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은 몸에 칼을 대지 않는 수술입니다.
단순히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이 아니라, 몸과 마음(뫔)을 비우고
갓난아이의 몸 상태로 돌아가 자신을 돌아보는 거예요.
어떻게 단식 할 마음을 먹었나요?
지도 선생님의 질문에 답변은 다양하다.

“재밌을 것 같아서요.”
“굶는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알려구요.”
“밥의 소중함을 알려구요.”
“그냥요.” ...

예비단식(밥양줄이기) 2일, 본단식 2일, 회복식(미음,죽,밥) 4일,
주말을 이용해 7명의 학생이 단식에 들어갔다.
본단식 첫날, 점심까지 웃으며 여유를 부리던 아이들,
저녁 식단(잔치국수)을 알고는 참을 수 없다고
나에게 전화로 포기하고 먹을꺼라며 협박(?)을 했다.
모두 식당과 떨어진 교실에 불러,
잊었던 자신들의 첫마음을 상기시키고, 가르쳐주신 체조와
생수로 배를 채우며 무사히 이틀간의 본단식을 마쳤다.

 

 
미음을 먹던 첫날 아침(양은 100ml정도)
구수한 밥 향기에 모두들 행복!
유혹에 흔들리지 않으려 따로 모여 먹었다.
식당으로 컵을 씻으러 갔다가
음식을 남긴 친구들에게 눈을 똥그랗게 뜨며 열변을 토한다.

회복식 마지막 저녁, 서로의 식판을 확인하며 웃는다.

단식이 정확히 뭔지 모르면서 호기심 하나로
무작정 시작한 아이들이 이쁘고 멋졌다.
앞으로 있을 어떤 일도 그렇게 시작할 수 있기를 바라며,
지금 자신들의 삶이,
일의 결과가 아니라 과정 속에서 익어간다는 것을 알아차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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