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마을엔 4월말 매화꽃이 한창이었다.
더디 온 봄과 매화향기에 취해서 하루하루를 보냈다.
꽃이 시든 자리에는 매실이 조롱조롱 달려 잘 익어가고 있다.
어떤 녀석은 수확을 해도 좋을 크기가 되었다.

5월 20일 가지 끝 한송이 매화꽃을 발견,
엄지손톱 보다 조금 작은 크기,
허나 향기는 여는 꽃에 뒤지지 않으며
바람에 흔들리며, 해무에 젖으며
여태 꼿꼿하게 자태를 뽐내고 있다.

갑자기(?) 피어난 꽃을 내내 지켜보며 ‘더디다’는 표현을 생각해 보았다.
사람살이에서 ‘더디다’는 ‘늦다’ 더 나아가 ‘뒤쳐진다'로
생각이 확장되는 경우가 많다.

점점 많아지는 정보 속에서 빨라지는 세상 변화에 우리 각자는
‘나는 더디다’는 표현에 주춤해진다. 두려워하기도.
그것은 내가 뒤쳐진다는 것을 세상에 이야기한다고 생각하기에.

이 꽃처럼 자신의 시간으로 살아가는 이들은 있을 것이다.
우리 모두 그럴 수 있다면 하루하루가 더 행복하지 않을까!
좀 더 많은 이들이 “세상 살아볼 만하다” 쉽게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내가 환상 속에 있는 것일까! 꽃 덕에 ^ ^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