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평화대행진단

‘정전 60년,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국제평화대행진단’이 3일 제주에서 발대식을 한 후 4일부터 제주 강정 해군기지 공사장 앞에서 출발한다. 대행진은 동진과 서진으로 서로 나뉘어져 서울로 향하는데, 7월 27일까지 25일간 진행될 예정이다. <통일뉴스>는 국제평화대행진단의 여러 통신원들의 도움을 받아 행진 과정을 게재할 예정이다. / 편집자 주


▲ 국제평화대행진 5일째인 7일 '산청.함양 사건 추모공원'을 찾았다. [사진제공-국제평화대행진단]
밤새 세차게 내리던 비가 아침에 청담한의원에서 짐을 모두 정리하고 출발할 때까지 계속 왔다. 다행히 아침밥을 먹고 우리가 ‘산청.함양 사건 추모공원’에 갈 때에는 비가 거의 그쳤다.

추모공원에 도착해서, 어제 미처 다 보지 못했던 역사교육관을 마저 다 돌아보고 묘역 앞에서 참배를 드렸다. 산청에서 많이 학살을 당했던 가현마을과 방곡마을 중에서 방곡마을 추모비와 문바위제단에도 들러 학살 당시를 머릿속으로 그려보며 참배를 했다.

분단을 반대하고 통일을 위해 활동했다는 이유로 학살당해야 했던 빨치산, 그리고 빨치산 투쟁이 치열하게 전개되었던 지리산 자락에 산다는 이유로 학살당해야 했던 민중들을 생각하니 피가 거꾸로 솟는 듯 했다. 하루빨리 60년이 넘는 우리민족의 한을 풀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 [사진제공-국제평화대행진단]

▲ [사진제공-국제평화대행진단]

▲ [사진제공-국제평화대행진단]

산청을 떠나는 와중에 제주도에서부터 함께했던 이남희 통합진보당 당원과 어제 결합했던 박종익 통합진보당 당원이 다른 일정으로 인해 우리와 헤어졌다. 7월 27일에 다시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헤어지는데, 그 며칠 동안 정이 들었는지 헤어지는 것이 매우 아쉬웠다.

작별인사를 한 후, 우리는 진주로 출발했다. 진주에 도착하자마자 진주진보연대 분들과 함께 진주성 근처에서 밥을 먹은 뒤, ‘펄짓제작소’에서 간담회를 진행했다. 평화대행진단 6명과 진주 지역단체에서 오신 분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진주에 많은 6.15 관련 단체들이 있는데 오늘 다른 일정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평화대행진단과 함께하지 못해 미안해하셨다. 하지만 진주에서도 7월 27일 평화대회를 계획하고 있고, 우리에게 어떤 마음으로 투쟁해야하는지 말씀해 주셔서 듣는 우리들이 더 힘이 났다.

▲ 진주 '펄짓제작소'에서 진주진보연대 분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제공-국제평화대행진단]

▲ 비를 맞으며 진주의료원으로 향하고 있는 국제평화대행진다. [사진제공-국제평화대행진단]

▲ 진주의료원에 도착한 국제평화대행진단. [사진제공-국제평화대행진단]

간담회가 끝나고 행진을 시작하려 할 때 즈음 다시 장대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궂은 날씨에도 굴하지 않고 평화대행진단과 진주지역의 여러 단체들과 함께 진주성을 돌아본 다음 진주의료원을 향해서 행진했다. 진주성에서 진주의료원까지 2시간 반 가량 걸렸다. 도심 한가운데 있던 진주의료원을 도에서 시세차익을 노리고 시 외곽으로 옮겨버렸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화가 났다.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어야할 공공의료시설을 돈 때문에 허허벌판에 옮기려 한 세력이 이제는 아예 진주의료원을 없애려하고 있는 것이다.

저녁 6시 20분 즈음 진주의료원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싸우고 계신 분들께서 준비하신 술과 간단한 안주를 먹으며 인사를 나누고 노래도 부르며 투쟁의 마음을 나눴다. 간담회가 끝나기 좀 전에 백남주 연구원은 일정이 있어 서울로 갔다. 제대로 작별인사를 나누지 못해 아쉬웠다. (백남주 우리사회연구소 연구원은 평화대행진단 3일째가 되는 날, 일정이 끝난 밤에 창원에서 평화대행진단에 결합했다.)

▲ 숙소인 들꽃어린이집에 도착하자 환영인사가 국제평화대행진단을 반겼다. [사진제공-국제평화대행진단]
오늘의 숙소는 진주여성농민회에서 마련해주신 들꽃어린이집이었다. 방 곳곳에 포스트잇으로 환영인사와 필요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적어놓으신 것을 보고 소소한 배려에 감동을 받았다. 숙소에 도착하고 곧 있어 오순옥 통합진보당 당원도 일정이 있어서 7월 27일에 만나기까지 서로 건강하기를 바라며 작별인사를 했다. 이제 평화대행진단 동진에서 전 일정을 걷는 정예 5명만 남게 되었다. 이전까지는 여러 사람들이 결합하다가 우리 5명만 남으니 기분이 묘했지만, 더욱 더 우리가 책임감 있게 평화대행진단을 이끌어야겠다는 다짐들을 했다.

하루 평가를 진행하려는데, 행진단 일정도 5일째이고 비를 맞으면서 오랜 시간 걷다보니 모두들 얼굴에 피곤기가 가득했다. 아마 지금까지 행진단 일정 중에서 모두가 가장 일찍 잠든 날이 아니었을까 싶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