하는 대신 미국 등 6개국이 60억∼70억 달러의 대이란 경제봉쇄를 완화한다는 것입니다.

이번 합의는 지난 2002년 이란의 비밀 핵개발 프로그램이 국제사회에 알려진 이후 2006년부터 이란과 6개국 사이에서 핵협상 개시 및 결렬이 수차례 반복된 지 11년 만에 나온 첫 성과물입니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른바 ‘북핵문제’로 눈길이 돌려집니다.

지금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중국 측의 활발한 중재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북한과 미국 간의 입장차로 공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북핵문제는 그 해결의 과정과 속도에서 볼 때 전체적으로 이란 핵문제보다는 앞서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먼저, 북핵문제가 이란 핵문제보다 해결의 과정에서 앞서 있습니다. 이번 이란 핵문제의 합의는 중요한 전진이지만 첫 출발일 뿐입니다. 이에 비해 북핵문제와 관련해서는 이미 9.19공동성명을 비롯해 2.13합의와 10.3합의 등이 나온 바 있습니다.

또한, 북핵문제가 이란 핵문제보다 해결 과정에서 유리한 측면이 있습니다. 알다시피 이란 핵협상에는 미국, 중국, 러시아, 프랑스, 영국이라는 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 등 서방 6개국이 참여합니다. 이란 핵의 영향권에 있는 이스라엘이나 사우디 등 아랍국가들이 회담 당사자가 아닌 것입니다. 이에 비해, 6자회담에는 직접적 당사자인 미국이 참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이란 핵문제에서는 결정적 반대자인 이스라엘이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장외에서 이란 핵협상을 언제고 깰 준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 6자회담에서는 지금은 외세공조를 하고 있지만 언제고 민족공조를 할 수 있는 한국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이란 핵협상에서 첫 합의가 도출됨으로써 미국은 한숨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북핵문제에 신경을 쓸 여유가 생긴 것입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09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습니다. 당시 노벨위원회는 수상 이유의 하나로 오바마 대통령의 ‘핵무기 없는 세상’에 점수를 줬는데, 그 메시지는 ‘미래에 대한 기대’였습니다. 오바마 행정부가 이란 핵협상에 이어 북핵 협상에도 적극 나서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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