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명한 가을, 6.15산악회가 10월 20일 도봉산에 올랐다.
지난 6년여, 6.15공동선언의 기치 아래 전국의 산하를 누빈 6.15산악회. 이 날도 양심수후원회와 범민련, 통일뉴스와 통일광장, 평통사, 한국전쟁유족회와 615합창단 등 다양한 단체의 폭 넓은 세대(20~80대)가 함께 했다.
아침 아홉 시 도봉산 입구에서 모인 일행 28명은 마당바위를 거쳐 이 산의 정상인 자운봉 옆 신선대까지 올랐다. 89세인 장기수 류기진 선생도 당당히 완등하셨다. 단풍은 조금 일렀지만 사방 시야가 트인 화창한 날씨, 인파에 밀려 산행이 지체되기도 했다. 하산 중 마당바위 밑 산 중턱에서 양원진 선생의 B팀과 합류했다.
푸짐한 점심과 휴식 후 신입회원 소개와 산상 강연을 마치고 도봉산 입구로 내려오니 사정이 있어 늦게 합류한 김익과 리정애, 그리고 오사카에서 온 리정애의 동생이 기다리고 있었다. 개울 옆에서 소담한 뒤풀이까지 마치고 날이 어둑해져서야 일정이 끝났다.
평소의 국제정세와 시국 관련 해설과 달리 이날 강연의 초점은 양심수의 정의와 유래, 이 땅의 현실에 맞춰졌다. 특히 ‘일심회 사건’으로 구속되어 7년형을 살고 10월 23일 대전교도소에서 만기 출소하는 장민호(마이클 장) 선생에 대한 강제추방이 예정된 상황에서, 사상과 거주 이전의 자유를 들며 당국의 야만적인 처사를 강하게 성토했다.
(장민호 선생은 23일 대전소에서 바로 청주외국인보호소로 이송되어 82세의 노모와 헤어져야 하는 강제출국을 기다리고 있다.)
티 없이 맑고 푸른 조국 산하, 그러나 남북.미의 대결 정세가 격화하고 일본이 독도 도발과 ‘집단적 자위권’을 내세워 재침의 길을 트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국가기관의 전 방위적 대선개입 부정이 정국을 뒤흔들고 있다. 지친 다리만큼이나 무거운 마음으로 젊은 회원들은 한 차례 더 뒤풀이 자리를 가졌다.
<새> 안치환
저 청한 하늘 저 흰 구름 왜 나를 울리나
밤 새워 물어 뜯어도 닿지 않는 마지막 살의 그리움
피만 흐르네 더운 여름날 썩은 피만 흐르네
함께 답새라 아~ 끝없는 새하얀 사슬소리여
낮이 밝을수록 어두워가는 암흑 속에 별발
청한 하늘 푸르른 저 산맥 넘어 멀리 떠나가는 새
왜 날 울리나 눈부신 햇살 새하얀 저 구름
죽어 너 되는 날의 아득함 아~ 묶인 이 가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