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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남측위 백낙청 상임대표 연설문
출처 통일뉴스 발행일 2007-06-17
저자 백낙청 첨부

6.15민족통일대축전 민족단합대회 남측 대표연설

존경하는 6.15민족공동위원회 남과 북, 북과 남, 해외 대표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먼저 14일 개막식에서 우리를 열렬히 환영해주신 북녘 동포와 평양 시민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를 대표하여 뜨거운 동포애의 인사를 전합니다.

그리고 이 민족단합대회를 예정한 일정에 진행하지 못해서 많은 평양시민들을 비롯하여 대표단 여러분께 불편함과 걱정을 끼쳐드린 데 대해 6.15 민족공동위원회 공동위원장의 한 사람으로서 머리숙여 사과드립니다.

그러나 여러분, 저는 여러분의 인내와 열의가 장차 멋진 통일 사회를 만드는 데 귀중한 밑거름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이번 6.15공동선언 발표 7돌을 기념하는 민족단합대회의 연단에 서니, 2년 전 이곳 평양에서 6.15공동선언 5주년기념 민족통일대축전을 개최하던 때의 감동이 되살아납니다. 그 해 초 우리는, 어떤 난관이 가로막아도 우리 스스로 힘을 합쳐 이 땅의 평화와 통일, 나아가 동아시아와 세계의 평화를 향한 디딤돌이 되고자 남과 북 그리고 해외가 함께하는 6.15민족공동위원회를 건설했습니다. 뒤이어 숱한 난관을 뚫고 첫 민족공동행사를 이곳 평양에서 거행했던 것입니다.

이 역사적 사건을 계기로 막혔던 남북 당국간 대화의 물꼬가 다시 트였고, 그 흐름을 광복 60주년을 기념하는 8.15 서울 대축전으로 이어갔으며, 베이징 6자회담에서 이땅과 동북아시아 지역의 평화원칙을 천명한 9.19공동성명이 탄생하는 데도 크게 이바지했습니다. 2005년이야말로 6.15공동선언 발표 이래 남북관계에서 가장 뜻깊은 진전이 일어난 해였습니다.

이후 2년간 6.15공동선언을 실천하려는 우리의 길에 항상 볕이 들고 순풍이 불었던 것은 아닙니다. 도리어 천둥치고 빗줄기가 퍼붓는 순간이 많았습니다. 공교롭게도 6.15선언 5주년기념 평양 대축전과 6주년 광주 대축전이 개막할 때마다 장대비가 내렸습니다. 그러나 그때 평양시민과 광주.전남 시.도민들이 한 치의 흔들림 없이 민족의 단합과 나라의 통일을 향한 뜨거운 열정을 과시했듯이, 나라안팎 정세의 비바람 또한 우리의 발길을 멈추게 만들지는 못했습니다.

특히 지난 2006년은 6.15민족공동위원회가 출범한 이래 가장 어려운 정세를 맞이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상반기에 6.15 광주 대축전을 개최했을 뿐 아니라 노동자, 청년학생, 여성 부문의 교류와 협력을 진행한 데 이어, 가장 엄혹한 시련이 닥친 하반기에도 남북 작가들의 단일연대조직인 6.15민족문학인협회를 출범시켰으며 최초의 남북 언론인토론회를 성사시켰습니다. 이땅의 남북을 가릴 것 없이 큰물피해가 발생하자 우리 남측위원회는 수재민돕기운동을 전개하여 동포의 뜨거운 정을 확인함과 동시에 한때 중단됐던 정부 당국의 대북지원을 끌어내었고, 금강산 찾아가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하여 위기에 처한 금강산 사업을 지켜내기도 했습니다. 연말에는 남북 위원장들의 평양회동을 통해 신뢰관계를 재확인하고 심양에서의 제3차 민족공동위원회 회의를 비롯한 2007년의 각종 사업을 위한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이 모든 여정을 통해 우리는 어떤 난관도 우리의 화해와 단합, 평화와 통일을 위한 노력을 꺾을 수 없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또한 이를 가능케 해준 6.15공동선언의 의의와 위력을 더욱 분명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 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이 자리에 모여 있습니다.

여러분.

이땅에 드리웠던 전쟁과 대결의 먹구름이 마침내 걷혀가고 있습니다. 6자회담에서 2.13합의가 이루어졌고 남북당국간 각종 대화도 탄탄대로는 아닐지라도 다시 제 길을 찾고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비록 일회적인 시험운행이지만 반세기 넘도록 끊어졌던 철길을 따라 남과 북의 인사들이 군사분계선을 함께 넘는 감격을 맛보았습니다. 뒤이어 우리 남녘 사람들에게는 꿈으로만 남아 있던 내금강 관광길이 남북 민.관의 꾸준한 노력과 북측 당국의 과감한 결단에 의해 드디어 열렸습니다. 저 자신 그 시범관광단의 일원으로 만폭동 골짜기의 절경을 가슴에 담고 온 것이 보름 남짓 전의 일입니다.

지난 수년간 내외에서 조성되었던 어떤 부질없는 장애물도 민족의 화해와 협력, 동북아시아 평화체제 구축을 향한 온겨레의 염원과 전진을 가로막지 못했음이 입증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의 자주력과 슬기와 결단력을 총동원하여 이 흐름을 그 누구도 되돌릴 수 없는 대세로 만들어야 합니다. 어렵사리 조성된 유리한 정세를 우리가 제대로 활용하지 못할 경우, 전보다 더욱 복잡하고 엄혹한 위기가 도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에 더욱이나 그렇습니다.

이 막중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려면 다수 대중이 일상적으로도 동참할 수 있는 다양하고 신명나는 통일운동, 교류와 협력이 각계각층으로 실핏줄처럼 퍼져나가는 거족적인 단합운동, 온겨레는 물론 전세계 시민들의 연대와 공감을 불러일으킬 평화운동.진보운동이 전개되어야 합니다. 오늘 민족단합대회는 그러한 운동으로의 도약을 다짐하고 선포하는 자리라 믿습니다. 이에 여기 참가한 남.북.해외의 동료들께 다음과 같은 제안을 드립니다.

먼저, 각 부문의 교류와 협력을 더욱 다양하게 확대하고 운동을 대중화.일상화해야 합니다. 지금까지의 남북 민간교류가 끊어진 동맥을 잇는 과정이었다면 이제는 실핏줄들을 연결해서 건강한 몸통을 만들어야 합니다. 다양한 분야의 교류와 협력이 이미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7천만 남북 주민들의 하나됨을 확인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대규모 민족공동행사가 우리의 단합된 힘을 내외에 과시하는 가장 중요한 과제인 것은 사실이나, 작고 전문적인 교류와 협력을 병행하여 더욱 발전시켜야 하고 특히 새로운 교류와 협력을 끊임없이 개척해나가야 합니다. 기존의 영역에서 교류와 협력의 내용과 형식이 날로 새로워져야 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아울러 사회문화적 교류뿐만 아니라 경제협력과 각종 인도주의적 사업이 중단없이 지속되고 더욱 활기차게 발전할 수 있도록 6.15민족공동위원회가 굳건한 밑받침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둘째, 비핵화된 이땅의 든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일에 전보다 더 곡진한 관심과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야겠습니다. 이 과제의 중요성은 2.13합의 이후 더욱 분명해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외부에서 오는 위협이 줄어든다고 경계심을 놓아서도 안 되겠지만, 우리 안에 자리잡은 불신과 대결 및 독단의 습벽과 제도를 하나하나 고쳐가는 세심한 노력 없이는 결코 분단체제를 극복할 수 없습니다. 외세의 위협요인을 제거함과 더불어, 남과 북의 소모적인 군비를 줄여 통일사회 건설에 필요한 인적.물적 투자를 확대하는 동시에 평화지향적인 심성을 함양하는 데도 6.15민족공동위원회가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

셋째, 평화체제의 실질적 건설과 직결된 사항입니다만, 모든 문제를 솔직하고 허심탄회하게 제기하며 인내심있게 토론하는 풍토를 더욱 발전시켜야 합니다. 주어진 과제가 많아지고 구체화될수록 이러한 노력의 중요성은 커집니다. 이 대목에서도 우리는 6.15공동선언에서 지혜와 교훈을 얻습니다. 6.15공동선언은 󰡐연합제󰡑와 󰡐낮은 단계의 연방제󰡑 사이의 차이점보다 공통점에 유의함으로써 남북 정상 간의 역사적 합의를 가능케 했을 뿐 아니라, 나라의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통합과정을 명시함으로써 대다수 겨레가 동의하고 동참할 수 있는 우리식 통일방안을 제시한 모범사례인 것입니다.

끝으로 나는 아무도 가본 적이 없는 이 전인미답의 길 맨앞에 6.15민족공동위원회가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는 우리 스스로 안고 있는 수많은 문제점들을 얼버무리거나 아직도 미약한 우리의 실력을 과장하는 허장성세가 아닙니다. 갈라진 조국이 남북 연합 또는 낮은 단계의 연방제를 거치면서 평화적이고 자주적일뿐더러 다시 합쳐나가기 위해서는 민간의 대대적이고 창의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점에 주목하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역사적 과업에 남과 북이 해외동포들과 손잡고 나선 최대의 상설연대기구가 우리 6.15민족공동위원회라는 사실을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 사실 앞에서 겸허해지면서 또한 응분의 긍지를 지닐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식 통일의 진행과정에 대해 민족공동위원회다운 독자적이고 성숙한 경륜을 가짐으로써 스스로 하나의 전술적 단위로 격하되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동시에 이런 긍지가 뚜렷할수록 선참자로서의 기득권에 연연함이 없이 6.15민족공동위원회의 확대 발전과 민족대단합의 확산을 위해 헌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

6.15민족공동위원회의 선구적 실천은 온겨레에게 참된 희망이 될 것을 나는 확신합니다. 6.15공동선언이 보여준 지혜의 빛을 따라 어떤 분단국가도 실현하지 못한 새로운 통일과정을 완수하여 온 세계가 부러워해마지 않을 평화롭고 품격 높은 새 나라를 건설하기 위해 분발하고 또 분발합시다. 감사합니다.

2007년 6월 17일 / 평양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상임대표 백낙청

<정리 - 통일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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